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속 회장님의 존재감은 ‘굵고 낮은 목소리’가 한몫

기사승인 2013-08-12 11: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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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 건강] 최근 꽃중년들이 드라마에서 회장 역할로 개성 있는 연기를 보여주고 있다. MBC드라마 ‘금나와라 뚝딱’에서 보석 회사의 사주인 한진희, SBS드라마 ‘결혼의 여신’에서 재계 순위 10위권의 신영그룹 회장인 전국환, ‘황금의 제국’에서 성진그룹 회장인 박근형.

극중에서 소위 잘나가는 회장들의 특징을 살펴보면 공통된 것이 하나 있다. 굵고 낮은 중저음에 화음이 풍부하고 우렁찬 목소리를 갖고 있는 것. 드라마에서 회장들은 주로 근엄한 목소리로 카리스마 있는 연기를 선보이는데 간혹 '버럭' 소리를 치거나 목소리와 어울리지 않는 코믹한 행동과 말투를 구사해 시청자들에게 웃음을 주기도 한다.

◇저음역의 포먼트 형성과 짧고 강한 말투가 리더의 목소리 만들어

인물의 특성을 가장 잘 표현하기 위해서는 역할에 맞는 목소리가 중요하다. 특히 많은 사람들을 통솔해야 하는 리더의 위치에서 중저음의 목소리는 빠질 수 없는 요소다.

일반적으로 사람의 목소리는 소리 에너지가 모여 형성되는 주파수의 띠인 포먼트(모음의 구성음소)를 형성하는데, 그 패턴에 따라 목소리의 특성을 확인할 수 있다. 저음역의 포먼트 형성이 잘되어 있는 목소리는 목소리에서 위엄과 신뢰감을 느끼게 해주는데, 이런 목소리를 가진 사람이 짧게 끊어서 강하게 발음할 경우 리더로 많은 사람들을 선동하기 적합하다.

또 끝에서 길게 끌면서 큰소리로 외치는 방식이 아닌 클라이맥스에서 단어를 강하게 끊어서 마무리할 경우 목소리의 선정성과 함께 강한 여운을 남기게 된다. 즉 성대를 강하게 접촉해 억양을 강조하는 말투를 쓸 경우 듣는 이를 흥분시키게 된다.

김형태 예송이비인후과 원장은 “중년이 되어도 맑고 굵은 중저음의 목소리를 유지하고 말투에서 자신감이 묻어날 경우 사람과의 관계에서 신뢰감을 형성할 수 있게 된다”며, “성대를 깨끗하게 보호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성대점막의 진동면이 깨끗해야 진동이 정확히 일어나고 많은 하모닉스가 만들어져 듣기 좋은 소리를 만들어 낸다”고 설명했다.

◇위엄있는 목소리 오래도록 유지하려면 술과 담배는 멀리해야

젊은 시절부터 중년이 될 때까지 음주나 흡연 등을 일삼을 경우 성대 면이 붓거나 점막이 깨끗하지 못해 하모닉스 생성이 어려워진다. 하모닉스가 풍부하지 않으면 목소리가 깨끗하지 않고 잡음이 섞이며 답답하고 단조로운 목소리가 된다.

니코틴과 타르가 직접 성대와 후두의 점막에 닿게 되면 고온 건조한 공기가 인두강과 성대 및 후두에 영향을 미쳐 입안을 건조하게 만든다. 이는 성대의 윤활유를 마르게 해 성대점막을 손상시킨다. 또한 성대에서 생성된 진동이 담배연기로 인해 건조해진 인두강에서 공명하므로 마치 마른 통에서 울리는 소리처럼 적절한 화음을 만들어 내지 못한다.

김형태 원장은 “성대가 마른 상태에서 진동하면 성대점막이 열상을 입거나 쉽게 헐게 되는데, 일반적으로 A음을 낼 때 성대는 초당 약 440회 진동하는데, 10초 동안 소리를 내려면 약 4400 회의 진동이 필요하다”며 “손등을 4천4백 번 문지른다고 생각할 경우 살갗이 벗겨지고 피가 나거나 화상을 입는 것과 같은 원리로 성대가 마른 상태에서 말을 하는 것은 성대에 매우 가혹한 행위이다.”고 말했다.

중저음의 위엄 있는 목소리를 오래도록 유지하기 위해서는 복식호흡법이 도움이 된다. 숨을 코로 들이마시면서 공기를 아랫배에 채우고 입으로 내쉬면서 배를 살짝 수축시키며 공기가 배에서 나가도록 하는 방법인데, 소리가 배에서 나와 안정감 있고 힘있는 목소리를 가질 수 있게 된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송병기 기자 songbk@kukimedia.co.kr

*도움말=김형태 원장(예송이비인후과 음성센터)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