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진 교수의 고도비만수술 바로알기] 폭식습관이 있는 환자의 고도비만수술

기사승인 2012-04-24 09:0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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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진 교수의 고도비만수술 바로알기] 폭식습관이 있는 환자의 고도비만수술

김용진 교수·순천향대병원 고도비만수술센터 소장(외과)

[쿠키 건강칼럼] “저는 뚱뚱하지는 않지만 저녁마다 폭식하는 습관이 있어요. 이런 경우도 수술을 하면 도움이 되나요?” “고도비만 수술 후에도 계속 폭식을 하면 위가 늘어나 결국 다시 살이 찌는 것은 아닌가요?”

여러 경로를 통해 흔하게 접하는 질문들이다. 결론을 미리 정리하면 고도비만 아닌 경우, 단순히 폭식 습관을 교정하기 위한 목적이라면 수술은 적절하지 못한 판단이다. 그러나 고도비만인 경우라면 혹여 폭식습관이 있더라도 수술로 체중관리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약간 앞뒤가 맞지 않는 결론일 수 있다. 위 크기를 줄이면 자연스럽게 폭식 습관이 교정되는 것이 아닌 가요. 그렇지 않다. 이런 오해는 비만의 원인에 대한 잘못된 이해와 폭식증에 대한 편견 때문이다.

사실 환자가 고도비만에 이르게 되는 데 있어, 폭식증과 같은 개인의 잘못된 생활 습관이 원인이 되는 경우는 20% 내외에 지나지 않는다. 또 폭식증은 거식증이나 강박적 구토와 같은 식이장애와 동일시 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물론 하나의 증상일 수는 있지만 폭식증 자체가 질병은 아니라는 것이다. 실제 거식증 환자의 대부분은 정상체중 이하이며, 오히려 폭식 습관을 가진 경우 많게는 30%까지 고도비만에 이르게 된다.

고도비만 수술의 일차 목적은 체중감량에 있다. 그 다음은 다름 아닌 감량된 체중을 유지하는 데 있는 것이다. 즉 정상체중인 폭식증 환자의 치료로 적절하지 못하다는 것이다.

오히려 정상 혹은 약간의 과체중이 있는 경우 반복되는 다이어트와 이에 보상작용으로 발달한 폭식증의 경우 고도비만 수술은 오히려 환자의 건강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 잘못된 식이 습관을 유도하여 장기적으로 체중관리에 전혀 도움이 될 수 없음을 잘 이해해야 한다.

그러나 거식증이나 강박적 구토와 같은 식이 장애가 아닌 단순 폭식증에 동반된 고도비만의 경우는 전혀 다르다. 물론 폭식 습관이 없는 경우에 비하면 장기적인 결과가 떨어지기는 하지만 그래도 비교적 만족할 만한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이와 관련해 지난 해 아주 흥미로운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고도비만 환자만을 대상으로 폭식증 없었던 경우에 수술을 시행한 경우(80명), 폭식증이 있지만 수술을 시행한 경우(51명), 그리고 폭식증이 없는 고도비만 환자(57명)에서 적극적 생활습관치료를 시행한 후 1년간 경과를 관찰한 연구다. 각각 순서대로 33kg, 29kg, 및 15kg의 체중감소를 보였다. 즉 고도비만 수술을 시행하는 데 있어 폭식 습관이 제한 요소는 아니라는 것이다.

고도비만 수술 후 장기적인 성공을 위해서는 올바르고 건강한 식이 및 생활 습관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은 결코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적은 량에 포만감을 느끼고, 고당 고지방이 아닌 적절한 칼로리를 섭취하는 습관을 그리고 간식과 반복되는 음주를 하지 않는 생활 습관을 기르는 것이다.

그러나 폭식습관을 가진 고도비만 환자의 경우, 수술을 통해 물리적으로 위 크기를 줄여놓으면, 많은 수에서 폭식습관이 교정되어 폭식습관이 없던 고도비만 환자와 비슷한 체중감량 결과를 보인다는 것이다.

<순천향대병원 김용진 교수>

-충남대의과대학 졸업

-서울아산병원 외과 위암분과 전임의

-순천향대서울병원 외과 부교수 및 고도비만수술센터 소장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