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궁경부암 백신 맞으셨나요?…안전성 이상 없어

기사승인 2013-09-15 12:2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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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 건강] 고위험 인유두종바이러스(HPV)의 지속적 감염에 의해 발생하는 자궁경부암은 여성의 건강과 삶의 질을 크게 위협하는 질환으로 세계적으로 유방암에 이어 2번째로 흔한 여성암이다. 세계보건기구(WHO)의 HPV와 자궁경부암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자궁경부암 조발생률(crude incidence rate-연간 인구 10만명당 발생자수)은 14.5건으로 동아시아 평균 11.9건보다 높다. 전암 단계인 자궁경부 상피내암까지 포함할 경우 여성들에게 가장 흔한 암 중 하나다. 한림대학교성심병원 산부인과 강정배 교수의 도움말을 통해 자궁경부암 예방법에 대해 알아본다.

◇자궁경부암 2~30대 발병 늘어

우리나라에서 주로 50세 전후에 발병하던 자궁경부암이 최근 들어 20~30대 연령에서 크게 늘었다. 2010년도 국가 암 등록 통계를 보면, 자궁경부암은 15~34세 연령대에서 갑상선, 유방암에 이어 3번째로, 전 연령대 중 가장 높은 발생 순위를 보였다.

그 다음으로 자궁경부암 발생 순위가 높은 35~64세 연령대에서 자궁경부암이 갑상선, 유방암, 위, 대장암에 이어 5번째 순서인 것과 대조적이다.

대한부인종양학회가 2006년부터 2011년까지 우리나라 19~79세 여성 6만775명을 대상으로 한 HPV감염실태 논문 분석 결과에 따르면 3명중 1명(34.2%)이 HPV에 감염된 것으로 나타났다.

강정배 한림대성심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자궁경부암이 주로 성관계를 통해 전파되는 인유두종바이러스의 영향이 크다”며 “최근 성 경험 연령이 빨라지면서 20~30대 여성이 자궁경부암 위험에 쉽게 노출돼 있다”고 지적했다.

◇인유두종 바이러스 백신 접종으로 80% 예방 가능

자궁경부암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건전한 성생활을 하고, 자궁경부암의 주 원인인 인유두종바이러스의 침투를 방어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 독감백신을 맞으면 특정 독감바이러스를 막아주는 것처럼, 인유두종바이러스 백신을 맞으면 암을 발생시키는 바이러스로부터 보호하는 면역력이 증가된다.

인유두종바이러스 백신은 자궁경부암 발생 가운데 75%를 차지하는 HPV 16형과 18형을 거의 차단해 자궁경부암에 대해 우수한 예방 효과를 갖는 것으로 입증됐다.

특히 자궁경부암 백신은 성 경험이 없는 상태에서 접종하는 것이 면역력을 높일 수 있다. 만 9세에서 26세 여성이라면 누구나 접종이 가능하다. 이 시기를 놓친 젊은 여성들과 45세까지의 중년 여성도 백신 접종을 통해 예방효과를 기대해 볼 수 있다. 성 경험이 있어도 전문의와 상담하여 백신을 접종받는 것이 좋다.

얼마전 자궁경부암 예방백신 접종 후 부작용에 대한 논란이 있었지만, WHO는 올해 6월 안전성을 재확인한 결과 안전하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또 미국과 유럽을 포함해 전 세계적으로 자궁경부암 예방백신 접종 후 부작용을 이유로 예방백신의 판매사용을 중단한 국가는 없다.

이에 대해 강 교수는 “자궁경부암 백신 접종을 통해 어릴 때부터 면역력을 키워 인유두종 바이러스 감염을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아직까지 자궁경부암 백신 접종으로 100% 자궁경부암을 예방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매년 산부인과 전문의에게 자궁경부암 검진을 받는 것도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6개월~1년 간격 정기검진 필수

대한산부인과의사회가 2011년 실시한 설문결과, 정기적인 자궁경부암 검진을 실천하고 있는 여성은 31.6%에 불과하며, 자궁경부암 발병 가능성을 80% 이상 낮추어 준다는 예방백신도 실제 접종한 여성은 19.2%로 5명 중 1명에도 미치지 못했다.

자궁경부암은 초기단계에서 발견하면 5년 생존율이 90%가 넘는다. 자궁경부암 세포검진은 정확도가 약80%다. 6개월에서 1년에 한 번씩 검진을 받으면 90% 이상을 조기에 발견한다.

검사 후에도 시일이 경과하면 변형된 세포들이 나타날 수도 있기 때문에 인유두종 바이러스 검사를 병행하거나 정기검진을 잊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강정배 교수는 “자궁경부암은 조기에 발견만 한다면 완치가 가능하다”며 그러나 “자궁경부암 환자의 약 20%에서 발병 초기에는 특별한 자각증상이 없으므로, 매년 산부인과 전문의에 의한 검사와 진찰이 모든 여성에게 필수적이다”고 강조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송병기 기자 songbk@kukimedia.co.kr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