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나침반] 담배의 해독(害毒)과 금연방법

기사승인 2014-05-29 08:4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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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나침반] 담배의 해독(害毒)과 금연방법

글·김대현 교수(계명대학교 동산병원 금연클리닉)

[쿠키 건강칼럼] ‘백해무익(百害無益)’이라는 말은 해독은 많은데 도움 되는 것은 하나도 없다는 뜻이다. 사람의 건강에 관한 한 백해무익이라는 말이 가장 잘 들어맞는 것이 담배 피우는 일이다. 담배 속에 있는 니코틴 성분은 담배맛을 좋게 하고 담배를 피우지 않으면 피우고 싶도록 만든다. 담배를 오래 피운 애연가는 담배연기를 마실 때 편안하고, 정신이 맑아지는 느낌이 드는데 이것은 니코틴이 흡수되어 금단현상이 해소되기 때문이다.

담배는 한두 개비를 피운다고 갑자기 병이 생기지는 않지만 피울수록 중독이 되어 끊기가 힘들어진다. 오래 피우면 타르(담뱃진) 속에 들어있는 발암물질 때문에 암의 위험이 증가한다. 사람 몸에서 생기는 모든 암의 3분의 1이 담배 때문에 생긴다. 흡연자는 다행히 암에 걸리지 않더라도 담배 때문에 생기는 기관지염, 동맥경화가 심해져 심장병, 중풍에 시달리게 된다. 담배는 이런 질병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에게 불쾌감을 주고, 주위를 지저분하게 만들고, 화재의 원인이 되고, 경제적 손해(담뱃값, 병 치료비)를 준다.

담배 때문에 많은 사람이 죽어 가는데 다른 마약, 술, 교통사고, 자살을 합친 것보다 더 많은 사람이 담배 때문에 생긴 병으로 죽어간다고 하며 지구상에서 앞으로 20년 동안 1억명이 담배 때문에 죽게 된다는 통계도 있다. 담배 피우는 사람 2명중 1명이 담배 때문에 생긴 병으로 죽게되고, 4명중 1명이 노인이 되기 전에 조기사망한다. 담배 때문에 죽지 않는 흡연자들은 담배 때문에 생기는 가래, 기관지염, 동맥경화, 협심증 같은 병으로 고생하게 된다.

담배를 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담배는 중독성 질병(마약)이지만 아직은 법으로 금지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담배를 끊기 위해서는 흡연자 자신의 결심이 필요하다. 결심을 한 사람은 다음과 같은 방법을 쓰면 금연에 성공할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첫째, 담배를 끊기 전에 며칠간 자신이 담배 피우는 것을 관찰하면서 결심을 굳히는 것이 좋다. 자신이 어떤 상황(스트레스를 받을 때, 심심할 때, 식후 등)에서 담배를 피우는지 얼마나 피우고 싶을 때 피우는지를 관찰하면서 자신을 되돌아보는 것이 금연 성공에 도움이 된다.

둘째, 담배를 끊는 날을 가족의 생일이나 결혼 기념일처럼 의미있는 날로 잡고 가족과 찬구들에게 알린다. 연말에는 술자리가 많아서 금연에 실패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2주~1달 정도 회식이 없는 날이 금연 시작일로 바람직하다. 가장 좋은 방법은 '내가 담배를 무엇 때문에, 며칠부터 끊겠다'는 ‘금연서약서’를 쓰고 가족과 친구들에게 도장을 받는 것이지만, 적어도 주위사람들에게 자신의 결심을 알려주고 협조를 받는 것이 필요하다. 담배 끊기 전날 밤에 담배 피우는데 필요한 담배, 성냥, 라이터, 재떨이 등을 모두 모아서 쓰레기통에 과감하게 버린다.

셋째, 담배를 5~10년 이상 피운 사람이라면 금연 후 며칠간은 마약 중독자가 마약을 끊을 때처럼 금단현상이 생긴다. 안절부절 못하게 되고, 일이 손에 안잡히고, 불안하며 심한 사람은 손이 떨리고, 잠이 안오고, 입안에 감각이 없어지고 가슴이 두근거린다. 심한 증상은 3일간만 참으면 된다.

견딜 수 없이 담배를 피우고 싶을 경우에는 “1분만 참자”를 마음 속으로 3번 반복하면서 3분만 참으면 위험을 넘길 수 있다. 술이나 자극적인 음식은 담배를 피우고 싶게 만들기 때문에 음식은 짜지 않고, 맵지 않게 먹고 술자리를 피한다. 금단증상이 너무 심하면 피부에 붙이는 약(패취)의 도움을 받는 것도 좋다.

넷째, 담배를 피우고 싶을 때 대신할 수 있는 심호흡, 냉수 마시기, 산책하기, 칫솔질을 해본다. 하루 1~2천원의 담뱃값으로 적금을 들어 둔다. 건강하게 더 오래 살게 되면 돈이 더 필요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담배 때문에 생기는 병 치료비를 생각하면 담배를 끊는 자체로 수천만-수억원을 벌은 셈이지만, 담배 때문에 드는 돈을 정기적금한다면 우리나라의 어려운 경제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금연 후 2주가 지나면 거의 성공한 것이나 다름없다. 2주 이후에는 금단 증상이 없기 때문에 주위에서 권하는 담배를 거절하고, 스트레스를 받아서 충동적으로 피우고 싶을 때만 조심하면 된다. 금연한지 6주가 되면 단기적으로 성공했다고 판단한다.

담배가 피우고 싶어서 한 모금 피우더라도 실패했다고 낙담하지 말고 다시 시작한다. 금연에도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는 말이 진리다. 무작정 담배를 피우기보다 담배가 어느 정도 몸에 해롭고, 이익되는 것이 무엇인지 알아보는 것이 좋다. 1995년에 미국 대통령이 담배를 ‘중독성 물질(마약)’로 규정하였고 흡연은 고혈압이나 당뇨병 못지않게 해롭고, 질병번호(292번)가 매겨져 있는 병이다.

앞으로 30~50년 뒤에는 세계 대부분의 나라에서 담배가 법으로 금지될 것으로 전망된다. 담배의 해독으로 암이나 중풍, 심장병이 생긴 뒤에는 후회해도 이미 늦다. 지금 백해무익한 담배를 끊어서 건강을 유지하자.

담배의 피해와 관련된 짧은 문구들을 기억해보자.

▲“현재 흡연하는 남성의 52%와 흡연여성의 43%가 담배로 인한 질병으로 사망한다.(Changes in Cigarette-Related Disease Risks, p.405)”

▲“현재 세계적으로 매년 400만명이 담배 때문에 사망하며, 2020년에는 1000만명이 사망할 것이다. 앞으로 20년 동안 1억명이 담배 때문에 사망할 것이다.(1997, Richard Peto)”

▲“담배 때문에 사망하는 사람의 수는 매일 사람을 가득 실은 점보제트기 4대가 추락해 모두 사망하는 것과 맞먹는다. 개발도상국에서 사망자 8명중 1명이 담배 때문에 사망하며 선진국 사망의 4명중 1명이 담배 때문에 사망한다. 전세계적으로 사망자 6명중 1명은 담배 때문에 죽는다.’ (1994, Tobacco Control)”

▲“1톤의 담배로 1백만 개피의 담배를 만들 수 있고 1명의 사람을 죽게 만든다.(세계보건기구)”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