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아육대③] “꼭 나가고 싶다” 중소 아이돌 VS “꼭 나가야 하나” 대형 아이돌 딜레마

기사승인 2015-01-21 16:3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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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아육대③] “꼭 나가고 싶다” 중소 아이돌 VS  “꼭 나가야 하나” 대형 아이돌 딜레마

MBC가 또다시 명절에 아이돌들을 대거 동원한다. 이른바 ‘아육대’로 불리는 ‘아이돌 스타 육상 양궁 선수권 대회’다. 예상되는 참가 그룹수는 약 20개 이상. 인원만도 250명 이상이다. 21일 오전 한 매체는 MBC 관계자의 말을 빌어 “밤샘 촬영으로 최고의 체육돌을 찾아낼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그러나 약 2시간30분(2013년 방영 기준)되는 분량 속에서 최고의 아이돌을 찾아낼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아육대는 그간 잦은 참가자들의 부상과 밤샘 촬영 등으로 숱한 문제가 지적돼 온 방송이다. 지난해 설 특집으로 1월 31일 방송된 아육대의 평균시청률은 6.3%(닐슨코리아 기준). 시청률도 타 명절 특집 방송에 비해 높지 않다. 그런데 아이돌 그룹들은 신기하게도 아육대에 꼭꼭 참석한다. 밤샘 촬영을 할 시간에 쉬거나 다른 일정을 소화하는 것이 이득일 테지만 아이돌 그룹들은 부득불 아육대에 출연한다. 왜일까.

한 가요 관계자는 “아육대 출연자들의 양상은 극으로 갈린다”고 말했다. 상대적으로 인기에 목마른 아이돌 그룹의 경우 출연을 열렬히 희망한다. 과거 아육대에서 빠른 질주로 대중에게 이름을 각인시킨 씨스타 보라, 카라 구하라, 비투비 민혁 등의 선례 덕분이다. 아육대에서 큰 활약을 보여 실시간 검색어 1위라도 찍으면 해당 아이돌의 인지도는 전과 비교할 수 없이 올라간다.

이에 비해 대형 아이돌 그룹에게는 아육대는 골치 아픈 프로그램이다. 시청률 낮은 프로그램에 굳이 바쁜 일정을 비우긴 곤란한 노릇이다. 그렇다고 방송국 눈치를 보느라 안 나갈 수는 없다. 막상 나갔다가 부상이라도 당하면 그야말로 마른하늘에 날벼락이다. 한 대형 아이돌 그룹은 “올해 녹화일에 광고 촬영 일정이 있다”고 아육대 출연 섭외에 난색을 표했지만 방송국 측은 “일정 조정해서 나오라”고 전갈했다고 밝혔다. 해당 그룹의 매니저는 “그룹 활동에 불이익이 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일부 멤버만 일정을 조정해 나가기로 했다”며 “사실상 ‘갑질’이 따로 없지만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이은지 기자 rickonbg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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