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릎 뒤 찌릿한 ‘오금통증’…무릎과 척추 질환 의심

기사승인 2013-08-13 10:0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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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 건강] ‘콩 심은 데 콩 나고, 팥 심은 데 팥 난다’라는 말이 있듯 모든 일은 원인에 따라 결과가 생기기 마련이다. 하지만 우리의 신체는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다. 물론 질환이 발생한 곳에 통증이 나타나는 경우도 있지만, 척추관 협착증이나 허리디스크와 같은 척추 질환이 발생한 경우 허리 통증뿐만 아니라 엉덩이, 허벅지, 무릎 뒤 까지도 통증이 발생해 다른 질환들과 오인이 쉽기 때문이다.

이러한 척추질환의 하체 통증은 무릎 뒤에 나타나는 오금 통증을 동반하기 쉽다. 그러나 척추와 무릎은 원인과 치료가 확연한 차이를 보이기 때문에 잘못된 치료를 진행할 시 질환을 더욱 악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따라서 척추질환으로 인해 발생한 오금 통증인지, 실제로 오금 부위에 발생한 질환인지 정확한 진단을 통해 올바른 치료를 진행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무릎 뒤 찌릿한 ‘오금통증’… 척추vs무릎 질환 혼동 쉬워

흔히 무서운 공포영화를 보거나 번지점프와 같이 스릴 넘치는 상황을 앞두고 ‘오금이 저리다’는 표현을 사용하곤 한다. 이렇듯 자주 사용하는 표현에 비해 오금은 정확히 어느 부위인지 모르는 경우가 대다수.

오금이란 무릎이 구부러지는 오목한 안쪽 부분으로, 쉽게 말해 무릎 뒤쪽에 저릿한 통증이 나타나는 것을 오금통증이라 일컫는다. 산행을 자주하거나 쪼그려 앉아서 일을 많이 하는 사람들에게서 빈번하게 발생하는 오금통증은 단순하게 오금 부위의 인대나 근육의 염좌가 발생한 경우라면 대부분 소염제와 물리치료를 1~2주 시행하면 호전이 가능하다.

그러나 혈관의 폐색, 근육과 인대파열, 후방 십자인대파열, 관절염, 신경염 등 다양한 원인들로 나타나기 쉽다. 그 중에서도 가장 대표적인 원인으로 꼽히는 ‘연골판 후각파열’과 ‘척추관 협착증’이 발생하면, 보존적 치료만으로는 호전이 어려워 정확한 진단이 필수적이다.

◇평지를 걸을 땐 괜찮다가, 계단 내려올 때 ‘찌릿’

연골판이란 허벅지 뼈와 종아리뼈 사이에 위치한 말랑말랑한 섬유성 연골로, 무릎에 전해지는 충격을 흡수해 무릎 관절을 보호하는 쿠션 역할을 한다. 이러한 연골판 뒤쪽이 파열 된 것을 ‘연골판 후각파열’이라고 한다.

이처럼 오금통증과 같이 무릎 뒤에 발생하는 연골판 후각파열은 다쳐서 발생할 수도 있지만 특별한 외상이 없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연골판 후각파열이 발생하면 평지를 걸을 때 아무런 통증이 없다가, 계단을 내려오거나 바닥에서 앉고 일어설 때 통증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 이는 평지 보행 시 무릎이 90도 이상 구부러져서 연골판 파열 부위가 자극 되지 않는 반면, 앉거나 일어설 때나 계단을 내려올 땐 무릎이 90도 이상 구부러져 연골판 파열 부위가 연골 사이에 끼며 염증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윤영선 분당척병원 관절정형외과 원장은 “연골판 파열에 의한 오금통증은 무릎 MRI를 통해 정확한 진단이 가능하며, 대부분 1~2주간의 휴식, 약물 치료 및 물리치료에도 호전이 없다면 의심해야 한다”며 “파열 발생 후 제때 치료하지 않고 방치 할 경우 연골이 닳아서 관절염이 점차 악화되기 때문에, 수년간 증상이 지속될 경우 내시경으로 연골판으로 치료하는 것 조차 어려워 기존 무릎 관절을 대체하는 인공관절 수술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척추관 협착증’, 원인은 척추, 통증은 오금에 나타나 간과하기 십상

오금 부위에 발생하는 연골판 후각파열에 비해 척추관 협착증은 척추에 발생 원인이 있어 이를 간과하기 십상이다. 대표적 퇴행성 척추질환 ‘척추관 협착증’은 노화가 시작되며 척추 안의 신경통로인 척추관이 좁아져 신경을 압박해 발생한다.

따라서 신경의 압박에 따라 엉덩이, 허벅지, 종아리 또는 오금통증에 원인이 되는 무릎 뒤쪽까지도 통증이 나타나는 것이다. 이와 유사한 통증이 나타나는 허리디스크와도 혼동이 쉽지만 허리 디스크는 앉으나 누우나 통증이 있고 다리 저림 등의 증상이 나타나는 반면에, 척추관 협착증은 앉거나 누우면 통증이 사라지지만 걷다 보면 점차 다리가 저리고 통증이 발생하여 오래 걷지 못하게 되는 차이를 보인다.

특히 통증이 나타나면 휴식을 취할 경우 자연적으로 치유되는 경우도 있지만, 척추관 협착증의 경우 자연치유가 어렵기 때문에 무작정 통증이 낫길 기다리다가는 오히려 질환이 악화 될 수 있다.

김남흔 분당척병원 척추정형외과 원장은 “허리에 질환 발생하면 저절로 낫겠거니 하는 안일함과 수술에 대한 두려움으로 통증을 방치하다 질환을 키우는 경우가 많다”며 “척추에 가느다란 관을 삽입하여 통증의 원인이 되는 신경부위의 유착을 제거하는 신경성형술과 같은 비수술 치료로도 충분히 치료가 가능하기 때문에 증상이 나타나면 정확한 진단을 통해 빠른 치료를 진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다음 중 두 가지 이상의 경우 ‘오금통증’이 나타난다면 질환 의심

▲계단을 내려올 때

▲20분 이상 의자에 앉아 있다 일어나는 경우

▲앉아 있다가 바닥에서 일어날 때

▲누워 있을 땐 괜찮다가, 걷다 보면 다리가 저릴 때

▲등산 시 오를 때는 괜찮지만, 내려올 때 통증이 느껴지는 경우

국민일보 쿠키뉴스 송병기 기자 songbk@kukimedia.co.kr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