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청기 구입전, 이비인후과 검진 필수

기사승인 2013-09-05 15: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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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 건강] 최근 노인성 난청이 급증하면서 명절 선물로 부모님께 보청기를 선물하려는 자녀들이 늘고 있다. 하지만 보청기는 백화점에서 쇼핑하듯 디자인과 가격이 맞는다고 쉽게 구입할 수 있는 물품이 아니다.

흔히 안경만 하더라도, 시력이 얼마나 떨어졌는지 체크를 하고 안경을 맞추는 데 보청기도 부모님의 청력과 귀 상태를 먼저 확인하고 맞춰야 한다. 이번 추석명절에 부모님께 보청기를 선물해드리려면 어떤 과정이 필요할까? 소리이비인후과 신중욱 원장의 도움말을 통해 올바른 보청기 선택방법에 대해 알아본다.

◇보청기 착용 전 정확한 귀 검사가 필수

보청기를 선택하기 전에 부모님의 귀 상태부터 확인해야 한다. 난청은 노화 뿐 아니라 중이염 등 다른 질환 때문에 생기는 경우도 많다. 따라서 부모님께 보청기를 선물해드리고 싶다면 우선적으로 귀에 대한 정밀검사가 가능한 이비인후과에서 다양한 검사를 통해 난청의 정확한 원인을 찾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청각검사 및 귀 상태에 대한 사전검사 없이 단순히 소리만을 증폭시키는 기기를 귀에 무턱대고 사용하면 청력이 더 손상되는 사례가 많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즉 아무 보청기를 사용한다고 해서 무조건 소리가 잘 들리는 것은 아니다.

신중욱 소리이비인후과 원장은 “부모님의 청력이 떨어진 것 같다고 해서 무조건 보청기를 착용시켜드리는 것이 아니라 난청의 원인이 무엇인지, 보청기 착용이 필요한지, 착용 후 청력교정 효과를 볼 수 있는지 등 정확한 검사와 세심한 진단 및 상담 후에 보청기 구매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당부했다.

◇브랜드, 가격보다는 ‘내 귀에 딱 맞는’ 보청기로

청력검사와 평가를 거친 후 보청기가 필요하다는 처방이 나오면 보청기를 맞추게 되는데, 이 때 청력검사 결과를 바탕으로 본인의 청력에 가장 적합한 보청기를 선택해야 한다.

유명 브랜드나 가격이 비싼 제품이라 해도 소리나 기능이 귀에 맞지 않을 수 있다. 그럴 경우 잡음과 이통이 생길 수 있으므로 보청기를 선택할 때는 철저히 내 귀에 잘 맞는 실용성과 편안함을 기준으로 해야 한다. 이때 필요한 것이 담당 전문의와 청각전문가와의 면밀한 상담이다.

청력, 직업, 생활환경의 소음 정도, 취미활동 등 모든 요소를 고려해서 보청기를 선택해야 충분한 효과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보청기는 형태, 채널사양 등 종류가 다양하므로 기능과 제품사양 등을 꼼꼼히 확인하는 게 좋다.

◇첫 착용 시 적응 훈련해야

난청에 대한 원인판명 및 보청기 처방이 잘 이루어졌다면 구입 후 착용만 하면 되는데 이때 보청기를 처음 착용한 경우에는 보청기에 익숙해지도록 적응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보청기를 착용했다 해서 소리가 예전처럼 들리는 것은 아니다. 보청기를 처음 착용하면 여러 가지 못 듣던 소리들을 들을 수 있게 되어 만족감을 느끼는 한편 소리를 듣지 못했던 기간이 있었기 때문에 잡음에 대해서는 예민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다.

또 보청기가 귀를 막기 때문에 본인의 목소리가 울려 들리게 된다. 따라서 서서히 착용시간을 늘려가는 적응기간이 필요하다. 갑자기 많은 소리자극을 받게 되면 두통이나 어지럼증이 일어날 수 있다.

우선 조용한 곳에서 익숙한 사람과 일대일 대화를 추천한다. 어느 정도 적응이 되면 사람 수를 늘려서 대화를 시도해 보면 좋다. 첫 착용 후 적응기간은 보통 두세 달로 잡는다. 그 동안 1~2주일에 한 번 정도 정기 검사를 받는다.

자녀들이 선물한 보청기를 착용한 어르신들은 대부분 보청기를 하는 즉시 모든 소리가 잘 들리겠지 하는 기대감으로 기기불량 문의를 하는 분들이 적지 않다. 자녀들은 보청기 선물 시 부모님께 평소에 듣지 못했던 소리를 들어야하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적응훈련이 필요하며, 보청기 구입 후에도 사후관리를 정기적으로 받아야 함을 꼭 인지시켜 줄 필요가 있다.

간혹 남들의 시선이 신경 쓰여 보청기를 집에서만 착용한다거나, 자가 결론으로 ‘본인 청력은 아직 괜찮다’고 여겨 의사의 소견을 무시하고 착용 시기를 무기한으로 미루는 경우에는 보청기로도 청각재활이 이루어지지 않을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보청기는 밖에서 나는 소리를 증폭시켜주는 기기로 증폭된 소리가 어떤 소리인지 구분하는 것을 귀가 담당하는데 난청기간이 길어지면 귀가 소리를 구분하는 능력을 잃어버리기 때문이다. 가령 아무리 좋은 안경을 써도 잘 보이지 않는 사람이 있듯, 소리 구분 능력이 떨어진 이후에는 아무리 좋은 보청기를 사용해도 말소리 구분이 어렵게 된다는 말이다. 따라서 이비인후과 전문의의 소견에 따른 보청기 착용을 하는 것이 좋다.

신중욱 원장은 “노화로 인해 떨어진 청력은 회복시킬 수 없지만 떨어진 청력을 보안해 불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 중 하나가 바로 보청기다. 보청기를 사용할 때 기기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닌지, 혹은 착용 후 난청이 심해지지 않았는지 등 꾸준한 관리가 필요하기 때문에 정기검진이 반드시 필요하며, 가족 및 주위 사람들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송병기 기자 songbk@kukimedia.co.kr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