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워Z’ 등 할리우드 영화의 단골 공공의 적 북한

기사승인 2013-07-01 15:26:01
- + 인쇄
‘월드워Z’ 등 할리우드 영화의 단골 공공의 적 북한


[쿠키 영화] ‘지.아이.조2’ ‘백악관 최후의 날’ ‘월드워Z’등 최근 할리우드 영화에 한반도가 자주 등장한다. 다수의 영화에서 북한을 ‘악의 축’으로 묘사하고 있다.

최근 개봉한 브래드 피트 주연 영화 ‘월드워Z’에는 한국 평택에 있는 미군기지가 등장한다. 이곳은 '좀비' 바이러스의 발병지로 추정되는 장소로, 탈영한 헌병이 좀비 바이러스에 감염되고 그를 진찰하던 군의관이 헌병에게 물려 감염자가 된다는 설정이다.

여기서 북한은 이스라엘과 함께 좀비 바이러스로부터 안전한 지역으로 등장하는데, 그 이유를 알고 보면 좀 무시무시하다. 좀비 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해 바이러스 발병 24시간 안에 전 인민의 치아를 모두 뽑았다는 설정. 이가 없는 좀비는 사람을 물 수 없어 사람이 좀비가 됐다하더라고 바이러스를 전파시킬 수 없다는 상상력에서 그 같이 구성했다. 영화는 이 같은 일은 북한이기에 가능하다는 친절한 설명까지 곁들인다.

원작 소설 ‘세계대전Z’에서는 바이러스의 원인으로 중국의 불법 장기 수출을 이야기 하지만, 이 영화에서는 북한으로 바뀐 것이다.

‘백악관 최후의 날’에서 보여지는 북한의 모습은 더욱 악랄하다. 한국과 미국의 회담이 이뤄지는 상황에서 북한출신 테러리스트 일당이 백악관을 초토화 시키고 대통령을 인질로 붙잡는다. 또 이들은 미군의 철수를 요구하고, 미국을 가난과 기아의 나라로 만들고자 한다.

이 작품은 내용을 떠나 북한 묘사가 어설프다. 어색한 말투의 북한말 대사는 한국 관객에게 몰입은커녕 실소만 자아내게 했다.

이병헌 주연 할리우드 영화 ‘지.아이.조2’에서도 북한의 이미지는 크게 다르지 않다. 세계 핵보유국 정상들과 대담을 나누는 북한 대표는 김정일 혹은 김정은을 연상케 하는 외모로 등장, 맹렬한 비난을 퍼붓는 인물로 묘사됐다.

할리우드 영화에서 북한이 연이어 위협적 존재로 표현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간 공공의 적으로 묘사돼왔던 구소련이 해체되면서 그 뒤를 핵실험, 군사 도발 등을 일삼는 북한이 잇고 있다는 설명이다.

정지욱 영화평론가는 “과거에는 어디인지 알 수 없는 나라를 설정해 표현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최근에는 북한을 특정해 비하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면서 “북한은 영화상에서 사리사욕을 챙기려는 이기적인 악동 집단으로 묘사된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한지윤 기자 poodel@kukimedia.co.kr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