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아육대④] MBC에게 새로운 아이돌 대회를 제안합니다

기사승인 2015-01-21 16:57:57
- + 인쇄
[아! 아육대④] MBC에게 새로운 아이돌 대회를 제안합니다

MBC가 또다시 일명 ‘아육대’, ‘아이돌 스타 육상 양궁 선수권 대회’를 개최한다. 그러나 팬들의 반응은 좋지 않다. 시청률도 낮다(2014년 1월 평균시청률 6.3%, 닐슨코리아 기준). 애초에 체육대회 콘셉트는 KBS2 ‘출발! 드림팀’으로 충분하다. 아이돌 그룹들도 부상 위험 때문에 꺼려하는 분위기다. 그렇다면 차라리 이런 설 특집 방송은 어떻습니까.

아이돌 스타 떡국 만들기 대회 : 먹방과 요리방송이 대세다

최근 방송 트렌드는 ‘먹방’과 ‘요리방송’이다. 두 가지 다 충족 하는데다가 한국 고유의 음식인 떡국까지 홍보할 수 있다! 아이돌 그룹들이 옹기종기 모여 가지각색 떡국을 만들고 먹는 모습은 어떨까. 방송시간 2시간30분 동안 만들고, 먹고, 평가하는 모습은 충분히 설에 모인 가족들의 리모컨을 붙잡아둘 수 있는 광경일 것이다. 따뜻한 스튜디오 촬영은 덤이다.
꼭 불러주세요 : 제국의 아이들 광희의 수다와 함께 보글보글 끓는 떡국. 평일 오전의 요리 프로그램보다 몇 배는 맛깔난 방송이 될 수 있을 듯 하다.

아이돌 스타 롤 대전 : 요즘 이거 ‘핫’합니다

바야흐로 ‘롤(리그 오브 레전드)’의 시대다. 꼭 롤이 아니라도 괜찮다. 한물 유행 지난 스타크래프트라도, 대한민국 2~30대 남자들의 시선을 사로잡기는 충분하다. 팬들도 궁금하다. 내가 좋아하는 아이돌 그룹 중 누가 ‘트롤러’(플레이를 못 해 게임 전체의 판도를 끌어내리는 유저)인지, 누가 ‘하드캐리’(독보적으로 잘 하는 플레이)를 하는 멤버인지.
꼭 불러주세요 : 슈퍼주니어 규현이 한때 ‘스타크래프트’ 전용 키보드를 들고 다닐 정도의 게임 고수였다는데, 실력 확인이 시급합니다.

아이돌 스타 수면 대회 : 수면부족 아이돌들 잠이나 재워 주세요

“팬들은 아이돌 데리고 뭐 하면 좋겠냐”라는 질문에 아이돌 그룹 A의 팬 김새우젓(26·가명)씨는 다소 의외의 대답을 내놨다. “방송하는 두 시간 내내 잠이나 재웠으면 좋겠어요. 그래도 볼 테니까.” 무슨 소린가 했더니 바쁜 아이돌들이 잠이라도 푹 잤으면 좋겠다는 것. “운동하는 거 밤새서 찍어봐야 솔직히 재미없다”는 김새우젓씨는 “차라리 제가 좋아하는 멤버가 푹 자는 모습을 얼굴만 클로즈업해서 두 시간 내내 보고 있는 게 훨씬 재밌겠다는 생각을 매년 ‘아육대’ 보면서 했다”고 말했다.

생각해보니 아이돌들이 피곤에 지쳐 코를 고는 모습, 잠버릇에 베개를 차는 모습은 의외의 ‘블루 오션’일 수도 있다. 수면의 질이 좋지 않은 아이돌은 따로 수면 센터와 상담하는 그림도 괜찮겠다. KBS2 ‘비타민’의 시청률이 평균 7.3%(닐슨코리아 기준)라는데 밑져봐야 본전이다. 꼭 최고의 아이돌을 뽑아야 하는 것이 아육대의 숙명이라면 코골이 데시벨 측정 대회는 어떠한지 묻고 싶다.
꼭 불러주세요 : 아이돌은 아니지만 불면증 때문에 프로포폴을 지속적으로 투약해 법정에 섰던 여자 연예인들을 추천합니다. 그녀들이 수면센터에서 상담하는 훈훈한 그림 어떻습니까.

이은지 기자 rickonbge@kmib.co.kr

[관련기사 보기]
▶[아! 아육대①] 아이돌 육상 양궁 선수권대회 주최측에 보내는 어느 새우젓의 기도

▶[아! 아육대②]팬들은 좋아할까… “우리 오빠 아육대 안 나갔으면 좋겠어요

▶[아! 아육대③] “꼭 나가고 싶다” 중소 아이돌 VS “꼭 나가야 하나” 대형 아이돌 딜레마

▶[아! 아육대④] MBC에게 새로운 아이돌 대회를 제안합니다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