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가요 결산③] 오디션 프로그램 부활… 가요계에 활력 불어넣을 수 있을까

기사승인 2014-12-17 08:1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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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가요 결산③] 오디션 프로그램 부활… 가요계에 활력 불어넣을 수 있을까

올해는 오디션 프로그램 부활의 해다. 지난해 시즌 5의 흥행이 부진해 위기론이 대두됐던 ‘슈퍼스타 K6’가 그렇고, 참가자 이진아로 매회 화제가 된 ‘K팝스타 4’가 그렇다.

◇ 원조 오디션 프로그램, 다시 한번 일어날까… 시즌7 두고 봐야

슈퍼스타K 시리즈는 2009년 대국민 스타 발굴 오디션이라는 이름 아래 첫 방송됐다. 케이블 채널의 새 오디션 프로그램은 방송 전에는 그다지 많은 관심을 끌지 못했다. 그러나 뚜껑이 열린 순간 전 국민이 ‘슈스케’에 집중했다. 수억원의 상금부터 재능 넘치는 인재들, ‘악마의 편집’이라 불릴 만큼 긴박한 편집은 시청자의 손에 땀을 쥐게 했다. 배출한 스타들도 엄청나다. 서인국, 허각, 존박, 울랄라세션, 버스커버스커, 김예림 등이 슈퍼스타K 출신이다. 케이블 방송의 장벽을 뛰어넘어 20%이상의 최고시청률을 기록했다.

그러나 시즌 4, 5를 거치며 기세가 꺾였다. 시즌4 우승자인 로이킴의 표절 논란에 이어 시즌5의 부진에 누구도 슈퍼스타 K를 돌아보지 않았다. 위기 혹은 폐지까지 언급됐지만 제작진은 시즌6을 론칭했다. 참가자의 사연이나 환경 대신 실력과 퍼포먼스에 초점을 맞춘 시즌6은 곽진언, 김필 등 실력파 가수를 배출했다. 지난달 21일 방송된 슈퍼스타 K6 결승전은 최고시청률 6.0%(닐슨코리아 기준)를 기록하며 지상파 포함 동시간대 시청률 1위에 올랐다.

◇ ‘슈스케’ 바통 이어받았지만… 아직은 불안한 ‘K팝스타’

슈퍼스타 K6의 성공 덕분일까, 시즌3에서 악동뮤지션이라는 걸출한 우승자를 배출해낸 덕일까. 지난달 23일 첫 방송된 SBS의 K팝스타4 또한 초반부터 탄력을 받았다. 양현석, 박진영, 유희열 라인업과 악동뮤지션, 이하이 등 객원 심사위원의 탄탄한 포맷도 주요 관심 포인트였다.

첫 회 등장한 도전자 이진아는 K팝스타4를 단번에 주목받게 했다. 이진아가 선보인 자작곡은 매회 각종 음원사이트 차트 1위를 석권하며 평균시청률 12.6%(닐슨코리아 기준)를 기록했다.

그러나 아직 K팝스타4의 성공을 논하기엔 불안하다. 심사위원들은 “같은 아티스트를 심사할 수는 없다” “이런 음악은 듣도 보도 못했다”고 평하며 이진아를 극찬했다. K팝스타는 처음부터 ‘K팝시장을 부흥시킬 가수의 재목을 선발하겠다’는 슬로건 아래 론칭된 오디션 프로그램이다. 그러나 이진아는 누군가의 지도를 받고 성장할 가능성이 있는 지망생이 아닌 완성된 싱어송라이터다. 이진아로 초반 화제몰이는 성공했지만 이진아 자체는 K팝스타의 프로그램 취지를 훼손하는 도전자다.

참가자의 인성 논란도 다시 도마에 올랐다. K팝스타 출신 가수 남영주의 동생인 남소현이 K팝스타 4에 언니의 뒤를 이어 도전했지만 ‘일진설’이 대두됐다. 중학생 시절 금품 갈취, 흡연, 음주 등으로 문제가 됐던 학생이라는 것. K팝스타3 당시 일진설에 곤욕을 치르다 프로그램의 공신력까지 떨어뜨린 김은주의 사례를 돌이켜 보면 제작진의 초기진화가 시급하다.

◇ 그럼에도 불구하고 요동치는 차트

올해 가요 차트는 어느 해보다 다양한 음악이 상위권에 포진했다. 힙합, 발라드, OST를 비롯해 다채로운 음악이 청중의 귀를 스쳤다. 한몫한 것은 역시 오디션 프로그램이다. 슈퍼스타 K는 부진했던 시즌5와 달리 매회 방송이 끝나면 가요차트 상위권을 줄줄이 수놓았다. 참가자들의 탄탄한 실력에 제작진은 이례적으로 생방송 전 음원 공개라는 초강수를 뒀다. 이 역시 좋은 반응을 얻었다.

K팝스타는 아직 방송 초반이지만 이진아, 정승환, 박윤하 등의 라인업으로 차트에서 선전 중이다. 특히 이진아의 ‘마음대로’는 방송 직후 반나절 만에 10개 음원차트 1위를 모두 석권하는 등 맹위를 떨쳤다. 오디션 프로그램들이 방송을 넘어 가요 차트의 스펙트럼까지 넓히는 시대다.

이은지 기자 rickonbge@kmib.co.kr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