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토피피부염 치료의 새로운 길-①] 아토피피부염 발병원인에 대한 새로운 접근

기사승인 2013-04-16 08:4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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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토피피부염 치료의 새로운 길-①] 아토피피부염 발병원인에 대한 새로운 접근

최성현 바이오피드 연구소장

[쿠키 건강칼럼] 지금까지 알려져 있는 아토피피부염의 발병 원인에 대한 이론은 면역불균형과 알러젠(알러지 유발물질)에 의한 것, 또는 독성물질의 체내 유입이나 포름알데히드와 같은 유해 화합물과의 접촉으로 인한 것 등이었다.

유전으로 인한 발병, 면역미성숙으로 인한 발병으로 보는 위생가설 등이 면역불균형에서 그 원인을 찾는 이론들이다. 또 집먼지 진드기, 꽃가루, 특정 음식물 등의 알러젠을 유발원인으로 보는 주장도 있다.

그밖에 환경오염이나, 새집증후군을 주장하는 분들은 유해화합물을 아토피피부염의 원인으로 지목된다. 서구화된 식생활로 인한 환경호르몬 등의 과다섭취를 들기도 한다. 장막의 약화로 독성 단백질의 체내유입으로 인해 아토피가 발병된다고 보는 장누수설(장누수증후군)이 등장하기도 했다.

이들 이론들을 뒷받침하는 많은 연구가 발표됐지만 한편으로는 반대의 의견들도 끊임없이 제기돼 왔다.

필자는 면역화학을 전공하면서 이러한 이론들이 어느 것도 아토피피부염을 완벽하게 설명하지 못하고 있음을 발견하고, 보다 근본적인 원인이 있지 않을까 하는 의문을 품고 조사와 연구를 진행했다. 그 결과 이제까지와는 다른 시각으로 아토피피부염의 원인을 이해하고 이에 따른 새로운 방법의 아토피치료에 대한 접근을 시도했다.

통일 전 독일의 아토피피부염 발병 빈도에 대한 조사 결과 우선 필자의 견해를 뒷받침하는 근거 중 하나로, 아토피피부염 발병 원인을 새롭게 이해하는 좋은 예가 될 수 있다.

독일은 같은 민족이 40여 년간 동과 서로 나뉘어져, 약간 다른 식문화를 가지고 있었다. 동독은 라드(돼지고기 추출기름)를 주로 섭취했고, 서독은 마아가린(식물성 중성지방 및 경화유)을 주로 섭취했다. 그 결과 서독에서는 아토피와 천식이 높은 빈도로 발생했고, 동독은 관상동맥심장질환을 포함하는 심혈관계질환의 높은 발생 빈도를 보였다는 것이다.

연구결과는 아토피피부염의 유발 원인이 식물성 지방의 섭취와 연관되어 있음을 우리에게 분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또 다른 연구 결과를 하나 더 들어보겠다. 아토피 질환의 발생 빈도를 조사한 결과들이다. 두 개의 연구결과를 비교해보면 흥미로운 사실들을 발견할 수 있다.

덴마크의 아토피 발병 빈도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1960년생들은 3%, 1970년생들은 약 12%의 유병율을 보였다. 10년 동안 환자가 4배로 급격하게 증가한 것이다. 짧은 기간에 환자가 급격하게 증가했다는 점은 아토피가 유전적인 요인으로 발병한다고 보기 어렵게 한다. 유전적 요인이 단기간에 급격한 변화를 일으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중국의 예를 비교해 보면 더 분명해진다. 중국의 아토피 환자는 2002년에 2.78%,2012년에는 8.3%로 조사돼 역시 4배 가까운 증가율을 보인다. 1960~70년대에 서유럽에서 나타난 아토피 급증 패턴이 40년이 지난 중국에서 매우 유사하게 나타난 것이다.

서유럽과 중국, 지리적인 거리뿐 아니라 각기 다른 문화와 환경을 가진 두 나라에서 30~40년의 시간차를 두고 나타난 매우 유사한 패턴의 아토피 급증 현상은 아토피의 원인에 대한 새로운 시각의 필요성이 대두되었음을 의미한다. 그 변화의 중심에는 식물성 지방 섭취의 급격한 증가가 있기 때문이다.

실제 아토피 발병 빈도의 증가는 각 나라별로 정제된 식물성 오일을 함유한 음식(튀김, 과자) 등과 같은 인스턴트 음식의 대중화 시점과 대체로 일치하기 때문이다. 미국은 1960년대 말, 영국은 1970년 중반, 한국은 1980년대 초, 중국은 2000년대 초반이다.

바이오피드 연구소장 최성현

-영국 옥스포드 생화학과 박사, 면역화학 전공

-강원대학교 생화학과 강사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