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월한 유전자, ‘좋은 목소리’도 유전될까?

기사승인 2013-02-01 12: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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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 건강] 최근 어린이 가수 선발 오디션 프로그램인 엠넷 ‘보이스키즈’에 걸그룹 AOA의 멤버 유나의 여동생이 참가해 이슈가 되고 있다. 특히 자매가 같은 재능을 가져 ‘우월한 유전자’라는 호평을 받으며, 좋은 목소리 유전에 대한 관심이 쏠리기도 했다. ‘정자매’로 유명한 걸그룹 소녀시대의 멤버인 제시카와 f(x)의 멤버 크리스탈 역시 각자의 그룹에서 보컬로 활동하며, 외모뿐만 아니라 탁월한 목소리로 가창력을 인정받고 있다.

이처럼 한 부모에게 태어난 형제, 자매들이 외모뿐만 아니라 좋은 목소리, 성량 등이 닮아 같은 직업을 택하는 경우가 있다. ‘우월한 유전자’라는 수식어는 목소리뿐만 아니라 노래를 잘할 수 있는 성량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목소리 사용하는 신체기관 구조, 형질 유전

김형태 예송이비인후과 원장은 “형제 또는 자매가 비슷한 성량의 목소리로 가수 또는 뮤지컬 배우 등의 직업을 갖게 되는 것은 한 부모에게 동일한 유전적 형질과 언어적 습득이 이뤄지고 비슷한 학습 환경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유전적 형질이 동일할 경우 폐, 인두강, 후두와 성대의 골격과 근육 및 구강구조, 혀의 움직임, 발성습관 등이 비슷해 결국 비슷한 목소리를 만들 수 있는 것이며, 같은 환경에서 습득된 언어적 특성 때문에 발성 패턴 역시 같은 양상을 보여 비슷한 목소리를 만들게 된다”고 설명했다.

사람의 목소리는 여러 가지 경로를 거치면서 특징적인 소리를 만든다. 성대의 떨림에 의해 만들어진 소리가 목구멍을 통해 전달돼 나오면서 공명이라는 현상이 일어나는데, 이때 개개인의 특징적인 목소리의 음색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모녀, 부자, 형제, 자매간에 비슷한 목소리와 성량을 갖게 되는 이유는 성대의모양이나 목구멍의 모양새가 흡사하기 때문이다.

◇발성기관, 성대구조 비슷하면 목소리 흉내 가능

발성기관과 성대구조가 다른 사람이라도 비슷한 목소리 흉내는 가능하다. 이미테이션 가수들은 진짜 가수를 닮기 위해 수없이 노래를 따라 하면서 그 가수가 갖고 있는 소리의 특징을 파악한다. 반복적인 연습을 통해 진짜와 비슷한 진동기와 공명기의 모습을 만들고, 발성 패턴 또한 비슷하게 학습함으로써 흡사한 목소리를 갖게 된다.

그렇다고 모든 목소리가 이미테이션의 대상이 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비슷하게 흉내 낼 수 있는 목소리 범위는 발성기관을 변화시킬 수 있는 한계와 관련이 있다. 이미테이션 대상의 발성기관과 성대 구조가 크게 다르면 복제는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김형태 원장은 “선천적으로 좋은 목소리를 물려받았다 하더라도 노력하지 않으면 영원히 유지하지는 못한다. 환경적인 영향에 의해 변화가 생겨 형제, 자매 등 처음에 비슷했던 목소리가 자신이 원하는 방향에 따라 전혀 다르게 바뀔 수도 있다”며 “좋은 목소리를 갖기 위해서는 타고난 부분이 적다고 해도 올바른 방법으로 연습하면 성대 근육이 발달하거나 공명강 조절이 자유롭게 돼 좋은 목소리를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성지 기자 ohappy@kukimedia.co.kr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