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온난화로 급증한 꽃가루…알레르기성 비염과 성대부종 일으킨다

기사승인 2013-05-28 11: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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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 건강] 직장인 K씨(37·여)는 최근 이비인후과에서 알레르기성 비염으로 인한 성대부종을 진단 받았다. 성대부종이 심해 수술을 통한 치료가 필요하다는 전문의 소견도 함께 들었다.

평소 비염이 있었던 K씨는 이번 봄 시즌 골프대회 취재 때문에 골프장에서 살다시피 했고 꽃가루로 인한 재채기와 코맹맹이가 심해지더니 급기야 목소리가 갈라지고 발음도 불분명해졌다. 하지만 목에 통증이 있기 전까지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참았던 것이 병을 키우게 됐다.

국립기상연구소는 최근 지구온난화로 인해 식물의 생육이 활발해지면서 꽃가루의 양이 급증했으며, 꽃가루가 날리는 기간도 길어져 우리나라 봄철 꽃가루의 양은 10년 만에 6배까지 늘었다고 밝혔다. 소나무와 참나무 등의 꽃가루는 아주 미세해 눈에 잘 보이지 않기 때문에 외출 시 마스크를 착용하고 귀가한 뒤에는 손과 얼굴을 깨끗이 씻는 등 주의가 필요하다.

◇헛기침과 킁킁거리는 행동 목소리에 악영향…물을 자주 마시며 예방해야

김형태 예송이비인후과 음성센터 원장은 “알레르기성 비염 환자들은 만성 재채기와 코막힘에 시달리는데, 입으로 자주 숨을 쉬게 되면서 성대에 직접적으로 공기가 닿아 건조해질 수 있다”며 “특히 코와 목의 이물감을 뱉어내려고 기침과 킁킁거리는 행동을 반복할 경우 성대에 무리를 주어 부종이 생길 수 있으며, 후두에 혈관신경성부종이 생길 수 있어, 목소리의 잠김과 쉰목소리가 나타난다. 자극이 장기적으로 지속될 경우 성대에 영구적인 손상을 초래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성대는 1초에 150~250회 정도 고속 진동한다. 성대가 잘 진동하기 위해서는 성대의 점막이 촉촉한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

하지만 알레르기가 심해지면 만성 코막힘 등의 이유로 성대가 건조해진 상태에서 목소리의 지나친 오용 등이 성대점막의 손상과 성대 조직 안에 물집을 만들어 붓게 하거나 부종이 발생한다. 보통은 성대 한쪽 혹은 양쪽에 생길 수 있으나 양쪽에 생기더라도 결절처럼 서로 딱 마주치는 대칭이 되지 않고 비대칭적으로 생기는 것이 특징이다.

성대부종이 생기면 성대의 진동이 평소보다 더디게 되므로 쉰 목소리와 저음이 나타나며, 목이 자주 잠기게 되고 거친 목소리를 만들며, 이물감을 동반하게 된다. 이러한 부종은 흡수가 되어야 하지만 상태에 따라 목소리가 나오지 않을 정도까지 심해지기도 하므로 원래의 목소리를 찾는데 수일 또는 수주가 걸리게 된다.

◇사소한 습관만 고쳐도 성대 질환 예방할 수 있어

성대부종이 확인되면 최대한 말을 하지 않는 것이 도움이 된다. 말을 많이 할수록 성대는 더 많이 움직여 자극을 받게 되므로 더욱 더 부어 오르고 치유기간 또한 길어진다. 비염 치료를 병행해 헛기침과 킁킁거리는 습관도 고치는 것이 좋다.

주변에서 흔히 접하는 커피나 콜라, 사이다, 홍차 등은 성대를 마르게 할 수 있으므로 피하는 것이 좋으며, 성대 윤활유와 성분이 비슷한 물을 자주 마셔 성대를 촉촉하게 유지하는 것이 좋다.

김형태 원장은 “성대부종의 증상이 가벼울 경우 이와 같은 간단한 생활수칙과 함께 이비인후과에서 적절한 처치와 약을 처방 받으면 빨리 가라 앉기도 한다. 그러나 약물처방과 적절한 치료를 했음에도 호전되지 않거나 부종이 더 심해질 경우에는 PDL(펄스다이레이저) 등을 이용해 부종 부위를 제거하여 성대 조직이 정상적으로 재생되도록 돕는 수술적 치료가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특히 김 원장은 “별 것 아니라고 생각해 방치하면 부종이 점점 커지고 대화가 불가능하게 되어 사회생활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으므로 초기에 병원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송병기 기자 songbk@kukimedia.co.kr

*도움말=예송이비인후과 음성센터 김형태 원장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