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격 논란’ 한예진 국립오페라단장 사의…“좌절감 커”

기사승인 2015-02-24 21:3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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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격 논란’ 한예진 국립오페라단장 사의…“좌절감 커”

[쿠키뉴스=민수미 기자] 자격 논란에 휩싸였던 한예진 국립오페라단 신임 예술감독 겸 단장이 사의를 표명했다.

한 예술감독은 24일 보도자료를 통해 “일신상의 사유로 다 내려놓고 이만 물러나겠다”며 “여러 논란 속에 도전적인 의욕보다 좌절감이 크게 앞서 더 이상 연연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어 “마음의 상처와 정신적인 피로감이 커 연연할 수도 없게 됐다. 뜻을 펼쳐볼 기회조차 없이 언론을 통해 비쳐지는 모습에 가족들이 상처받고 개인 과거 일까지 들추어 여러 얘기까지 만들어져 가족들이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면서 이 자리에 꼭 있어야 하는지에 대한 회의가 들지 않을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한 예술감독은 “젊음과 신선함, 오페라에 대한 진취적인 생각으로 뭔가 새로운 변화를 모색해보라는 의미로 받아들여 처음엔 자신감이 충만했으나, 경험과 경륜이 부족하다는 외부의 우려 사이에 간극은 너무 컸다”며 “학연, 지연을 끊고 탕평 캐스팅을 통해 실력과 기량만으로 유능한 인재를 두루 발굴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 보겠다는 포부도 있었지만, 벽은 높았고 정말 많이 부족했음을 절감한다”고 전했다.

또 “자격 미달이라는 비난과 좀 더 지켜봐주지 못한 점에 대해선 못내 서운함을 떨칠 수 없는 것도 사실이다. 시위까지도 불사하며 비난하셨던 분들이 음악계 전체를 대변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마음의 상처가 치유되는 대로 무대로 돌아가겠다”고 덧붙였다.

이에 문화체육관광부 김태훈 대변인은 “한 예술감독이 언론사에 이메일을 보내 사의를 표명했다는 이야기만 전해들었을 뿐 본인으로부터 사전에 이와 관련한 이야기를 들은 바 없다. 아직 사표가 제출되지 않았으며 사표를 제출하면 검토해서 처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1월 문체부가 한 예술감독을 임명하자 오페라계에서는 그의 전문성과 경륜 부족 등을 이유로 자진 사퇴와 정부의 임명 철회를 요구해왔다.

김의준 전임 단장이 물러난 이후 지난해 4월부터 9개월간 수장 자리가 공석이었던 국립오페라단은 신임 예술감독이 자격 시비 끝에 갑자기 사퇴하면서 또다시 표류하게 됐다.
min@kmib.co.kr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