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쿡기자의 건강톡톡] ‘가짜 논쟁’ 휘말린 백수오와 이엽우피소 식별 가능할까

기사승인 2015-04-27 14:3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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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 색깔은 약간 다르지만 뿌리의 생김새론 구분 안 돼

[쿠키뉴스=장윤형 기자] 최근 시중에 판매되는 백수오의 상당수가 가짜라는 소식이 전해져 소비자들에게 충격을 안겨주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가짜 논쟁’에 휘말려 소비자들에게 큰 충격을 준 백수오와 그 ‘짝퉁’인 이엽우피소는 맨눈으론 식별이 어려울까요.

전문가들에 따르면 백수오와 이엽우피소는 사실상 식별이 어려운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충북 농업기술원은 RAPD(임의로 증폭된 다형성 DNA 분석) 등 전문 분석법을 활용해야 백수오와 이엽우피소를 구분할 수 있다고 27일 밝혔습니다.

연구팀은 “우리나라 대한약전(생약) 규격집에는 은조롱이란 식물의 뿌리만 백수오로 인정하고 있지만 중국의 중약대사전·중약지엔 은조롱 외에 이엽우피소·대근우피소의 뿌리도 백수오에 포함시키고 있다”고 논문에서 설명했습니다.

은조롱은 한반도 자생 식물입니다. 하지만 생산성이 낮아 농가가 재배를 꺼렸습니다. 90년 초반 재배기간이 짧고(1∼2년) 생산성이 높은 이엽우피소가 중국에서 도입되면서 대부분의 농가에서 은조롱 대신 이엽우피소를 심었다고 합니다. 이엽우피소는 중국이 원산지이며 ‘산동중약’(山東中藥)이란 중국 의약서에 처음 등장합니다.

국내 시장에서 백수오는 하수오 또는 백하수오란 명칭으로도 판매되고 있습니다. 사상의학 창시자이자 조선의 철학자인 이제마는 저서인 ‘동의수세보원’에서 적(赤)하수오와 백(白)하수오를 분류했는데 이를테면 적하수오가 하수오, 백하수오가 백수오입니다.

그래서 학계에선 중국 명칭인 백수오 대신 국내 옛 서적에 근거가 있는 백하수오로 개명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옵니다. 소비자의 혼동을 막고 유전자원 주권을 지키기 위해 백수오 대신 백하수라고 표현해야 한다는 것인데요. 참고로 백수오와 하수오는 완전히 별개의 식물입니다. 그 기원이 되는 식물의 종류는 물론 유효 성분도 다릅니다.

그렇다면 세 식물은 어떻게 구분이 가능할까요. 연구팀은 꽃의 색깔론 백수오 이엽우피소 하수오 등 세 식물의 구분이 가능하다고 했습니다. 꽃의 색이 백수오는 황록색, 이엽우피소는 황백색, 하수오는 흰색입니다. 하지만 백수오 등을 구입하는 소비자가 꽃색을 확인할 수 없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생약으로 사용되는 뿌리의 모양으론 소비자가 구분하기 힘듭니다. 다행히 고구마 모양인 하수오만은 감별이 가능합니다.

백수오는 대개 갱년기 증후군 완화에 사용되지만 하수오는 탈모나 흰머리 개선에 유용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동의보감에 따르면 하수오는 정수를 채우고 털과 머리카락을 검게 하며 안색을 좋게 하고 늙지 않게 하며 명을 연장시킵니다.

연구팀은 백수오와 이엽우피소는 뿌리 상태에선 소비자는 물론 전문가도 육안 구분이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했습니다. 이엽우피소의 뿌리가 은조롱(백수오)의 뿌리에 비해 상대적으로 길고 굵은 편이지만 두 뿌리가 섞여 있으면 식별이 힘들다는 것입니다. vitamin@kukimedia.co.kr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