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40대 남성도 전립선비대증 안전지대 아니다

기사승인 2012-09-24 10: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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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40대 남성도 전립선비대증 안전지대 아니다

한국남성 전립선 크기 5년새 23.5% 커져, 꾸준한 관심과 관리 필요

[쿠키 건강] 한국남성의 평균 전립선 크기가 5년 전에 비해 평균 23.5% 더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전립선비대증 안전지대에 속했던 40대 남성들의 평균 전립선 크기도 5년전 16.7g에서 평균 20.9g으로 늘어, 전립선비대증 진단 기준치로 진입해 꾸준한 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대한비뇨기과학회(회장 정문기·부산의대 비뇨기과 교수)는 이러한 내용을 담은 ‘2006년부터 2011년까지 서울아산병원 건강검진센터에서 실시된 경직장 초음파검사 9333건의 전립선 크기 분석결과’를 23일 발표했다.

이번 분석결과 2006년과 2011년 조사된 환자군의 연령별 분포는 유사했다. 경직장 초음파검사는 전립선비대증 검사 방법 중 하나이며, 의학적으로 전립선 크기는 20g을 기준으로 전립선비대증이 진단된다.

◇60내 남성 가장 크게 늘고, 40대는 전립선비대증 진단 기준치로 진입

이번 분석에 따르면 30대 이상 성인 남성의 평균 전립선 크기는 2006년 19.1g에서 2011년 23.6g으로, 평균 4.5g(23.5%) 더 커졌다. 특히 가장 큰 변화를 보인 것은 60대로 2006년 21.1g에서 2011년 27g으로 5.9g(27.9%) 늘었다. 40대 남성들의 경우 평균 전립선 크기가 5년 전 16.7g으로 전립선비대증으로부터 안전 지대에 속했지만, 2011년에는 평균 20.9g으로 전립선비대증 진단이 내려지는 수준으로 커졌다.

비뇨기과학회에 따르면 이러한 수치 변화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분석 결과와도 유사하다. 심평원이 지난 2006년부터 2011년까지 전립선비대증 진료인원을 조사한 결과 전립선비대증 진료인원은 5년 새 67.3% 급증했다.

이러한 전립선 크기 증가에 대해 대한비뇨기과학회 측은 동물성 식품 위주의 서구화된 식습관과 관련이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일반적으로 동물성 지방은 전립선비대증의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실제 2011년 농수산식품 주요통계지표에 따르면 2010년 대한민국 국민 1인당 육류소비가 38.8kg으로 2005년의 32.1kg에 비해 2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 급증하는 육류 소비문화가 남성 건강의 적신호의 원인 중 하나가 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정문기 대한비뇨기과학회 회장은 “육류 위주의 회식과 음주가 잦은 한국 남성들에게서 건강 이상 신호가 발견되는 것”이라며 “전립선비대증은 남성이라면 대부분 겪게 되는 질환이므로 젊을 때부터 전립선 크기에 관심을 갖고 꾸준히 검진을 받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전립선비대증 방치는 금물, 지속적 관리 필요

이번 전립선 크기 조사와 함께 지난 2006년부터 2011년까지 경직장 초음파 검사를 받은 남성 중, 재 검사를 시행한 4010명에 대한 분석도 이뤄졌다.

동일 환자의 전립선 크기를 5년의 시간차를 두고 검사 한 결과, 5년 전에 비해 전립선 크기가 증가한 사람은 74%(2958명)였다. 이들은 매년 평균 8.9%씩 전립선 크기가 커지는 양상을 보였다. 이처럼 전립선비대증은 연령이 증가함에 따라 전립선 크기가 점점 커지는 진행성 질환으로, 전립선비대증 진단을 받고 치료를 받았더라도 나이가 듦에 따라 전립선 크기는 계속 자라게 된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치료를 받지 않고 전립선 크기가 커지는 것을 방치하면 소변 보기가 불편해 지는 증상을 유발하거나, 요도에 지속적인 압박이 가해져 요폐가 유발되는데 급성요폐는 갑자기 소변을 볼 수 없어 방광에 소변이 가득 차는 응급상황으로 하복부 통증이 심해지는 경우도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러한 상황이 지속되면 방광근육의 수축력이 소실돼 치료 후에도 방광기능의 회복이 불가능해질 수 있고, 신장이 커져 신장기능이 저하되기도 한다. 지속적인 요폐는 방광결석이나 방광게실 형성, 신장기능 상실, 요로감염, 신우신염 등의 결과를 초래해 생명에 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따라서 심각한 전립선비대증으로 인한 불편과 위험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젊은 나이 때부터 전립선비대증 증상을 바로 알고 조기에 검진을 받는 것이 좋다. 특히 지속적인 전립선 크기 관리와 약물치료, 생활습관 개선을 병행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규성 대한비뇨기과학회 홍보이사(삼성서울병원 비뇨기과 교수)는 “비뇨기과 검진을 통해 전립선 크기와 상태를 정확하게 검진하고 관리하면 전립선비대증으로 인한 불편과 급성요폐 증상과 같은 위험에서 벗어날 수 있다”면서 “전립선비대증에 관심을 갖고 생활습관 개선과 검진을 통한 관리를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송병기 기자 songbk@kukimedia.co.kr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