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친구의 그 날, ‘월경 전 증후군’ 바로알기

기사승인 2013-12-03 15: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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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친구의 그 날, ‘월경 전 증후군’ 바로알기

[쿠키 건강] 여자친구가 이유 없이 짜증을 낼 때 남자는 직감적으로 ‘그 날’임을 안다. 여성의 그날은 본인에게도 스트레스이지만 그녀의 남자친구 혹은 남편에게도 간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최근 실시된 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남성 10명 중 7명이 “여자친구나 부인의 월경 전 증상 때문에 자신의 생활에 보통 또는 그 이상의 영향을 받고 있다”고 답했을 정도다.

여성의 그 날, ‘월경 전 증후군’에 대해 양윤석 을지대학교병원 산부인과 교수(사진)의 도움말로 알아본다.

◇전체 가임기 여성의 약 70% 경험

월경 전 증후군(Premenstrual Syndrome)이란 보통 월경이 시작되기 4~10일 전부터 다양한 신체적·정신적 증상들을 통틀어 일컫는 말로, 대게 20~30대 여성에게서 가장 많이 나타난다. 전체 가임기 여성의 약 70% 정도가 적어도 한 번씩은 월경 전 증후군을 경험하며, 이 중 20% 정도는 일상생활을 할 수 없을 정도로 심각한 증상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양윤석 을지대학교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월경 전 증후군으로 인한 증상들을 생리와 연관된 당연한 현상으로 여겨 적극적인 치료를 실시하는 경우가 드물다”며 “10대의 초경부터 중년의 폐경까지 수십 년간 매달 같은 증상을 겪을 경우, 본인의 삶의 질 뿐 아니라 주위 사람들의 생활과 업무 등에 끼치는 영향을 간과할 수 없게 된다”고 말한다.

◇사람에 따라 다른 신체적·정신적 증상 나타나

월경 전 증후군의 원인을 식습관, 환경적 요인, 사회학적 요인, 심리학적 요인, 호르몬이나 유전자 등과 연관 지어 밝혀보려는 많은 시도가 있었지만 아직도 그 원인이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고 있다. 보통은 생리 주기로 인한 신체 호르몬의 변화 때문에 생긴다고 알려져 있는데, 월경 전에는 여성호르몬의 일종인 에스트로겐이 줄어들고 프로게스테론이 늘어나는 등 호르몬 균형이 평소와 달라지기 때문이다.

증상은 배란기 또는 월경이 가까워짐에 따라 심해져서 월경의 시작과 함께 사라진다. 이들 증상들은 월경 주기 때마다 다양하게 나타나는데, 지금까지 보고된 증상이 150여 가지에 이르며, 이들은 크게 신체적인 증상과 정신적인 증상으로 구분한다. 흔한 신체적 증상들로는 유방 팽만감과 통증, 두통, 골반통, 체중 증가, 배변 장애 등이 있으며, 정신적 증상들 중에는 우울증, 집중력 장애, 불안, 성욕 감퇴, 식욕의 변화나 정서적 불안정 등이 나타난다. 증상 정도가 사람에 따라 매우 다르고, 증상이 거의 없는 사람에서부터 아주 심한 사람까지 천차만별이므로 입원치료를 받아야 하는 경우도 있다.

◇본인 스스로가 관리하려는 노력을 기울여야

월경 전 증후군의 가장 효과적인 치료법은 증상을 바르게 체크하고 본인 스스로가 관리하려는 노력을 기울이는 것이다. 우선 카페인, 알코올, 당분, 염분, 첨가물이 많이 든 음식의 섭취를 줄이며 저지방식품과 채소, 비타민 B, C, E와 칼슘 섭취 등의 식습관을 기르는 것이 좋다.

또한 어떤 운동이든지 정기적으로 꾸준히 하고 있는 여성들이 그렇지 않은 여성들보다 월경 전 증후군으로 인한 고생을 덜 하는 경향이 있다. 평소에 가벼운 운동이나 산책, 명상을 하거나 음악 감상 등 긴장을 풀 수 있는 활동을 할 것을 권한다.

월경 전 증후군은 가임기 여성이라면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증상이라고 스스로 인식하는 것만으로도 상태 호전에 도움이 된다. 심각한 병이 아니라는 것을 인식하고 자신을 안심시키는 것이다. 남편이나 상사, 직장 동료 등 주변 사람들도 ‘그날만 되면 저러지’라는 식으로 비꼬거나 아는 척하는 대신 스트레스가 가중되지 않도록 배려해 줄 필요가 있다. 더불어 심리적인 요소가 강하므로 이러한 증상이 예측되는 시기에는 본인이 미리 기분을 이완시키고 남과 다투는 일이 없도록 주의해야 한다.

양윤석 을지대학교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월경 전 증후군은 적극적인 치료를 통하여 충분히 개선될 수 있다”며 “만약 생활습관 변화로도 증상이 좋아지지 않을 때에는 빠른 시일 내에 전문의를 찾아 상담을 받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단비 기자 kubee08@kukimedia.co.kr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