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진 교수·순천향대병원 고도비만수술센터 소장(외과)

[쿠키 건강칼럼] ‘남편이 3kg이나 체중이 줄었어요’, ‘수술은 딸아이가 받았는데 제가 살이 빠져요’, ‘아이들이 엄마 요리를 너무 좋아해요’

고도비만수술 즉 위를 자르거나, 소장과 연결한다고 하면 우선 겁부터 나고 거부감이 드는 것이 사실이다. 부모님의 경우는 좀 덜 하지만 특히 배우자를 설득하기란 쉽지 않다. 부부가 함께 외래를 찾은 경우 반수는 이렇게 되짚어 질문을 한다. ‘선생님 다른 방법은 없나요’, ‘정말 이게 적절한 선택인가요?’

환자가 남편이든 부인이든 질문은 매한가지다. 당연히 쉽지 않고 선뜻 결정하기가 어려운 일임에는 틀림없다.

그러나 다행인 것은 수술 후 그리 길지 않은 시간에 일어나는 긍정적인 변화들로 앞선 걱정이 기우였음을 확인하고 안심하게 되며, 또한 환자 자신의 변화뿐 아니라 가족 전체에게 일어난 바람직한 변화에 저절로 미소가 지어지게 되는 것이다.

지난 2011년 10월 미국 스탠포드 대학에서 아주 흥미로운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그 제목이 바로 ‘고도비만 수술과 후광효과, halo effect’다. 35명의 위우회술이 시행된 환자의 가족구성원(성인 35명과 15명의 어린이)을 수술 전후 환자와 함께 방문하도록 해 식이 및 생활습관 교정 교육을 시행했다. 그리고 글 결과를 1년 뒤 평가한 것이다.

요약하면 이렇다. 첫째, 수술 받은 환자는 1년간 약 45kg의 체중감소를 보였다. 둘째, 가족 구성원 중 성인의 경우 전체적으로 약 5kg내외의 체중감소를 보였으며, 특히 비만한 성인의 경우 더욱 의미 있는 체중감소를 보였다.(아이들의 경우는 성장기를 고려해서 평가해야 하기에 판단에 어려움이 있었다)

셋째, 설문 조사 결과, 성인과 아이를 포함하는 가족 구성원 모두 운동량이 증가하고, TV시청이 줄고, 술 먹는 날짜가 줄어들었으며, 나쁜 음식 습관이 줄어 들었음을 확인했다.

즉 가족 구성원 중 한 명이 고도비만 수술을 통해 식이 습관과 생활 습관을 교정하면 다른 가족들 모두 긍정적 변화가 일어남을 객관화 한 것이다.

부부가 함께 금연을 시도한 경우 그렇지 못한 경우에 비해 성공 확률이 67%까지 올라간다고 한다. 비만 치료 역시 마찬가지다. 어찌 보면 비만은 가족질환이며, 그 치료에 가족 구성원 모두가 함께 해야 하는 것이다.

물론 고도비만 수술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본인 자신에 대한 동기부여다. 그러나 든든한 가족들의 격려와 뒷받침은 환자의 성공뿐 아니라 가족 전체 건강에 멋진 후광효과가 일어남을 꼭 기억했으면 한다.

<순천향대병원 김용진 교수>

-충남대의과대학 졸업

-서울아산병원 외과 위암분과 전임의

-순천향대서울병원 외과 부교수 및 고도비만수술센터 소장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