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음악 거장’ 엔니오 모리꼬네 “한국팬 반응에 놀랐다”

기사승인 2009-05-15 17:2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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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음악 거장’ 엔니오 모리꼬네 “한국팬 반응에 놀랐다”

[쿠키 문화] 영화음악의 거장 엔니오 모리꼬네(81)가 2007년 이후 두 번째 내한 공연을 펼친다. 영화 ‘황야의 무법자’를 시작으로 ‘석양의 건맨’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아메리카’ ‘미션’ ‘시네마 천국’ 등에서 주옥같은 음악을 선보여 온 그는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영화음악 작곡가’로 꼽힌다.

오는 26, 27일 오후 8시 서울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한국 팬들과 만나는 그를 이메일로 인터뷰했다. 그는 “지난 번 공연 때 한국 관객들의 반응에 매우 놀랐다”며 “특히 좋아하는 곡의 전주부분에서 보여주는 박수와 환호는 다른 나라에서 보기 힘든 광경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특별히 이번 공연에서는 한국 팬들이 좋아하는 곡들 외에 마우로 볼로니니 이탈리아 감독의 영화를 위한 곡들을 섹션에 추가했다”고 말했다.

이번 공연은 147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헝가리의 100인조 기요르 필하오닉 오케스트라가 함께 한다. 소프라노 수잔나 리가치, 피아니스트 길다 부타와 협연한다.

“부타와 리가치는 많은 오리지널 음악작업을 함께 해왔던 이들이죠. 리가치의 목소리는 매우 좋아요. 또 기요르 오케스트라는 최근 공연 때마다 무대에 올랐던 훌륭한 뮤지션들로 기대해도 좋습니다.”

영화 ‘미션’의 삽입곡 ‘가브리엘의 오보에’가 최근 히트한 드라마 ‘베토벤 바이러스’에 삽입되면서 모리꼬네는 한국팬들에게 더욱 잘 알려졌다. 또 그의 음악은 각종 CF의 배경음악으로도 자주 사용됐다. 그는 “‘미션’은 개인적으로 저의 최고 작품이라고 생각한다”며 “한국 드라마에 삽입돼 인기가 높다고 들었는데 기쁘다”고 말했다.

팝페라 가수 사라 브라이트만이 이 곡에 가사를 붙이기 위해 모리꼬네를 직접 찾아가 편곡 허가를 간청했다는 에피소드는 유명하다. 셀린 디온, 안드레아 보첼리, 퀸시 존스, 메탈리카 등은 지난해 그의 ‘아카데미 평생 공로상’ 수상을 기념해 헌정앨범을 만들었다. 모리꼬네는 “내 곡이 연주곡으로 리메이크되는 것엔 관대하지만 가사를 붙이는 것에는 매우 까다롭다”며 “하지만 훌륭한 뮤지션들이 내 곡을 연주한다고 해 기꺼이 수락했다. 앨범도 마음에 든다”고 했다. 특히 “셀린 디온의 ‘아이 뉴 아이 러브드 유’가 가장 마음에 든다”고 했다.

그의 나이 81세. 그런데도 여전히 투어를 하고 공연을 한다. 그는 규칙적인 식사와 수면 습관을 건강 유지의 비결로 꼽았다. “체력은 아직 문제없다”고 자신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전병선 기자
junbs@kmib.co.kr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