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人터뷰] 이홍기 “아역배우·아이돌 꼬리표, 어깨 무겁다”

기사승인 2013-06-07 00:3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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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그룹 FT 아일랜드 보컬 이홍기가 영화 ‘뜨거운 안녕’으로 스크린 신고식을 치렀다. 아이돌의 영화 도전은 심심치 않게 눈에 띄는 일이지만, 이홍기는 아역배우 출신이라는 점에서 궤를 달리한다.

지난달 31일 서울 삼청동 카페에서 영화 홍보에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는 이홍기를 만났다. 연이은 영화 홍보 일정에 지칠 법도 했지만 특유의 발랄함으로 에너지를 내뿜었다. 가수로서는 수없이 많은 인터뷰를 했지만 배우로서는 처음 하는 것들이라 설레고 기쁘다며 뿌듯해했다.

영화는 호스피스 병원을 배경으로 죽음을 앞둔 시한부 환자들과 트러블 메이커 아이돌 가수가 펼치는 이야기를 기둥 줄거리로 한다.

이홍기는 아이돌 가수 충의로 분해 극을 이끈다. 폭력 사건에 휘말려 봉사명령을 받고 호스피스 병동을 찾지만 그곳에서 죽음을 앞둔 사람들을 만나며 서서히 변해가는 인물이다.

귀여운 외모를 가진 인기 아이돌 가수라는 점 외에도 영화 속 충의와 이홍기는 많은 부분 일치한다. 솔직하고 쾌활한 면, 욱하는 성질, 강해 보이지만 여린 마음을 갖고 있는 점 등이 똑 닮았다.

“반항기 있는 모습은 정말 똑같아요. 솔직하고 거짓말도 잘 못하죠. 영화에서 충의가 서서히 어른이 돼 가잖아요. 저도 그렇게 변해야죠. 하지만 너무 급하게 철들면 안돼요. 제가 가진 끼를 충분히 발산하지 못 할테니까요(웃음).”

발랄한 성격은 촬영장 분위기를 화기애애하게 만드는데 한몫 톡톡히 했다. 특유의 친화력으로 선배 배우들과도 금세 친해져 예쁨을 독차지했다. 노하우로는 솔직한 성격을 꼽았다.

“솔직하게 다가가는 게 가장 중요한 것 같아요. 선배들이 처음에는 어렵기도 했어요. 하지만 ‘형’이라고 부르며 거짓 없이 다가가니까 제 모습 그대로를 바라봐 주시더라고요. 덕분에 춥고 힘든 촬영들도 재밌게 마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쿠키 人터뷰] 이홍기 “아역배우·아이돌 꼬리표, 어깨 무겁다”

영화에 대한 만족도는 상당히 높다. 첫 영화라는 점 외에도 마동석, 임원희, 백진희 등 좋은 배우들을 만났고, 영화가 주는 메시지에 큰 감동을 받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자신의 연기에 대해서는 엄격했다.

“제가 봐도 부족한 부분이 많아요. 그건 차츰 노력해 나가야 할 제 숙제죠. 또 아역 배우출신이다 보니 그때의 연기가 남아있더라고요. 예를 들면 감정으로 전달해야 하는 부분도 큰 액션을 사용한다든지 같은 표정을 반복해서 짓는 그런 버릇이요. 어릴 때 연기를 했으니 더 잘할 것이라는 기대에 어깨도 무거웠고요.”

첫 작품을 내놓았으니 다음 작품에서는 한층 업그레이드된 모습을 보여주겠다는 각오다. 언론시사회를 통해 말했듯이 차기작에서는 악역이나 드라큘라 역할을 꼭 해보고 싶다고 했다. 멜로 연기에 대한 생각을 묻자 고개를 저으며 “오글거려서 못한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이번 영화에서도 백진희와 멜로라인이 있었지만 편집됐다.

“지금의 저랑 반대되는 캐릭터 하고 싶어요. 예를 들어 공부 잘하는 모범생 같은 거요(웃음). 멜로는 아직 자신 없고요. 이번 작품에서도 백진희 씨와 뽀뽀 장면이 있었는데 저희가 ‘이건 아니다’라고 했죠. 대본이 수정돼 포옹 신으로 바뀌었지만 그마저도 최종 편집 때 빠졌더라고요.”

다음 작품에 함께 하고 싶은 배우를 묻자 1초의 고민도 없이 송혜교를 꼽았다. 하지만 상대 남자 주인공이 아닌, 친동생 역이 탐난다고.

“송혜교 선배님은 정말 완벽한 것 같아요. 매력이 넘치는 배우잖아요. 최근 종영한 드라마 ‘그 겨울 바람이 분다’에서 호흡 맞춘 조인성 선배님이 정말 부러웠어요(웃음). 저도 송혜교 선배님과 작품을 한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을 것 같아요. 하지만 멜로는 쑥스러워서 안 되고 자주 옆에 있을 수 있는 친동생이나 경호원 같은 역할이었으면 해요.”

스크린을 통해 팬들과 만난 그는 오는 15일부터 일본에서 FT아일랜드 일본 아레나 투어를 시작, 무대에서 관객과 만난다.

“첫 영화라 아직 흥행에 대한 감이 없어요. 힐링 되는 착한영화인 만큼 많은 분들이 찾아줬으면 하는 바람이 있어요. 배우로서의 모습을 보여 드렸으니 다음에는 가수로서의 모습을 보여 드릴 거예요. 8~9월쯤에는 한국에서 음반을 낼 계획입니다. 배우와 가수 두 가지 모습 모두 기대해주세요.”

국민일보 쿠키뉴스 한지윤 기자 poodel@kukimedia.co.kr / 사진=박효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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