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불청객, 사타구니의 무좀 ‘완선’

기사승인 2012-06-27 17: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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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진으로 오해해 잘못된 치료하는 경우 많아

[쿠키 건강] 회사원 김씨는 요즘 주변 시선에 신경 쓰는 이상한 버릇이 생겼다. 한달 전부터 생긴 사타구니 부위의 극심한 가려움 때문이다. 민망한 부위라 남이 볼까 제대로 긁지도 못하고 다리를 배배 꼬기만 하는 실정이다. 김씨는 습진에 걸린 것이라 자가진단하고 수시로 사타구니 부위에 습진연고를 바랐지만 효과를 보지 못했다. 날이 더워지면서 증상이 심해지고 색소침착까지 돼서야 병원을 갔고 그는 병원에서 이것이 습진이 아니라 바로 사타구니에 생기는 무좀인 ‘완선’임을 알 수 있었다.

이처럼 요즘 같은 무더운 여름철에 심해지고 습진으로 오해해 병을 키우기 쉬운 사타구니 완선에 대해 을지대학병원 피부과 이중선 교수의 도움말로 알아보자.

헉! 무좀이라고요?

사타구니 완선은 습진이나 성병으로 오해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사타구니 완선은 인체에 감염을 일으키는 병원성 곰팡이가 통풍이 안 되고 땀과 체액으로 축축한 사타구니 부위에 번식해 홍반과 극심한 가려움을 유발하며, 방치하면 피부의 색소침착과 엉덩이 등 체부백선으로 번질 수 있는 피부질환이다.

사무직 종사자, 운전기사, 학생 등 오래 앉아서 생활하는 남성에게 발병률이 높다. 남성이 여성보다 완선에 발병률이 높은 이유는 고환 때문에 허벅지와 사타구니에 땀이 많이 차 곰팡이가 살기 좋은 환경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그 외에도 발에 무좀을 앓고 있는 경우 발을 긁고 씻지 않은 손으로 사타구니를 긁어 발병하기도 한다.

민망한 부위, 치료는 어떻게?

사타구니 완선은 부위가 부위인지라 쉽사리 병원 문을 두드리기가 어렵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자가진단을 통해 습진으로 오해하고 병변에 습진연고를 도포하는 등 잘못된 치료방법으로 증상이 악화되기도 한다. 섣부른 자가진단 보단 사타구니 부위에 1주 이상의 가려움이 지속되면 전문의를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좋다.

사타구니 완선은 다른 신체에 발생한 무좀과 마찬가지로 항진균제로 치료된다. 경구용 항진균제를 수 주 복용하면 치료가 잘 되며 범위가 작아 증상이 심하지 않다면 국소도포용 항진균제로도 효과를 볼 수 있다.

이중선 교수는 “2주 정도 항진균제 사용으로 증상은 호전되지만 피부 속에 숨어 있던 곰팡이에 의해 재발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 증상이 좋아지더라도 국소도포용 항진균제를 2~3주 정도 더 충분히 발라주는 등 꾸준한 관리가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잘 씻고 잘 말리자

사타구니 완선은 한번 걸리면 재발이 흔한 발 무좀과 마찬가지로 꾸준한 관리를 통한 예방이 중요하다. 사타구니 완선은 사타구니 부위에 땀과 체액으로 인해 병원성 곰팡이의 번식, 발병하기 때문에 살균효과가 있는 제품을 사용해 샤워 후 사타구니 부위를 잘 말려줘야 한다. 또한 사타구니를 압박하는 삼각형 팬티보다는 사각형 팬티를 것이 통풍이 잘돼 사타구니 완선 예방에 도움이 된다.

완선은 곰팡이의 번식으로 인한 질환이기 때문에 곰팡이가 많이 서식하고 있는 대중목욕탕, 찜질방 등의 출입은 완선이 악화될 수 있으므로 삼가야한다. 완선으로 고생하는 사람들 중 발에 무좀을 같이 앓고 있다면 무좀의 치료를 병행해야 한다. 완선이 완치됐어도 발에 무좀이 남아 있다면 무좀으로 인해 완선이 쉽게 재발하기 때문이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성지 기자 ohappy@kukimedia.co.kr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