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워 Z’, 브래드 피트 매너는 ‘왕’ 시민의식-진행은 ‘꽝’

기사승인 2013-06-11 21: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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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워 Z’, 브래드 피트 매너는 ‘왕’ 시민의식-진행은 ‘꽝’


[쿠키 영화] 브래드 피트가 2년만에 한국을 방문했다. 그러나 그들을 대하는 시민의식은 한없이 부끄러웠다.

11일 오후 서울 청계광장에서 열린 영화 ‘월드워 Z’ 레드카펫 프리미어 행사에는 마크 포스터 감독과 할리우드 스타 브래드 피트가 참석했다. 실상 이 둘의 내한을 위해 마련된 자리였고, 오직 둘만을 위한 행사였다.

행사 시작 시간은 오후 6시 30분이었지만 6시부터 비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억수같이 내리는 비는 레드카펫을 사정없이 적셨지만 역시 할리우드 스타는 달랐다. 아침 일찍부터 그들을 기다리고 있는 팬들을 위해 비싼 구두를 기꺼이 비에 적셨다. 브래드 피트는 제 시간에 도착해 기다리는 팬들에게 일일이 함께 ‘셀카’를 찍어 주고, 사인을 해 주었다. 덕분에 레드카펫은 약 50여 미터의 짧은 길이였음에도 불구하고 브래드 피트는 그 50미터를 걸어가는데 한 시간을 소비했다. 번갯불 콩 궈먹듯 진행된 일정에 비하면 굉장한 성의였고, 팬들을 대하는 태도 또한 부드럽고 여유가 넘쳤다.

그러나 그에 비하면 시민의식은 부끄러운 수준이었다. 레드 카펫 앞에 진을 친 팬들은 행사가 진행될수록 온갖 불협화음을 만들었다. 질서 있게 기다리기는 커녕 앞에서 있던 사람들 사이에 끼어들기 시작하며 고성이 오갔다. 우산을 펴들기 시작하면서 신경이 곤두선 시민들은 시간이 지나며 어그러지기 시작했다. 브래드 피트에게 자신의 애장품을 내밀며 사인을 요구하기 위해서 온갖 방법을 시도했다. 몇 겹으로 서있는 시민들을 뒤에서 사정없이 밀어대거나, 취재진이 서 있는 높은 사다리에 매달리는 등 위험한 시도도 아랑곳하지 않았다. 실제로 한 취재진은 시민들에게 시달리다가 장비하고 있던 카메라를 떨어뜨리기도 했다.

행사 진행도 엉망이었다. 억수같이 쏟아지는 비에 진행을 맡은 롯데시네마 측은 행사의 통제를 포기했다. 시민들이 혼란스럽게 섞여 아우성을 치고, 싸움이 벌어지는데도 줄곧 모르쇠로 일관했다. 행사에 참석한 취재진과 시민의 항의에도 불구하고 성의 없는 답변만을 내놓을 뿐, 개선의 의지를 보이지 않았다. ‘비싼’ 할리우드 스타 불러서 ‘삐까번쩍’하게 진행한 행사가 빛이 바래는 순간이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이은지 기자 rickonbge@kuki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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