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 갱년기 여성 건강 관리 방법

기사승인 2013-07-25 11:01:01
- + 인쇄
[쿠키 건강] 얼굴이 화끈거리고 자주 피곤하거나, 우울감을 느낀다. 또 밤에 잠을 잘 자지 못하는 경험을 하는 50대 전후 여성들, 흔히 갱년기 증상이다. 이런 증상은 여름이 되면 더 심해진다. 날이 더워지면서 쉽게 피로해지고 열대야로 인해 좀처럼 잠을 이루기가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단순히 날씨 탓으로 여기고 방치하면 삶의 질을 크게 떨어뜨릴 수 있다. 따라서 갱년기를 건강하게 보내려면 무더운 여름을 잘 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신체리듬 깨지고 면역력 저하, 갱년기 증상 심해져

폐경기와 갱년기는 같은 뜻으로 쓰지만 의학적으로는 구분된다. 폐경기는 생리가 끝난 후를 가리키는 말이고 갱년기는 폐경 전후 여성호르몬 분비가 감소하면서 몸에 변화가 일어나는 기간을 말한다.

평균적으로 폐경기는 49세 이후, 갱년기는 45∼55세로 본다. 갱년기에 접어든 여성은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 분비가 감소되면서 얼굴이 화끈거리거나 불안, 짜증, 피로, 두통, 불면증, 우울증 등에 시달리게 된다.

요즘처럼 더운 날씨에는 갱년기 증상이 더욱 심해지는 경우가 많다. 잠깐의 외출에도 쉽게 얼굴이 붉게 달아오르고 열대야로 인해 밤에 잘 때 땀이 나는 야한증이 심해져 잠을 이루는 것이 힘들다. 더위는 입맛까지 잃게 해 피로감도 더해진다. 이러한 갱년기 증상은 나이가 들면서 나타나는 자연적인 현상이지만 그대로 방치하면 삶의 질을 크게 떨어뜨릴 수 있다.

이동환 고도일병원 만성피로센터 원장은 “갱년기 여성은 여성호르몬 분비가 급격히 감소하면서 신체 이곳저곳에 다양한 변화가 나타나게 된다”며 “특히 여름에는 높은 온도와 습도 때문에 피로감이 더해져 평소 신체 리듬이 깨지기 쉽고 면역력도 떨어지기 쉬우며 갱년기 증상이 더욱 심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호르몬 보충과 함께 식습관 교정, 규칙적인 운동

갱년기 여성이 건강하게 여름을 보내기 위해선 여성호르몬 보충요법 같은 병원 치료와 함께 식습관을 교정하는 것이 우선이다.

식사는 영양 균형에 신경 써야 한다. 콩과 현미, 기타 잡곡은 하루도 빼놓지 않고 식탁에 올리도록 한다. 콩에는 아이소플라본이라는 에스트로겐과 유사한 물질이 듬뿍 들어 있다. 혈당 지수를 높이는 밀가루나 백미 대신 현미나 잡곡으로 바꾸는 것이 바람직하다.

과일 중에는 석류에 천연 식물성 에스트로겐이 함유돼 있는데, 과육보다 씨앗에 많이 들어 있어 씨앗까지 먹으면 좋다. 패스트푸드, 설탕, 카페인을 멀리하고 칼슘 등 비타민과 미네랄이 풍부한 제철 채소와 과일을 충분히 섭취해야 한다. 갱년기 이후에는 골다공증의 발생 빈도가 증가하므로 칼슘을 보충해 주는 것이 좋으며, 칼슘의 흡수를 돕는 비타민 D를 함께 복용하면 더욱 효과적이다.

식습관을 바꾸는 것만큼이나 규칙적인 운동도 중요하다. 하루 30분 정도는 햇빛 아래서 산책이나 스트레칭 등의 운동을 하면 피로와 갱년기 증상이 줄어들 수 있다. 운동할 때 분비되는 자연 진통제인 엔도르핀이 스트레스를 줄여주고 우울증 예방에도 효과적이며 숙면에도 좋다.

산책이나 운동 후에 미지근한 물로 가볍게 샤워를 하는 것도 숙면을 취하는 데 도움이 된다. 낮에 졸음이 온다면 잠깐 눈을 붙이도록 하되 30분을 넘기지 않도록 하고, 되도록 밤 10시부터 7~8시간은 푹 자는 것이 좋다.

◇갱년기 여성, 부신피로 동반하는 경우 많아

만약 6개월 이상 피로가 지속될 때는 갱년기 치료와 함께 만성피로 검사가 필요할 수 있다. 여성호르몬 감소로 인해 나타나는 갱년기 증상은 만성피로 증상과 매우 흡사하다. 이유 없이 피곤하고 두통과 근육통을 호소하며 감기에 자주 걸리는 등의 증상을 6개월 이상 겪고 있다면 만성피로를 의심해볼 수 있다. 이런 증상은 갱년기 증상과 비슷해 치료가 늦어지기 쉬우므로 주의해야 한다.

이동환 원장은 “갱년기 여성은 호르몬 감소와 더불어 인체의 내분비기관인 부신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하는 부신피로를 동반하는 경우가 많다”며 “오랜 기간 육체 노동이나 정신적 스트레스에 강하게 시달린 사람에게서 잘 나타나 우리나라의 중년 여성에게 특히 많다”고 말했다.

운동이나 휴식으로도 증상이 나아지지 않으면 부신기능의 회복을 돕는 영양제를 복용하거나 상태에 따라 부신호르몬 기능을 촉진하는 영양소들을 조합한 주사를 맞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송병기 기자 songbk@kukimedia.co.kr

*도움말=이동환 원장(고도일병원 만성피로센터)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