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방송결산①] KBS·MBC·SBS, 2015 지상파 3사 성적표

기사승인 2015-12-22 10:0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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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뉴스=이혜리 기자] 요즘의 방송가는 시청률보다 화제성이라는 지표를 더 쫓게 됐다. 그런 지점에서 지상파 3사는 케이블과 종편의 성장으로 올해 유독 힘들었다. 시청률은 물론이고 화제성까지 밀리면서 새로운 시도로 고군분투 중이다. 2015 지상파 3사가 걸어온 길을 되돌아봤다.

▲‘프로듀사’ 없었으면 어쩔 뻔… ‘화제성’ 사라진 KBS



올 한해 KBS 드라마국은 유독 추웠다. 그 중에서도 월화드라마는 더욱 부진했다. 저조한 시청률로 타방송사의 경쟁작들 사이에서 힘을 발휘하지 못한 것. 한자리 시청률에서 전전하며 1년 내내 침체기를 겪어왔다.

그래도 다양한 장르적 시도는 계속 이어져 왔다. ‘블러드’ ‘후아유-학교 2015’ ‘너를 기억해’ ‘별난 며느리’ ‘발칙하게 고고’ 등 뱀파이어물, 학원물을 비롯해 수사극까지 여러 장르가 이 시간대를 거쳐 갔다. 그러나 시청률 결과는 만족스럽지 않았다. 가장 높은 시청률은 기록한 드라마는 ‘후아유-학교 2015’로, 마지막회가 8.2%(닐슨코리아 전국 기준)를 기록했다. 가장 낮은 수치는 ‘발칙하게 고고’ 첫 방송 시청률로 2.2%였다. 그나마 ‘오 마이 비너스’가 소지섭 신민아를 필두로 9%대의 시청률을 나타내며 간신히 체면을 유지하고 있다.

수목극도 별반 차이가 없었다. 월화극보다는 높은 시청률을 나타냈지만, 10%대 언저리에 머물러야 했다. ‘너를 기억해’ ‘어셈블리’ 등 작품성이 높은 드라마를 내놨지만 시청률 면에서는 아쉬운 성적을 받았다. 부진을 타파하기 위해 KBS의 장기인 사극 ‘객주’를 내놓았다. 장혁 주연의 ‘객주’는 저조한 시청률은 아니지만 화제성이 현저히 낮다.

이렇듯 2015년 KBS 드라마는 시청률은 물론 화제성까지 확보하지 못했다. 그나마 KBS 예능국에서 만든 드라마 ‘프로듀사’로 체면치레를 했다. 최고 시청률 17.7%를 기록하며 화제성까지 모두 잡은 것. 그러나 톱배우 김수현 공효진 차태현 등이 출연했기 때문에 이정도 성과가 나온 것은 당연하다는 분석이다.

예능국도 드라마국과 비슷한 분위기다. ‘두근두근 인도’ ‘용감한 가족’ ‘나를 돌아봐’ ‘청춘 FC’ ‘작정하고 본방사수’ ‘레이디 액션’ 등 다양한 시도를 했지만 시청자들로부터 큰 반응을 얻지 못했다. 유일하게 자존심을 세운 프로그램은 ‘해피선데이’였다. ‘슈퍼맨이 돌아왔다’와 ‘1박2일’이 일요 예능 시간대에 살아남았다. 반면 한국 스탠딩 코미디의 원조 ‘개그콘서트’는 위기에 빠졌다. 지난달 29일 9.9%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하향세를 나타내고 있다. SBS ‘웃음을 찾는 사람들’, tvN ‘코미디 빅리그’가 치고 올라오면서 ‘개그콘서트’가 밀리는 분위기다.

▲MBC, 평타 쳤다… ‘복면가왕’ ‘마리텔’ ‘그녀는 예뻤다’



2015년 MBC는 ‘복면가왕’ ‘마이 리틀 텔레비전’(이하 마리텔) ‘그녀는 예뻤다’로 정리할 수 있다. 이 세 프로그램이 MBC의 2015년을 대표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효자 예능 ‘무한도전’도 빠질 수 없는데, 아쉽게도 이 프로그램들을 제외하고는 눈에 띌 만한 성과는 없었다.

그래도 예능에서 풍성한 성과를 맛봤다. 재기발랄한 시도를 통해 파일럿 프로그램을 제작, 정규편성으로 안착시킨 것. 그러나 시작은 다소 불안했다. 육아 예능의 시초였던 ‘일밤’의 ‘아빠! 어디가’가 경쟁작에 밀리면서 종영을 맞아야했다. 이후 동물과의 교감을 그린 ‘애니멀즈’를 선보였으나 시청자의 기억 속에서 빠르게 잊혀졌다. 절치부심으로 설 연휴 파일럿으로 방송된 ‘복면가왕’을 ‘일밤’에 편성, 간판 프로그램으로 자리 잡았다. 무엇보다 ‘복면가왕’은 동시간대 경쟁작이자 부동의 1위인 KBS2 ‘해피선데이-슈퍼맨이 돌아왔다’를 꺾고 시청률 1위에 올랐다.

‘마리텔’은 인터넷 방송과 TV 방송의 합작이라는 새로운 실험을 성공시키며 예능 역사에 한 획을 그었다. 특히 ‘백주부’ 백종원의 활약이 컸다. 이후 다양한 분야의 인물들이 출연해 새로운 콘텐츠를 기획하고 있다.

드라마는 ‘그녀는 예뻤다’와 ‘내 딸 금사월’을 제외하고 큰 성과가 없었다. 시청률 4%로 시작한 ‘그녀는 예뻤다’는 입소문을 타고 시청률이 상승했다. 20%를 육박하는 시청률을 기록하며 신드롬에 가까운 인기를 얻었다. 주말드라마인 ‘내 딸, 금사월’은 빠른 스토리 전개와 극적인 반전으로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왔다! 장보리’의 김순옥 작가의 후속작으로, 자극적인 설정들이 시청자들의 원성을 사고 있지만 시청률 면에서는 효자노릇을 하고 있다.

▲SBS, 드라마는 ‘흥’했으나 예능은 ‘망’?



SBS의 드라마국과 예능국의 온도차는 심했다. ‘드라마 왕국’이라는 호칭을 가진 만큼 대중성과 작품성을 겸비한 드라마를 선보였다. 반면 예능은 뚜렷한 활약을 한 프로그램이 부재했다. 기존의 SBS 간판 예능들이 새롭게 변화를 꾀했지만 시청자들의 외면을 받았다.

먼저 드라마를 살펴보면 월화수목 10시 시간대는 SBS 드라마가 우위를 선점했다. ‘펀치’를 시작으로 ‘풍문으로 들었소’까지 탄탄한 대본을 바탕으로 사회적 메시지까지 전달했다. 이후 재벌가 자제들과 서민들의 사랑을 그린 ‘상류사회’는 기대 이상의 성과를 냈다. 김희애의 지상파 복귀작인 ‘미세스캅’은 월화극 중 가장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다. 마지막 회가 자체최고시청률인 15.8%까지 치솟으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평균적으로 높은 시청률을 기록한 월화극에 비해 수목극은 편차가 심했다. 김태희 주원 주연의 ‘용팔이’는 올해 주중 드라마 최고 시청률(21.5%)을 기록했다. 과도한 PPL과 용두사미 전개로 시청자들에게 원성을 들었지만, 최고 시청률을 나타내며 SBS의 체면을 세웠다.

‘냄새를 보는 소녀’ ‘가면’도 동시간대 1위를 기록하며 수목극을 선점했다. 문근영의 드라마 복귀작인 ‘마을-아치아라의 비밀’은 시청률 면에서 아쉬웠으나 웰메이드 드라마라는 호평을 얻었다. 반면 기대작 ‘하이드 지킬, 나’는 현빈, 한지민의 열연에도 3.4%의 최저시청률을 기록했다.

예능 성적표는 드라마에 비해 저조했다. 파일럿 프로그램인 ‘아빠를 부탁해’ ‘썸남썸녀’ ‘불타는 청춘’ ‘동상이몽 괜찮아 괜찮아’ 등이 정규편성 되며 순조로운 출발을 알렸다. 하지만 ‘아빠를 부탁해’는 파일럿 때에 미치지 못하는 화제성으로 11월 종영했다. 남녀 연예인들의 소개팅 주선 프로그램 ‘썸남썸녀’와 연예인들이 한 집에 사는 리얼리티인 ‘룸메이트’도 폐지에 이르렀다. ‘불타는 청춘’과 ‘동상이몽’은 그나마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SBS 간판 예능의 위상은 위태위태하다. ‘런닝맨’은 중화권에서는 여전한 인기를 유지하고 있지만, 동시간대 방송되는 KBS ‘슈퍼맨이 돌아왔다’, MBC ‘복면가왕’에 밀리고 있다. ‘힐링캠프’는 김제동을 원톱 MC로 내세우고 500인의 관객들을 초대해 새로운 토크쇼를 기획했지만, 시청률이 곤두박질치고 있는 상황. 이외에 ‘정글의 법칙’ ‘자기야’ 등이 고정 시청층을 잡고 있다. hye@kmib.co.kr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