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쿡기자] “내가 알던 대학내일이 아냐” 글래머 표지모델 두고 인터넷 시끌

기사승인 2014-10-30 14:4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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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쿡기자] “내가 알던 대학내일이 아냐” 글래머 표지모델 두고 인터넷 시끌

2000년대 대학을 다닌 사람들은 한번쯤 봤을법합니다. 대학생들의 잡지 ‘대학내일’ 말입니다. 이미지는 역시 밝고 젊고 건강합니다. 실제 대학 캠퍼스 생활 얘기들을 솔직하게 담아내 호응을 받고 있죠. 1999년 창간한 매체는 이제 확실한 색깔을 지니게 됐습니다.

그런데 이번 11월호 표지는 어딘지 낯섭니다. 전문 모델처럼 빼어난 미모의 여학생이 표지에 등장했습니다. 특히 글래머러스한 몸매가 눈길을 끕니다. 딱 붙는 니트티에 미니스커트를 입어 상·하체를 모두 강조했죠. 대학내일이라 했을 때 흔히 떠오르는 이미지는 분명 아닙니다. 셔츠와 청바지 등의 단정한 차림으로 잔디밭에서 책을 들고 웃고 있는 식의 학구적인 이미지 말이죠.

여학생의 미모 때문인지 표지는 30일 인터넷에서 화제가 됐습니다. 여러 커뮤니티 사이트에 퍼지며 여러 말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특이한 점은 남녀 간 극명한 의견 차이를 보인다는 겁니다. 남성 네티즌들은 “나 대학 다닐 땐 왜 이런 후배가 없었나” “너무 예쁘다”며 환호합니다. 반면 여성들 시선은 차갑습니다. 이게 과연 대학내일에 맞는 이미지냐는 겁니다.

여성들이 많이 모인 여초 사이트에는 “모델이 예쁘고 아니고를 떠나서 대학내일과 이런 느낌은 별로 어울리지 않는다” “맥심(남성용 잡지) 표지 같다” “대학내일도 갈 때가지 갔다”는 등의 반응이 대부분입니다. “어떻게 보면 진짜 시대를 반영하는 것 같다”는 씁쓸한 댓글도 눈에 띕니다.

한 네티즌은 “예전에 대학내일에서 ‘캠퍼스 내에서 성관계하기 좋은 장소’ 이런 기사를 본 뒤 다신 안 봤다”는 글을 적기도 했습니다. 많은 이들이 여기에 줄줄이 댓글을 달며 놀라움을 표했죠. 실제로 대학내일은 성관계에 대해 다룬 과감한 내용의 기사를 종종 실습니다. 홈페이지에도 라이프 섹션에 ‘섹스’라는 카테고리가 따로 있습니다.

시대가 많이 변했다 싶으신지요. 점점 개방적으로 바뀌고 있습니다. 젊은 세대들에게 정해진 틀이란 없습니다. 더 당당하고 솔직해졌습니다. 대학내일도 이런 시대 흐름에 맞춘 것이겠지요. 하지만 이쯤에서 다시 생각해볼 필요는 있어 보입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