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스 캅’ 김희애, 40대 여배우의 한계를 뛰어 넘어라

기사승인 2015-07-30 08:0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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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스 캅’ 김희애, 40대 여배우의 한계를 뛰어 넘어라

[쿠키뉴스=이혜리 기자/ 박효상 기자] 배우 김희애가 우아함을 벗었다. 흙먼지 가득한 범죄현장 속에 뛰어드는 형사로 변신했다. 데뷔 34년 만에 과감한 이미지 변신을 시도한 것도 처음이다. 김희애는 ‘미세스 캅’을 통해 40대 여배우들의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을까.

29일 오후 서울 목동 SBS에서는 새 월화드라마 ‘미세스 캅’(극본 황주하·연출 유인식)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이날 현장에는 김희애 김민종 손호준 이다희 이기광 신소율 유인식 PD가 참석했다.

‘미세스 캅’은 경찰로는 백점, 엄마로선 빵점이지만 정의롭고 뜨거운 심장을 가진 경찰 아줌마의 활약을 통해 대한민국 워킹맘의 위대함과 애환을 그린 드라마다.

김희애는 드라마에서 강력반 팀장이자 한 아이의 엄마인 최영진으로 분한다. 과격한 액션과 모성애, 섬세한 감정이 오고가는 이 작품은 한 마디로 ‘어렵다’고 할 수 있다. 위험부담도 있어 주저할 법도 하지만 김희애는 “연기자로서 욕심이 나는 캐릭터였다”며 출연을 결심한 이유를 밝혔다.

그는 “대본이 재밌었다. 저는 첫 번째도 대본 두 번째도 대본, 가장 중요한건 대본이라고 생각한다”며 “4회까지 대본을 봤는데 탄탄하고 구멍이 없었다. 뚜껑은 열어봐야 점수가 나오는 거지만, 저희끼리 하면서 부끄럽지 않은 드라마를 하는 게 저와 연기자들, 스태프들과 같은 생각이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그는 범인과의 추격전 등에서 벌어지는 리얼한 액션을 선보이기 위해 처음으로 액션스쿨에 가서 무술을 배우는 등의 노력도 쏟았다.

이외에도 배우 생활 34년차로 현장 최고참인 김희애는 노련한 연기는 물론 후배들을 품어주는 자상함도 겸비했다. 제작진은 김희애 덕분에 드라마 캐스팅이 수월하게 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고 귀띔했다. 출연 배우들 모두 김희애라는 존재 자체만으로 ‘미세스 캅’ 출연을 결심했다는 것.

김민종은 대본을 읽지도 않고 김희애 때문에 출연을 결정했다고. 그는 “김희애가 출연한다는 말에 바로 수락했다”며 “누가 되지 않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다희 역시 “김희애 선배에게 처음 인사드리러 갈 때 긴장이 됐는데, 먼저 손을 잡아주시면서 다정하게 대해주셨다”며 “연기를 하면서도 ‘괜히 김희애 하는 게 아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보통의 여배우들이 김희애를 롤 모델로 생각하지 않나. 나도 저렇게 선배님처럼 연기를 잘하고 멋있어지고 싶다”고 설명했다.

여배우들의 롤 모델이자 로망인 김희애지만, 그에게도 고민은 있었다. 40대 여배우로서 갖게 되는 한정적 역할에 대한 고민이다.

김희애는 “제 나이 다 아시겠지만 선택의 폭이 한정적일 수밖에 없다”며 “남편을 빼앗기거나, 엄마의 역할 밖에 할 수 없다. 제 나이에 활동적이고 바로 설 수 있는 역할 맡는 게 쉽지 않다. 어쩌면 마지막 기회일지도 몰라 선택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또 드라마 역할처럼 김희애 역시 일과 육아를 병행하는 ‘워킹맘’이기도 하다. 그는 “엄마로서, 대한민국에서 일하는 엄마로 산다는 게 정말 힘들다”며 “최영진 역시 밖에서도 일 때문에 힘들고, 집에 오면 아이에 대한 미안한 마음 때문에 고통이 많은 인물이다. 어떤 엄마와도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힘든 생활을 하고 있는데, 18부 동안 엄마로서 경찰로서의 고군분투를 보실 수 있을 것”이라고 예고했다.

‘미세스 캅’은 28일 종영한 ‘상류사회’ 후속으로 다음달 3일 오후 10시 첫 방송된다. hye@kmib.co.kr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