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승의 날 되새겨 봐야 할 직업병. ‘성대 질환’

기사승인 2014-05-15 08:5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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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들 발성장애 심각…마이크 사용하고 수분섭취 도움

[쿠키 건강] 경기도 지역 교사 A씨(39·여)는 지난 5년간 고등학교 3학년 담임을 맡으면서 목이 쉽게 피로해지고 갈라지는 증상을 자주 겪었다. 하루 평균 3시간 이상 수업과 진학상담, 학부모 면담 등 점심시간을 제외하면 매일 5시간 이상 말을 해야 한다. 그러던 중 감기 증상이 없는데도 쉰 목소리가 심해졌고, 거북할 정도의 갈라지고 떨리는 목소리가 나와 병원을 방문해 치료를 받아야 했다.

이처럼 교사는 일반인에 비해 성대질환에 걸릴 확률이 5배 이상 높다. 실제 경기도의 한 고등학교 교사를 대상으로 조사를 실시한 결과 성대질환을 경험한 교사가 약 50%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부분의 교사들은 목소리 불편을 겪으면서도 ‘수업을 뺄 수 없다’는 이유로 치료 시기를 놓치는 경우도 많았다.

김형태 예송이비인후과 음성센터 원장은 “병원을 찾는 환자 중 말을 많이 하는 직업군에서 쉰 목소리와 떨림 증상을 동반하는 발성장애가 많이 나타난다”면서 “발성장애는 원인과 치료법이 다르므로 초기에 치료해야 목소리 변형을 막고 발성습관을 고쳐 재발을 방지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발성장애, 쉰 목소리나 잠기는 목소리…20~30대 여성서 많이 발생

학생을 가르치면서 항상 말을 해야하는 특성상 교사들은 피로가 쌓이면서 성대 움직임에 관여하는 근육 또한 피로가 누적된다. 이로 인해 움직임에 장애를 보이고 불규칙적이고 과도한 근 수축을 반복하는 ‘발성장애’가 나타난다.

떨리거나 쉰 목소리, 또는 잠기는 목소리가 특징인 발성장애는 20~30대 여성에게 많이 나타나는데, 남성에 비해 발성에 필요한 근육과 폐 용량이 작고 근육 조절 능력도 부족해 상대적으로 근육의 피로도 빨리 느끼기 때문이다.

발성장애에 속하는 ‘근긴장성발성장애’와 ‘후두근긴장조절장애’는 뇌신경 장애 일환으로 본인이 목소리를 조절하는데 어려움을 느끼는 질환이다. 과도하고 무리하게 힘을 주고 말하거나 오랜 기간 가성을 자주 사용하거나 큰 목소리를 사용할 경우 나타날 수 있다.

발성장애의 흔한 질환인 연축성발성장애는 교사뿐만 아니라 일반인에게도 많이 나타난다. 뇌에서 잘못된 신호를 후두근육에 보내 본인의 의지와 상관없이 목소리가 심하게 떨리고 끊기는 질환으로 문제를 일으키는 성대근육에 선택적으로 보톡스를 주입해 뇌 신호 전달을 차단하는 치료법을 시행한다. 연축성발성장애의 경우 증상이 나타난 후 방치하게 되면 수년 안에 정상적인 대화가 불가능하게 되거나 발음이상도 생길 수 있으므로 조기 치료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목 모호 위해 마이크 사용, 자주 물 마셔야

김형태 원장은 “교사들의 성대질환은 대부분 목소리 오남용이 원인이다. 따라서 올바른 발성법을 익히고 충분한 가습과 음성 휴식을 취해주는 것이 중요하다”며 “평소 후두마사지 등을 통해 성대가 피로해지지 않도록 관리해 주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후두마사지 방법은 목에서 가장 튀어나온 부분인 갑상연골(목젖)을 찾아서 그곳을 기준으로 엄지와 검지로 양쪽 목 부분을 따라 2~3㎝정도 위로 올라 가다 보면 움푹 파인듯한 관절부위 같은 곳을 찾을 수 있다.

목소리를 많이 사용하게 되면 이곳이 수축되어 통증을 동반한다. 엄지와 검지로 관절부분을 넓힌다는 느낌으로 마사지하되 묵직하고 아픈 느낌이 드는 정도로 하면 된다. 목이 아프거나 수축되어 뻣뻣한 느낌이 들 때 해주면 도움이 되며, 1회 시행할 때 5~10분 정도 하면 도움이 된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송병기 기자 songbk@kukimedia.co.kr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