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옵션 최고 499배 ‘초대박’,콜옵션은 ‘쪽박’…왜?

기사승인 2010-11-11 20:4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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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 경제] 코스피지수가 50포인트 정도 폭락하는 순간 풋옵션은 499배의 ‘초대박’을 쳤다. 장막판 10분간 동시호가 시간대에 발생한 일이다. 1억원을 투자했다면 불과 10분만에 498억원의 수익을 올렸다는 것이다.

하지만 살 수 있는 권리인 콜옵션 투자자들은 반대로 쪽박 신세로 전락했다. 그야말로 순식간에 대박과 쪽박이 교차하는 희비극이 벌어진 것이다.

11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코스피200지수는 전날보다 7.62포인트(2.99%) 급락한 247.51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254~255선에 머물다 장막판 동시호가를 거치면서 247선으로 추락했다.

코스피200 지수가 급락하면서 코스피200 지수를 기초로 만들어진 일부 풋옵션 상품은 큰 수익을 냈다. 풋옵션은 정해진 행사가격에 코스피200지수를 매도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한 상품이다.

가령 행사가가 252.5인 11월물 풋옵션(252.5풋)을 사들인 투자자는 이날 247.51로 마감한 코스피200 지수를 252.50에 팔아 4.99포인트 차익을 거둘 수 있다.

252.50풋은 전날의 2만6000원(0.26)에서 이날 5000원(0.05)으로 급락했다. 장중에는 1000원(0.01)까지 떨어졌다. 만약 장중 최저 가격에 사들여 끝까지 보유하는 상황을 가정하면 499배 차익을 얻을 수 있었던 셈이다. 선물옵션 시장은 전형적인 ‘제로섬’ 시장으로 동일한 풋옵션 상품을 매도한 투자자는 그만큼 손실을 떠안게 된다.

실제로 이날 252.50풋에서는 최저가인 1000원에서 약 52만계약, 5억2000만원 규모의 거래가 이뤄졌다. 최저가 거래만을 기준으로 하면 산술적으로 약 2600억원 차익이 생기는 것이다. 이런 방식으로 250풋은 최대 249배, 255풋은 460배 수익이 가능했다.

반면 특정 행사가격에 코스피200 지수를 사들일 수 있는 콜옵션은 줄줄이 ‘휴지조각’이 됐다. 코스피200 지수 급락으로 콜옵션 행사가격보다 낮아지면서 손실을 보게 됐다.

대신증권 이승재 연구원은 “지난해 12월 선물옵션 동시 만기일에는 코스피200 지수가 급등해서 콜옵션에서 대박이 났고 오늘은 정반대 상황이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증시전문가들은 “핫머니성 외국계 단기자금이 옵션만기일을 틈타 최근 단기급등한 현물에 대한 대규모 차익실현에 나서면서 미리 사둔 폿옵션을 통해 이익을 동시에 챙기는 전술을 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증권거래소 측은 이번 사태와 관련, 불공정거래 의혹은 없는지 면밀히 모니터링 중이다. 거래소 관계자는 “이날 상황은 상당히 이례적인 상황”이라며 “다만 그 자체만으로 ‘문제가 있다, 없다’ 단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국민일보 쿠키뉴스팀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