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탈모’와 ‘진짜 탈모’, 차이점은?

기사승인 2014-05-22 11:3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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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 탈모’와 ‘진짜 탈모’, 차이점은?

[쿠키 건강] 최근 모 방송프로그램에서 소개된 ‘발모팩’이 화제를 모으고 있다. 발모팩, 발모팩 재료, 발모팩 만드는 방법 등 관련 키워드 역시 연일 포털 검색어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하지만 탈모 치료 인구가 늘고, 관련 시장 규모 역시 커지면서 무분별한 탈모 정보도 함께 증가해 이로 인한 경제적 손실은 물론, 증상 악화까지 생길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최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2009~2013년) 탈모증으로 진료받은 환자 수는 연간 4.8%씩 증가했다. 또한 관련 업계에 따르면 발모제와 탈모방지 샴푸 등 탈모관련 제품 시장규모는 2004년 4,000억원에서 2012년 4조원대로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환자수 증가와 함께 인터넷 등에서 탈모 관련 정보도 넘쳐난다. 온라인에서는 검증되지 않은 무분별한 정보들까지 떠돌면서 이로 인해 피해를 입는 경우도 있다. 지나친 탈모 염려증으로 실제 탈모가 아닌데도 과잉관리를 해 금전적, 신체적 손실을 입거나, 진짜 탈모가 진행 중인 상태를 인지하지 못해 치료 시기를 놓쳐 상태를 악화시키기도 한다.

따라서 전문가들는 많은 정보 중 ‘진짜 탈모’와 ‘가짜 탈모’를 선별하는 능력이 매우 중요하다.

이규호 모아름모발이식센터 이규호 원장은 “모발이 눈에 띄게 빠진다고 해서 무조건 탈모거나 겉으로 보기에 모발이 풍성하다고 해서 정상이라고 단정지을 수 없다”며 “탈모를 진단하는 기준은 다양하기 때문에 섣부른 판단으로 자가관리 또는 방치하기 보다는 본인 상태에 대한 정확한 진단을 받아보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탈모 여부, 빠지는 모발 개수 외 모낭 수, 모낭간격, 빠진 모발 특징 등 고려해 판단

흔히 모발이 눈에 띄게 많이 빠지고 두피가 많이 보인다 싶으면 탈모로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빠지는 모발 개수나 눈에 보이는 상태만으로는 탈모 여부를 확정 짓기 어렵다. 탈모 여부를 정확하게 진단하기 위해서는 모낭의 수와 모낭에 붙은 모발의 개수, 모낭간의 간격, 빠진 모발의 특징 등을 전반적으로 파악해야 하기 때문이다.

선천적으로 모낭수가 적고 모낭간 간격이 넓어 머리 숱이 적은 경우라면 모발이 성장주기에 따라 자연스럽게 빠지더라도 다른 사람에 비해 두피 표면이 쉽게 눈에 띄어 탈모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이는 정상적인 모주기에 따라 휴지기 모발이 하루 50~70개 정도 빠지는 이른바 ‘가짜 탈모’다. 또 빠진 모발의 길이가 빠지지 않은 것과 비슷하거나, 모낭수가 적더라도 한 모낭당 2~4개의 모발이 붙어있다면 정상적인 상태로 볼 수 있다.

반대로 모낭수와 모낭 간격은 정상이나 모발의 굵기가 점차 가늘어지고, 하루에 빠지는 모발이 100개 이상이라면 두피의 흰 부분이 보이지 않더라도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혈액으로부터 모낭 및 모발이 각종 영양분을 제대로 공급받지 못하면 모발 굵기가 가늘어지고 결국에는 탈락하기 때문이다.

빠진 모발의 길이가 빠지지 않은 모발에 비해 짧다면 성장기를 미처 채우지 못한 모발이 영양 부족으로 떨어져 나간 것으로 볼 수 있다. 또한 전체 모낭수가 약 10만개 이상으로 정상임에도 불구하고, 한 모낭당자라나는 모발이 하나뿐인 단일모가 많다면 이미 탈모가 시작된 상태일 수 있다.

◇섣부른 자가진단과 과잉치료…탈모 증상 악화, 주의해야

이처럼 탈모는 단순히 모발이 빠지는 증상만으로 판단할 수 없는 만큼 명확하게 구별할 수 있어야 그에 따른 피해를 줄일 수 있다.

만약 가짜 탈모를 진짜 탈모로 오인해 검증되지 않은 민간요법을 쓰는 경우, 없던 탈모를 유발할 수 있다. 실제로 탈모 예방에 좋다고 알려져 있는 양파즙이나 소금물은 오히려 양파의 황화합물과 소금의 염분이 두피를 자극시키고, 염증의 원인이 될 수 있다.

또한 자신의 두피 상태를 고려하지 않은 잦은 케어도 문제다. 두피가 건조한 사람이 과도하게 필링을 받거나 강력한 청결제를 사용하면 두피의 유·수분 밸런스가 깨져 비듬이나 각종 노폐물들이 많아지면서 오히려 탈모를 부추길 수 있기 때문이다.

진짜 탈모를 대수롭지 않게 여기다가 치료시기를 놓쳐 증상을 악화시키기도 한다. 탈모 초기에는 탈모 유발인자 생성 과정을 억제하는 약물치료나 두피에 영양분을 직접 주사해 모발 성장을 돕는 메조테라피, PRP주사 등 비교적 간단한 치료로 개선이 가능하다. 그러나 일단 탈모가 본격적으로 진행되면 완치가 힘들고, 범위도 점점 확대되면서 예측이 어려워진다.

이규호 원장은 “탈모여부나 진행상태를 정확히 알기 위해서는 섣부른 자가 판단을 하기 보다는 전문병원을 찾아 정확한 검사를 받아야 한다”며 “인터넷상의 검증되지 않은 탈모 치료 정보는 무조건 맹신할 것이 아니라 참고용으로만 활용해 정보를 선별하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송병기 기자 songbk@kukimedia.co.kr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