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환자와 가족, 간병 부담 때문에 ‘완화의료’ 선호

기사승인 2015-07-03 11: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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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환자와 가족, 간병 부담 때문에 ‘완화의료’ 선호

"간병 부담 덜어주는 ‘보호자 없는 병원’ 대안

[쿠키뉴스=송병기 기자] 암환자와 가족들은 환자에 대한 간병 부담이 클수록 완화의료를 선호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하지만 간병 부담을 이유로 결정된 완화의료는 환자의 존엄성과 자율성을 훼손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따라서 암환자와 가족의 간병 부담을 낮추고 올바른 완화의료 결정을 돕는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서울대학교병원 암건강증진센터 신동욱 교수(사진 왼쪽)·이지은 전문의(가운데)와 충북대학교 의과대학 박종혁 교수(오른쪽) 연구팀은 국립암센터와 함께 암환자와 가족 326쌍을 대상으로 ‘환자 간병 부담’과 ‘환자 완화의료 선택’의 상관성을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환자 간병 부담을 신체적, 감정적, 사회적, 경제적, 일상생활 등 5개 상세 영역으로 나눠 분석을 시시했다. 암환자와 가족에게 지난 한달 간 느낀 각 영역의 부담(환자-본인이 가족에게 준 간병 부담, 가족-환자 간병 부담)을 1에서 4로 점수화(부담이 클수록 수치 커짐)하도록 했다. 그리고 환자가 회복이 불가능하다고 가정할 때 완화의료와 연명치료 중 하나를 택하게 했다.

분석 결과, 완화의료를 택한 환자는 연명치료를 택한 환자보다 본인이 가족에게 큰 간병 부담을 준다고 느끼는 것으로 확인됐다.

5개 영역의 평균 점수를 비교해 보면, 완화의료를 택한 환자의 점수(2.78)가 연명치료를 택한 환자의 점수(2.44)보다 높았다. 이 평균 점수가 1점 오르면 환자가 완화의료를 택한 가능성은 1.61배나 증가해 간병 부담과 완화의료의 강한 상관성도 확인됐다.

가족 역시 완화의료를 택한 가족(2.44)이 연명치료를 택한 가족(2.16)보다 간병 부담을 크게 느끼고 있었으며, 점수가 1점 오르면 가족이 완화의료를 택할 가능성은 1.67배 증가했다.

이에 대해 신동욱 교수는 “완화의료는 간병인, 자원봉사자 등의 도움을 받기 때문에 가족 입장에서는 환자 간병에 대한 부담을 크게 덜 수 있다. 경제적인 측면에서도 완화의료가 상대적으로 저렴하다”며 “타인에게 피해를 주지 않으려는 유교문화도 완화의료를 택하는 이유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신 교수는 “완화의료는 환자와 가족의 상태, 의견 등을 고려해 신중히 결정해야 하지만 간병에 대한 부담이 주된 이유가 될 경우 환자의 존엄성과 자율성을 크게 해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또한 박종혁 교수는 “환자와 가족의 간병 부담을 줄이고 올바른 완화의료 결정을 돕기 위해 경제적 지원, 교육 프로그램 제공 등이 필요하다. 특히 가족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보호자 없는 병원’ 과 같은 정책이 보다 활성화 돼야한다” 강조했다.

한편, 립암센터와 보건복지부 지원으로 수행된 이번 연구는 저명 국제학술지 ‘정신종양학(Psycho-Oncology)誌’ 최신호에 게재됐다. songbk@kuki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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