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룡띠 아기와 함께 찾아온 임신불면증 해결법은?

기사승인 2012-03-23 15:5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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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룡띠 아기와 함께 찾아온 임신불면증 해결법은?

[쿠키 건강] #지난해 여름, 원하던 첫 아기를 임신한 김효진(30)씨는 그때 까지만 해도 자신이 엄마가 된다는 사실이 실감이 나지 않았다. 또 흑룡 띠 아기를 출산하겠다며 주변 사람들이 축하해줄 때까지만 해도 얼떨떨하기만 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처음 겪는 몸의 변화에 괜히 예민해지고 시시때때로 감정도 변하는 듯 하다. 아울러 살면서 경험해보지 못한 본인의 몸무게를 보고 놀라기도 하고 불뚝 튀어나온 배로 생활하다 보니 세상의 모든 엄마들이 존경스러워졌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산달이 코앞으로 다가온 김씨에게 누워도 잠이 들지 않는 ‘임신불면증’까지 나타났다.

◇호르몬 변화 시기 따라 달라지는 여성들의 수면패턴= 여성들 중에서도 임신기간이 아니더라도 생리기간이나 배란기간에 평소와 다른 수면패턴을 보이는 사람들이 더러 있다. 하물며 임신을 한 여성들은 신진대사가 증가하면서 기초 체온이 바뀌어 유난히 추위와 더위를 많이 타기도 하고 땀 등 분비물이 많아지는 급격한 변화가 나타난다. 특히 첫 아이를 임신한 여성들은 평소와 전혀 다른 자율 신경계의 변화, 혈압의 증감 등 신체 변화에 적응하지 못한 까닭으로 갑자기 잠이 많아질 수도 있고 반대로 잠이 줄어들 수도 있다.

◇기분전환 요인 사라져 스트레스 증가= 일반적으로 불면증을 앓고 있는 사람들을 살펴보면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하는 원인이 바로 ‘스트레스’다. 그런데 임산부들은 점차 배가 불러오면서 허벅지와 엉덩이, 팔 등 몸 전체에 태아의 영양 공급을 위한 체지방이 쌓인다. 전과 다르게 몸매가 급격하게 변화하면서 자연스럽게 예쁜 옷은 물론 새로 나온 신상 구두, 독한 파마약이 가득한 미용실은 넘보지도 못하는 입장이 돼 버린다. 가끔씩 기분전환 겸 본인을 아름답게 꾸미고 그 모습을 즐기면서 스트레스를 풀기도 하는 여성들의 특성상 임산부들은 아무 것도 할 수가 없으니 스트레스가 쌓이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혈액순환 장애로 인한 저림, 잦아진 빈뇨감과 불편한 수면자세= 또한 임신 전 신체 곳곳에서 원활하게 돌아가던 혈액이 임신 후에는 자궁의 태아에게 영양이 공급될 수 있도록 집중하면서 혈액 순환이 더뎌진다. 이 때문에 엄마는 수면 중 팔이나 다리 저림을 느낄 수 있고 태아의 성장과 함께 위와 방광이 눌려 소화가 잘 안 되고 화장실을 자주 가기도 하는 등 숙면의 방해요인이 많아진다. “엎드려 자는 것이 소원”이라던 어느 임산부의 말처럼 수면 자세 또한 자유롭지 못하고 불편해져 쉽게 잠이 들지 못한다.

◇대추, 산조인, 백자인, 생강차, 귤피차 복용 도움= 임신 중에 나타난 불면증 완화를 위해 집에서 간단하게 먹을 수 있는 음식을 추천한다면 우선 대추를 꼽을 수 있다. 대추는 맛이 달달해 먹기 편할 뿐 아니라 대추 자체가 신경을 안정시키는 효능이 있어 예부터 자주 이용되는 한약재다. 산조인이나 백자인과 같은 약재도 수면에 도움을 주며 씨앗 종류의 약재이기 때문에 음식이 조심스러운 임산부도 큰 부담 없이 먹을 수 있다. 또한 임신 중에 나타나는 변화를 예방한다는 차원에서 생강차나 귤피차를 마시는 것도 좋다. 이 밖에 통밀밥이나 연자육밥, 콩 종류, 우유가 도움이 될 수 있다.

허정원 자미원한의원 원장은 “원래 임신 중 혹은 산후, 육아 중에 모든 엄마들이 약간의 수면리듬의 혼란을 겪게 되는데 몸의 변화, 출산의 고통과 산후우울증에 대한 공포감, 그리고 육아 부담감을 포함한 심리적인 이유가 불면증의 가장 큰 원인이 된다”면서 “이 같은 상황에서 출산 후에도 시도 때도 없이 자고 깨서 우는 아기의 수면 패턴에 맞춰진 산모의 불규칙한 수면리듬은 불면증을 고착화 시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허 원장은 또 “불면증으로 고생할 때는 적절한 한약을 복용하면 도움이 되기도 하지만 임신 중 여성들은 태아에 대한 염려 때문에 망설이는 경우가 많다”며 “그러나 불면증은 만성으로 굳어지면 수시로 재발해 일상생활을 방해할 수 있는 무서운 질환이다. 만약 불면증 증상이 4주가 넘는다면 전문의의 진단을 받고 임산부에 적절한 한약재를 잘 선별해 처방받아 불면증을 치료하면 태아에게 영향을 주지 않고 건강하게 수면을 회복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박주호 기자 epi0212@kmib.co.kr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