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진 교수의 고도비만수술 바로알기]고도비만 수술과 덤핑증후군

기사승인 2012-05-15 12:02:01
- + 인쇄
[김용진 교수의 고도비만수술 바로알기]고도비만 수술과 덤핑증후군

김용진 교수·순천향대병원 고도비만수술센터 소장(외과)

[쿠키 건강칼럼] ‘고도비만 수술을 하면 당연히 덤핑증후군이 생기는 것 아닌가요’ ‘어제 저녁을 먹다가 가슴이 꽉 막혔어요. 인터넷을 찾아 보니 덤핑증후군이라 하던데 괜찮은가요’ 등등 여러 질문이 필자에게 쏟아진다. 너무 많은 정보가 가끔은 심각한 오류를 만드는 것 같다.

덤핑증후군은 이미 위암환자들의 수술 후 경험을 통해 일반인에게도 잘 알려진 용어다. 위의 정상적인 기능을 이해하면 덤핑증후군은 사실 수술 후의 정상적인 변화일 뿐 합병증이거나 위험한 것이 결코 아니다. 위가 정상적인 경우 위에서 십이지장으로 넘어가는 길목에 괄약근(유문근)이 있어 음식이 소장으로 넘어가는 양과 속도를 조절하게 된다.

이에 따라 내려가는 양뿐 아니라 담즙이나 췌장에서 분비되는 소화 호르몬과 섞이는 정도도 조화롭게 이루어지는 것이다. 덤핑증후군은 위암 수술 시 불가피하게 이 괄약근이 잘리게 되고 남은 위와 소장이 연결되면 음식이 한꺼번에 소장으로 바로 내려가면서 발생하는 현상인 것이다.

결국 고도비만 수술 중 위우회술을 시행한 환자만 이런 덤핑증상이 발생하게 되며, 위밴드나 위절제 환자에게는 발생되지 않는다.

덤핑증후군은 크게 조기덤핑과 후기덤핑으로 나뉜다. 조기덤핑은 수술 후 30분 전후로 발생하며 음식이 소장으로 바로 내려가면서 그리고 많은 양을 소장에서 한꺼번에 소화 시키기 위해 혈액이 소장으로 몰리면서 발생하는 증상이다.

‘배가 쥐어 짜듯이 아파요’, ‘어지럽고 머리가 아파요’, ‘가슴이 두근거리고 식은 땀이 나요’ 등이 대표적인 증상이다. 후기 덤핑은 혈당과 관련된 것으로 식사 후 2시간 전후로 나타난다. 소장으로 쏟아진 음식에 당분(특히 탄수화물)이 한꺼번에 흡수되면서 급격한 혈당증가와 이에 대한 보상으로 인슐린 분비가 증가하여 혈당이 떨어지는 저혈당 증상이 바로 후기 덤핑이다. 결국 이로 인해 심한 피로감과 졸림 증상을 호소하게 된다.

다행인 것은 모든 수술(위우회술) 환자에서 발생하는 것도 아니고, 수술 후 6개월을 넘어가면서 대부분 잘 적응하게 되고 일상생활에 전혀 지장을 주지 않게 된다. 설령 심한 덤핑증상을 호소하는 경우에도 식이 습관의 교정 및 약물치료 등을 통해 해결될 수 있다.

오히려 고도비만 환자의 경우 나쁜 식이 습관(달고 당이 높은 음식을 즐기는 습관)을 가진 경우라면, 덤핑 증상이 식이 습관을 교정하는 데 효과적일 수 있다.

물론 덤핑증상은 때때로 환자에게 심한 무력감 및 불편을 초래할 수 있다. 그러나 이 증상이 후유증이나 부작용이라는 생각보다는 수술 후 정상적인 변화임을 그리고 생활습관의 교정(천천히 먹기, 단순 당이 들어있는 음식 피하기, 단백질이 풍부한 음식 먹기, 식사 중간에 물 먹지 않기, 식후에 바로 눕지 않기 등등)을 통해서 해결될 수 있다는 안심을 했으면 한다.

또한 고도비만 환자의 경우 이런 증상이 발생한 것이 잘못된 식사습관에 기인한 것임을 인지하고 행동한다면 체중감량에도 큰 도움이 될 수 있음을 이해했으면 한다.

<순천향대병원 김용진 교수>

-충남대의과대학 졸업

-서울아산병원 외과 위암분과 전임의

-순천향대서울병원 외과 부교수 및 고도비만수술센터 소장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