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쿡기자] ‘비정상회담’이 자꾸 ‘정상회담’ 같은 전 ‘비정상’인가요

기사승인 2015-07-07 14:4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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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쿡기자] ‘비정상회담’이 자꾸 ‘정상회담’ 같은 전 ‘비정상’인가요

[쿠키뉴스=정진용] JTBC ‘비정상회담’이 정 든 기존 멤버들과 작별인사를 하고 새로운 멤버들과 함께 다시 돌아왔습니다.

6일 방송된 ‘비정상회담’ 53회에는 브라질 대표 카를로스 고리토(30), 노르웨이 대표 니콜라이 욘센(28), 그리스 대표 안드레아스 바르사코풀로스(26), 폴란드 대표 프셰므스와브 크롬피에츠(31), 이집트 대표 새미(26), 일본 대표 나카모토 유타(20)가 첫 출연을 했습니다.

새로운 ‘훈남’들의 출연의 효과일까요? 53회 시청률은 지난주 3.2%에서 1.3% 상승한 4.6%를 기록했습니다.

그런데 새로운 멤버들이 베일을 벗자 아쉽다는 일부 시청자들의 의견도 있습니다.

‘비정상회담’은 이전부터 꾸준히 멤버들의 인종 구성이 한쪽에 치우쳐 있다는 지적을 받았습니다. 바뀌기 이전에도 아시아 국적과 네팔, 가나 출신이 있긴 했지만 벨기에, 프랑스, 러시아, 오스트레일리아, 이탈리아, 독일, 캐나다 등 지나치게 유럽 대륙에 편중돼 있었습니다.

멤버가 교체된다는 소식이 나오자 몇몇 시청자들은 좀 더 다양한 국가 출신의 대표들을 보고 싶다는 기대를 품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결국 새로운 멤버들도 브라질, 노르웨이, 그리스, 폴란드 등 여전히 백인 일색입니다.

물론 이집트 출신의 출연자 새미가 있긴 하지만 논란을 피하기 위한 구색 맞추기처럼 보이는 건 어쩔 수 없습니다.

이런 구성에서 무의식적으로 서양의 백인이 동양의 황인이나 흑인보다 우월하다고 생각하는 우리사회의 편견을 엿볼 수 있습니다.

‘비정상회담’의 여자 버전인 KBS 2TV ‘미녀들의 수다’(미수다)와 비교해보면 또 다른 편견도 보입니다.

‘비정상회담’은 고학력의 잘생긴 백인들이 양복을 입고 나와서 사회, 정치, 철학 등을 토론하는 ‘지적인 자리’입니다. 출연자들은 각국 ‘대표’이며 각 나라의 국기들이 둘러싸고 있는 마치 UN 정상회담장소를 방불케 하는 토론장에 모입니다. 성숙한 서구 국가들의 얘기를 들으면서 시청자들은 ‘우리 사회는 한참 멀었어,’ ‘배울 점이 많다’라는 느낌을 받을 때가 많죠.

반면 과거의 ‘미수다’는 어땠나요?

‘미수다’의 출연자들은 일단 ‘대표’가 아닌 ‘미녀’로 불립니다. 예쁘게 화장하고 짧은 치마를 입고 계단식 의자에 앉아서 ‘수다’를 떱니다. 대화 주제도 연애, 외모 관리, 성희롱 대처법 등 사적인 얘기에 치우쳐 있습니다. 한 한국인 출연자의 ‘루저’ 발언이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두 프로그램은 여자들은 사적인 것에, 남자들은 공적인 것에 관심이 있다는 우리사회의 남녀에 대한 편견을 거울처럼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처럼 우리사회의 편견을 그대로 답습하고 있는 지극히 정상적인 방송에 ‘비정상회담’이라는 이름은 별로 어울리지 않는 것 같습니다.

차라리 ‘정상회담’이 더 맞지 않을까요? jinyong0209@kuki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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