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진 교수의 고도비만수술 바로알기] 2차 고도비만 수술

기사승인 2012-05-02 09:3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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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진 교수의 고도비만수술 바로알기] 2차 고도비만 수술

김용진 교수·순천향대병원 고도비만수술센터 소장(외과)

[쿠키 건강칼럼] 아직 고도비만 수술자체에 대한 인식도 부족한데 갑자기 2차 수술 이야기를 꺼내는 것이 좀 당황스러울 수 있다. 그러나 고도비만 수술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필수적인 부분이기에 간단하게 나마 정리한다.

오랜 고도비만 수술 역사를 가진 미국이나 유럽의 경우 연간 행해지는 전체 고도비만 수술의 약 20%가 바로 2차 고도비만 수술이다. 이런 이유는 고도비만 수술이 갖는 특성 때문이다.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보편적인 수술과 달리, 체중 감량 및 비만관련 질환 개선에 그 목적이 있기에 모든 환자가 100%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을 수 없기 때문이다.

2차 고도비만수술은 일반적인 재수술과는 조금 다른 성격을 띤다. 단순히 수술관련 합병증을 해결하는 재수술과 달리 불충분한 체중감소, 체중 증가, 및 동반질환의 지속 등을 해결하기 위한 것이기에 엄연히 ‘삶의 질’ 향상 측면에서 접근해야 한다.

지난 해 여름 위절제술을 시행한 지 1년 반이 조금 넘은 40대 후반의 여자 환자가 오랜만에 외래를 찾았다. 그간 장기 출장으로 병원을 찾을 수 없었다고 한다. 처음 수술 당시 100kg에 육박하던 몸무게는65kg을 유지하고 있었고 허리 통증도 말끔히 낳았다고 한다.

그런데 문제는 당뇨였다. 적절한 체중감소에도 불구하고 혈당 조절을 위해서는 여전히 인슐린이 필요했고 당화혈색소 수치도 좀처럼 떨어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간 필자의 경험, 문헌, 그리고 환자와 충분한 상의를 거쳐 2차 수술(위우회술)을 시행했다. 그 후 추가로 약 5kg의 체중감소가 있었고, 아직 경구 혈당 강하제는 필요하지만 인슐린의 도움 없이 정상 혈당을 유지하고 있다.

이상적으로는 한 번의 수술로 평생 안정적인 체중관리 및 비만관련 질환이 개선되는 것이 최선일 것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1~-30%의 환자가 결국 2차 수술이 필요하게 된다. 수술관련 합병증을 제외하고2차 수술이 필요하게 되는 주요 원인은 체중관련 문제다.

이렇게 체중관련 문제가 잘 해결되지 못한 가장 큰 이유는 1차 수술의 선택이 잘못돼서가 아니라 고도비만 수술 자체에 대한 충분한 이해 없이 수술 시행되고 이후 적절한 관리가 이루어지지 않아 식이패턴에 이상(부적절한 식이 적응)이 생겼기 때문이다.

이렇기에 2차 수술에 대한 이해가 고도비만 수술을 올바로 이해하는 데 중요하다는 것이다. 즉 고도비만 수술 전 치료에 대한 충분한 동기부여를 하고 건강한 생활습관을 유지하는 것이 수술의 장기적인 성공에 있어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는 사실을 반드시 잊지 말아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차 고도비만 수술은 중요하고 꼭 필요한 수술이다. 1차 고도비만 수술에 실패한 환자의 경우 '삶의 질'은 더욱 더 나빠질 수 밖에 없다. 여전히 비만은 지속되고, 비만관련 질환은 악화되고, 결국 자포자기로 이어진다.

충분한 기회가 있다. 좀 더 면밀한 수술 전 검사, 수술 전 생활습관의 개선, 수술 후 일어날 변화에 대한대비 등이 철저히 이루어진다면, 설령 1차 수술에 실패했다 할 지라도, 2차 고도비만 수술을 통해 다시금 ‘삶의 질’은 개선될 수 있다.

<순천향대병원 김용진 교수>

-충남대의과대학 졸업

-서울아산병원 외과 위암분과 전임의

-순천향대서울병원 외과 부교수 및 고도비만수술센터 소장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