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희 물러나라” 도쿄 주말 기습시위 논란

기사승인 2011-10-17 14: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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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일 여배우 김태희를 몰아내자!”

오는 23일부터 방영 예정인 일본 후지TV의 드라마 ‘나와 스타의 99일’의 주인공으로 캐스팅된 김태희를 겨냥한 일본 내 반한 세력의 반발이 만만치 않다. 그동안 한국의 독도영유권을 주장했다는 이유로 인터넷을 중심으로 김태희에게 집요한 공격을 퍼붓던 반한 네티즌들은 급기야 지난 주말 거리시위를 벌이는 등 실력행사에 나섰다.

인터넷에서 거리시위를 선동한 일본 네티즌 ‘Yuh’는 자신의 홈페이지에서 “후지TV의 반일 여배우 김태희 드라마에 대해 철저히 항의하자”는 메시지와 함께 지난 15일 오후 2시부터 도쿄 치요다구에 있는 토키와바시 공원에서 거리시위를 하겠다고 예고해왔다.

일본 네티즌 ‘patrijapan’ 등이 시위 직후 동영상 공유사이트 유튜브에 올린 관련 동영상을 보면 수백명의 시위대가 거리를 행진하며 “김태희는 반일 발언을 해명하라”거나 “일본이 싫은 김태희는 일본에서 장사하지 마라”, “반일 여배우를 지원하는 일본 기업은 우리가 기억하겠다”고 소리를 지른다.

‘patrijapan’은 동영상 설명글을 통해 550여명의 참가자들이 1시간 동안 거리시위를 벌였으며, 전국에서 2만여명의 네티즌이 실시간으로 시위를 응원했다고 주장했다.

이들이 김태희를 공격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김태희가 2005년 4월 남동생 이완과 스위스 취리히 등을 방문해 독도가 한국 땅임을 알리는 티셔츠를 입고 관련 CD를 배포하는 등 반일행사에 참가한 전력이 있기 때문이다. 이들은 이처럼 반일 활동에 적극적이었던 한국의 여배우가 어떻게 일본의 지상파 TV 드라마에 여주인공으로 나올 수 있느냐고 항의하고 있다.



인터넷 여론은 각양각색이다.

극우 성향의 초대형 커뮤니티 ‘2CH’ 등에는 “독도수호를 외쳤던 여배우가 돈을 벌겠다며 일본으로 오는 것이나, 이 여배우를 드라마 여주인공으로 발탁하는 방송사나 모두 비난받아 마땅하다”는 식의 공격적인 댓글이 쇄도했다. 그러나 일부 의식 있는 네티즌들은 “아무리 한류에 배가 아프다고 해도 여배우 한 명을 공격하는 시위를 벌이다니 머리가 이상한 사람들이네요. 질투심에 이성을 잃은 듯 해 안타깝습니다”라는 글을 남기기도 했다.

김상기 기자 kitti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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