[Ki-Z 클릭 진단] 절대 강자는 없다?…주말 일요 버라이어티 ‘지각 변동’

기사승인 2010-08-07 13: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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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Z 클릭 진단] 절대 강자는 없다?…주말 일요 버라이어티 ‘지각 변동’

[쿠키 연예] 주말 일요일 버라이어티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쌍벽을 이뤘던 KBS와 SBS는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고, 바닥까지 내려갔던 MBC는 치고 올라오고 있다.

일단 KBS는 ‘인기 철옹성’을 쌓았던 ‘해피선데이’의 간판 코너 ‘1박2일’이 ‘위기설’에 휩싸이면서 휘청거리고 있다. SBS는 ‘국민MC’ 유재석을 ‘런닝맨’에 내세웠으나 맥을 못 추고 있다. 그나마 MBC가 근심을 잊고 모처럼 웃고 있다. MBC는 ‘1박2일’ ‘런닝맨’과 달리 ‘뜨거운 형제들’의 상승세로 과거 예능계를 주름잡았던 ‘일요일 일요일 밤에’ 명성을 재확인하고 있다. 각 프로그램의 하락과 상승 요인은 무엇인지 살펴봤다.

1박2일, 엎친 데 덮친 격…아이템 고갈·MC몽 김종민 부진

‘1박2일’은 여행 버라이어티, 복불복 게임, 낙오자 탈출 등 다양한 아이템을 내놓으며 시청자의 사랑을 받았다. 특히 전국 팔도의 아름다운 경관을 여행하면서 드라마틱한 재미를 얻을 수 있어 ‘1석2조’의 웃음을 얻을 수 있었다.

‘1박2일’은 하룻밤 자는 콘셉트 상, 주로 국내를 돌아다니는 경우가 많았으나 ‘백두산 기행’처럼 특집 프로그램을 계획해 색다른 장소에서 이야기를 쏟아내면서 시청자에게 긴장감과 호기심을 유발시켰다.

하지만 유행도 시기가 있는 것일까. 지난 2007년 8월 첫 방송을 시작해 어느덧 3년에 접어들면서 시들시들해졌다. 간간이 활용됐던 복불복 게임이 자주 탁자에 오르면서 신선도가 떨어졌고, 같은 여행지를 반복적으로 다녀오면서 아쉬움을 남겼다. 이는 아이템 고갈로 번졌고, 게임 내용도 기존에 했던 것들을 재탕하는 수준에서 그치면서 ‘독특함’이 감소됐다.

그러다 지난 2008년 여름부터 MC몽이 방송 중 흡연 물의를 일으킨 것을 계기로 매년 사건이 하나씩 터지면서 위기에 봉착했다. 지난해 7월에는 ‘육사시미’ 단어 사용으로 논란을 빚었으며, 올해 7월에는 3년 가까이 활약했던 멤버 김C가 자진 하차하면서 크게 흔들렸다. MC몽에 이어 은지원까지 흡연 논란으로 언론의 뭇매를 맞았다.

멤버들의 부진도 ‘위기설’을 부추기고 있다. 지난해 12월 소집해제 이후 곧바로 복귀한 원년 멤버 김종민은 팀에 겉도는 모습을 보이면서 근근이 얼굴을 보이는 정도다. 여기에 MC몽의 병역 비리 혐의까지 얹어졌다. MC몽은 논란의 중심에 선 현 상황을 의식한 듯 급격히 말수가 줄어들어 프로그램의 재미를 반감시키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런닝맨, “왜 뛸까? 재미도 없고 감동도 없고”

일요 버라이어티에서 강세를 보였던 ‘패밀리가 떴다’ 후속으로 편성된 ‘런닝맨’은 주어진 시간 내에 미션을 해결하는 프로그램이다. ‘국민 MC’ 유재석을 필두로 화려한 출연진을 내세워 지난달 11일 첫 방송에서 전국 시청률 10%(AGB 닐슨 미디어 리서치)를 기록했으나 갈수록 시청률이 하락하고 있다.

‘런닝맨’은 ‘리얼 액션 버라이어티’라는 장르를 표방했으나 현재까지 갈피를 잡지 못하고 방황하면서 프로그램의 정체성이 불분명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시청자는 ‘런닝맨’에 대해 “재미도 감동도 없는데 도대체 왜 뛰는지 모르겠다. 프로그램이 산만한 것 같다”며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게스트들의 발언을 조정하고 프로그램의 균형을 맞추며 중간자 역할을 탁월하게 내해는 유재석의 장점도 ‘런닝맨’에서는 찾아보기 힘들다. 유재석이 멘트를 하는 시간에 비해 ‘뛰고 찾고 빠지고’ 등 몸으로 보여주는 장면이 더 많기 때문이다. ‘유재석 효과’를 기대했던 SBS로서는 좋은 카드를 갖고도 제대로 쓰지 못하는 어리석음을 범하고 있다. 김연아, 세븐, 손담비 등 ‘스타 게스트’의 출연으로 긴급 수혈에 들어갔으나, 얼마나 큰 효과를 낼 수 있을 지 의문이다.

뜨거운 형제들, ‘아바타 소개팅’ 터졌다

방황하는 ‘1박2일’과 ‘런닝맨’ 사이에서 ‘뜨거운 형제들’은 선전 중이다. 박명수가 이끄는 ‘뜨거운 형제들’은 첫 회에서 ‘아바타 소개팅’으로 시선을 잡았으나, 천안함 침몰 사태와 MBC 파업 등으로 악재가 겹치면서 주춤거렸다. “‘뜨거운 형제들’의 대박을 확신한다”는 박명수의 발언대로 시청자의 시선을 사로잡는데 다시 성공했다.

‘뜨거운 형제들’의 강점은 영화 ‘아바타’에서 모티브를 따 ‘다른 사람의 행동을 조정한다’는 아이디어가 신선하다는 반응이다. ‘아바타’라는 ‘분신’을 통해 황당한 상황을 연출함으로 인해 예측하지 못한 웃음을 유발시킨다.

멤버들이 개성도 프로그램의 볼거리다. 경상도 사투리를 구수하게 쏟아내는 슈프림팀의 싸이먼디는 냉소적 말투로 시청자의 눈길을 사로잡으며 ‘예능 샛별’로 각광받고 있다. 배우 한상진은 수다스러움과 엉뚱함으로 주목받고 있다.

KBS ‘상상 더하기’ ‘해피선데이-불후의 명곡’ 등 진행을 맡았던 프로그램이 인기가 하락하면서 부진에 빠졌던 탁재훈은 ‘뜨거운 형제’에 출연하면서부터 살아나고 있다. 개그맨 박휘순은 천진난만한 캐릭터로 여성 시청자 사이에서 큰 인기다. ‘박휘순표 노래 개그’는 100% 성공할 만큼 아바타 소개팅녀로부터 반응이 좋다.

올 하반기 명암 갈릴 듯

위기론이 제기되고 있는 ‘1박2일’은 초심으로 돌아가 마음가짐을 새롭게 한다는 각오다. 10대부터 60대까지 고른 연령층을 확보 중인 터라 일각에서 우려하는 만큼 쉽게 무너지지 않을 것이라는 평이다. 어떤 프로그램일지라도 기필코 흥행 반열에 올려놓고야 마는 ‘국민 돼랑이’ 강호동의 저력도 발휘될 것으로 보인다.

‘런닝맨’은 아직 초반에 불과해 프로그램의 성패를 속단하기 이르다. 유재석이 맡은 프로그램이 주로 중반부터 힘을 발휘한 전례를 통해 볼 때, 일단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한다는 게 주된 의견이다. SBS가 야심차게 내놓은 프로그램인 만큼 ‘애국가 시청률’로 전락하도록 놔두지 않을 것이다.

‘뜨거운 형제들’은 인기 가도를 달리고 있는 만큼 팀워크를 재정비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갑작스러운 인기로 인해 서로 주목을 받으려 하면서 팀워크가 흐트러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프로그램 이름처럼 ‘뜨거운 마음''으로 하나가 될 때 장수 프로그램으로서 사랑받을 것이다.

엎치락뒤치락 성적표가 엇갈리면서 조금씩 꿈틀거리고 있는 주말 일요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의 명암은 후반부에 접어들면서 명확해 질 전망이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은주 기자 kimej@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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