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人터뷰] 박진영, 사장님 어머님이 누구세요? 사장님을 어쩌면 좋을까요? ①

기사승인 2015-04-21 08:0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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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 人터뷰] 박진영, 사장님 어머님이 누구세요? 사장님을 어쩌면 좋을까요? ①

[쿠키뉴스=이은지 기자] “널 어쩌면 좋니?” 애절한 표정으로 안절부절 못하며 노래하는 ‘사장님’의 가사처럼, 정말 박진영을 어쩌면 좋을까.

박진영이 일을 냈다. ‘어머님이 누구니’. 8개 음원차트 주간 1위를 차지했다. 그룹 엑소와 같은 회사의 미쓰에이를 누른 40대 사장님은 그렇게 대박을 쳤다. “솔직히 저는 주간순위 2위를 할 줄 알았어요. 실제로 회사 내부 투표에서도 그렇게 써 냈고요. 2주 넘게 1위를 하는 음원이 요즘 없잖아요. 왠지 나 말고 내 위에 1명은 있을 것 같았는데. 신기하죠.” 20일 청담동 JYP사옥 인근의 한 까페에서 마주한 박진영은 정말로 신기한 표정이었다.

JYP엔터테인먼트 소속의 모든 아티스트는 15명 내외로 구성된 회사 내부의 평가단에게 평가를 거쳐 음반을 낸다. 음반 수록곡부터 타이틀까지 전부 점수로만 평가받는 냉혹한 곳이다. 사장님인 박진영부터 가장 막내인 갓세븐까지 예외는 없다. 80점 이하는 음반조차 나올 수 없다. 80점이 조금 넘게 나오면 적은 예산이 편성된다. 90점이 넘으면 큰 예산이 편성된다. 직전에 나와 좋은 성적을 거둔 미쓰에이의 ‘다른 남자 말고 너’가 90점을 간신히 넘었다. ‘어머님이 누구니’는 사전 평가에서 역대급 점수를 받았다. 94점이다. “말도 안 되는 점수죠. 게다가 여태까지 사전 평가에서 좋은 점수가 나왔다고 해서 (막상 시장에 나왔을 때)좋은 결과로 직결되기만 한 것도 아니어서 더 놀랐어요.”

‘어머님이 누구니’는 퍽 노골적인 가사로 가득 차 있다. 허리가 24, 엉덩이가 34인 여자를 찬양하는 내용은 유쾌하기까지 하다. 자칫 성 상품화라는 논란을 불러일으킬 수 있지만 박진영은 허리가 가늘고 엉덩이가 큰 여자에 대한 감상을 “내 취향이니 존중해 주세요”라는 내러티브로 변주해낸다. “실제로 저는 허리가 가늘고 엉덩이가 큰 여자를 너무 좋아해요. 별 생각을 가지고 쓴 건 아니에요. 스스로 가사를 쓸 때도 퇴폐적이라는 생각은 하지 않았어요. 자연스럽게 제 취향을 썼더니 다들 자연스럽게 받아들여 주시는 것 같아요. 하하. ‘저게 박진영 여성관이구나!’하는 거죠.”

‘놀만큼 놀아봤어’때보다 몇 배로 잘 되고 있다. 직접 가르친 미쓰에이까지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으니 결과에 고무될 만도 한데 박진영 본인은 예상 외로 덤덤하다. 결과에 집착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번에 반응이 좋은 것 같긴 하지만 거기에 일일이 즐거워하고 싶지는 않아요. 저는 지난 몇 년간 계속 음악을 했고, 그 중 좋은 곡이 걸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죠. 저는 결과를 위해 음악을 하지는 않거든요. 그때그때 제가 하고 싶은 음악을 해요. 예를 들면 ‘놀 만큼 놀아봤어’를 쓸 때는 정말로 ‘와, 놀 만큼 놀았다’는 기분이 들어서 썼어요.”

‘어머님이 누구니’도 마찬가지다. “저는 제 음악이 제 인생의 기록으로 남길 바라요.” 한 시즌에 어떤 음악이 유행하니까 그 음악을 하는 게 아니라, 박진영이라는 사람의 인생에 따라 박진영의 음악이 만들어지길 원한다는 것. 대중과 박진영의 인생이 우연히 코드가 맞아 결과가 좋은 거라고. 박진영의 인생이 대중에게 매력적이지 않다면? 그건 그것대로 즐겁단다. (②에 계속)
rickonbge@kmib.co.kr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