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 내어 엉엉 울었더니 내 목에 ‘으악’

기사승인 2013-02-28 10:5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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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시간 목 놓아 울면 성대에 폴립 생길 수도

[쿠키 건강] 어린이집에서 근무하는 유정민(24) 씨는 얼마 전 자신이 가르치는 5세반 아이들 졸업식 날, 헤어지는 것이 서운해 하루 종일 목 놓아 울었다. 다음 날 목안이 심하게 부어 숨쉬기가 힘들었고, 말을 할 때 쉰 소리가 겨우 나왔다. 며칠 째 증상이 이어져 이비인후과에서 후두내시경검사를 받은 결과 ‘성대폴립’을 진단받았다. 성대폴립은 단 한번의 실수로도 성대에 말미잘 모양의 물 혹이 생기는 성대질환이다.


김현수 예송이비인후과 원장은 “성대폴립은 성대의 점막 혈관이 터지면서 출혈이나 부종이 생겨 점차 물 혹이 형성돼 가는 것이다. 주로 무리하게 발성을 하거나 장시간 음성을 사용할 경우 발생할 수도 있지만, 소리 내어 울 경우에도 생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목소리는 폐의 호흡이 목의 성대를 진동시키며 만들어진다. 성대는 목의 양쪽에 있는 2㎝내외의 작은 발성기관으로 말을 할 때 양쪽의 성대가 서로 접촉, 진동해 소리를 만든다. 성대에 폴립과 같은 물 혹이 생기면 성대의 진동이 이상해지거나 양쪽 성대가 충분히 닿지 못하기 때문에 목소리가 잠기게 되고 쉰 목소리가 난다.

후두에 무엇인가 걸려 있는 듯한 이물감이 지속적으로 느껴져 이것을 뱉어내려고 자주 헛기침을 할 경우 증상이 더욱 악화되며, 물 혹이 점차 커지면 공기의 통로가 좁아져 답답하고 숨쉬기 힘든 상황이 이어진다.


물혹이 경미하거나 목소리의 남용이 원인일 때는 음성치료와 발성연습을 통해 치료가 가능하다.음성치료는 목소리 오남용을 줄이면서 발성 시 복식호흡을 하는 것과 발성하기 전 반복해서 의식적으로 하품이나 한숨을 쉬는 운동인 근육이완법을 통해 폴립의 크기를 줄일 수 있다. 하지만 자연적으로 치유되기 어렵고 재발이 잦을 경우 수술을 통해 치료해야 한다.

성대폴립 등 성대질환은 재발이 잦기 때문에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 우선성대에 자극을 주는 헛기침과 비정상적인 발성습관을 고치는 것이 필요하다. 직업상 장시간의 상담 및 강의를 해야 하는 경우에는 상대와의 거리를 가깝게 하고, 편안하고 긴장되지 않은 어조로 말하는 것이 좋다.

김현수 원장은 “감정의 기복으로 인해 울컥하거나 흥분해서 목에 힘을 주고 소리칠 경우 성대에 무리가 갈 수 있으므로 심호흡을 한 후 말을 이어가는 것이 좋다”며 “속삭이는 소리 역시 성대에 힘이 들어가므로 피해야 하며, 시끄러운 장소에서는 가급적 대화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성지 기자 ohappy@kukimedia.co.kr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