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볼라 의심환자 후송 및 관리체계 미흡

기사승인 2014-11-21 13: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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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협회, 전국적 단위의 에볼라 긴급대응팀 조직

대한의사협회(회장 추무진)는 에볼라 발생지역인 서아프리카 3국과 가깝고 에볼라 환자가 발생했던 나이지리아, 콩고 등과 국경을 접하고 있는 카메룬의 보건당국 관계자를 초청해, 에볼라 차단에 효과적으로 대응한 그들의 전략과 정책적 경험에 대해 전문가 간 의견을 나누는 자리를 가졌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19일 의협은 카메룬 보건부 사무총장인 Prof. Sinata Koulla-Shiro와 추무진 대한의사협회 회장, 대한의학회 김동익 회장, 최재욱 의협 의료정책연구소장, 국제보건의료학회 서 경 회장, 한국국제보건의료재단 서원석 사무총장, 신현영 의협 홍보이사 겸 대변인, 대한예방의학회 기모란 에볼라TFT팀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에볼라 바이러스병 대응 좌담회’를 개최했다.

Prof. Sinata Koulla-Shiro는 좌담회에서 에볼라 차단을 위한 카메룬의 국가전략과 다양한 정책적 과정에 대해 소개했는데 카메룬은 치료보다는 예방에 초점을 두는 전략을 통해 나이지리아와의 국경폐쇄 등 강력한 정책을 추진하면서 에볼라 차단에 효과적으로 대응해오고 있다고 밝혔다.

또 카메룬은 에볼라 발생국가를 방문한 모든 자국민들을 대상으로 21일 동안 집에서 자가격리를 의무화 하는 지침을 시행하고 있으며, 의료진을 포함한 관리담당자가 방문하거나 또는 전화를 통해서 일단위로 의학적 상태를 점검·관리하고 있다며, 특히 의심증상이 있는 환자의 경우 접촉경로를 추적해 접촉한 모든 사람을 자가격리 하고 있고, 사체를 통한 감염유포를 막기 위해 의심환자가 사망한 경우 전통적인 장례절차를 금지하고 특수한 플라스틱 가방에 사체를 넣어 처리하는 등 에볼라 감염 예방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Prof. Sinata Koulla-Shiro는 카메룬 보건부 사무총장으로 공중보건위생 관련 감염질환에 대한 광범위한 국가적 사업을 수행하고 있는데 Yaounde Hospital의 감염내과 전문의로 2014년 WHO?KOFIH 이종욱공공보건기념상 수상자로 선정되어 내한했다.

의사협회는 “좌담회에서 강조되었던 사항은 민?관의 협력강화를 통한 강력한 감염감시 체계 구축이었다”며 “카메룬은 보건부, 외교부, 경찰 등 모든 관계부처 및 WHO, UNICEF, MSF 등 에볼라 관련 NGO 그룹들과의 긴밀한 소통과 협력을 통해 감염감시체계를 잘 운영했다. 그리고 의심환자의 경우 에볼라 진단이 빠르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진단시스템 또한 효율적으로 구축했을 뿐 아니라, 방송 등 매체를 통해 대국민 교육과 홍보에도 집중했다”고 밝혔다.

카메룬 입출입 공항에서는 아프리카 전 지역 입국자들을 대상으로 건강신고서를 작성해 의심증상은 없는지 확인하고 입국심사 시 열감지카메라로 촬영하는 등 에볼라 유입차단을 위한 검역관리에 만전을 기하고 있으며, 공항주변에 치료센터를 마련하고, 이 치료센터를 중심으로 혹시 모를 에볼라 환자 발생시의 비상상황에 대비하는 의료시스템을 구축했다는 설명이다.

카메룬에서는 이미 전국 주요 병원 의료진 700명 이상에게 에볼라 보건안전관리 훈련을 이수토록 했으며, 의심환자 발생시 즉각적인 이송과 대응을 할 수 있는 Rapid Intervention Team(RIT, 에볼라 긴급대응팀)을 전국적으로 조직해 대비하고 있다.

WHO와 CDC 가이드라인에 따라 의료인들을 대상으로 에볼라 감염을 예방하고 위생을 유지하기 위한 안전보호장구 착탈방법 등을 지속적으로 시뮬레이션 교육하고 있으며, 아울러 의료인들에게 3일 코스(1.5일 이론 / 1.5일 실습)의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Rapid Intervention Team을 구성해 에볼라 환자가 발생하는 응급상황시 초기 대응을 효율적으로 할 수 있는 2주 과정의 교육을 전국적으로 확대 실시하고 있다.

의사협회는 “아직 우리나라는 이러한 의심환자 이송과 대응체계가 미비해 이에 대한 적극적인 대처가 조속히 필요하다”며 “서아프리카 현지 병원에서 에볼라 환자가 있다는 루머로 인해 해당 병원의 입원환자와 의료진이 이탈해 의료기관이 마비되는 등의 사회적 문제가 발생했는데 공공의료기관을 중심으로 에볼라 관리를 주도할 수 있는 후송체계의 확립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추무진 의사협회장은 “에볼라 위기상황에 직접적으로 노출되었음에도 국가차원에서 효과적으로 이를 저지한 카메룬의 소중한 경험과 지혜를 배웠다”며 “우리나라도 에볼라 환자를 직접 진료하는 의료진을 파견할 예정인 만큼 카메룬의 국가전략을 배워 안전대책을 확실히 세워야한다”고 밝혔다.

이어 “위험지역 여행객 등에 대한 우리나라의 관리감독 체계가 허술해 이를 언론에서 여러 차례 보도했다”면서 “정부 모든 관계당국과 보건의료전문가 간에 더욱 긴밀한 협업체계를 구축하고, 비상상황 발생시 컨트롤 타워와 대응지침 등을 분명히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의료인들을 대상으로 한 교육이 매우 중요하며, 카메룬의 경험에 비추어 볼 때 숙달되기까지의 반복적 훈련이 중요하다며, 충분한 안전보호장비가 지급되어야 하며 교육훈련도 좀 더 실질적으로 실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민규 기자 kioo@kukimedia.co.kr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