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 이영수] 정부, 병원 시스템 수출도 좋지만 시스템 운영자인 근로자들에게도 관심을

기사승인 2014-10-30 08:2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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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 / 이영수] 정부, 병원 시스템 수출도 좋지만 시스템 운영자인 근로자들에게도 관심을

2014년 병원 근로자의 1일 근무시간은 9.8시간으로 주 48.9시간 일을 하고 있다. 또 66%가 토요근무를 하고 있다. 근로 시간을 줄이고 있는 사회 추세와는 정반대로 가고 있는 것이다. 이로 인해 병원 근로자들이 직장생활 만족도는 바닥 수준이다.

근무 시간 증가의 주된 원인은 인력부족 현상 때문이다. 인력부족 현상은 결국 의료의 질에 부정적 영향을 끼쳐 의료사고 노출 위험도를 높이고 있다.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은 보건의료 근로자들의 근로 조건 등을 파악하기 위해 조합원 1만8263명을 대상으로 2014년 보건의료 근로자 실태조사를 실시해 발표를 해 오고 있다.

실태조사 결과 발표의 주된 내용은 병원 근로자의 1일 근무시간은 9.8시간, 주 48.9시간으로 노동시간이 갈수록 늘고 있고 이러한 영향으로 장시간 근로에 만족하지 못 해 근로자들의 평균 근속년수는 10년 미만, 54.1%가 이직 고민 중에 있다는 것이다.

또 응답자 76.9%가 인력부족으로 의료 질에 부정적 영향 미쳐 의료사고 노출 위험경험도 52.4% 증가했다고 답하고 있다. 게다가 이러한 인력부족은 근로자들의 건강 악화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도 나타났다.

더 충격적인 것은 임신부 근로자 일일 평균근로시간 9.8시간이고 임신부의 야간근로 21.9%에 달하며, 임신도 순서를 정해서 하다는 사실이다. 이러한 병원 근로자의 인권은 임신부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병원 근로자 10명 중 5명 폭언을 경험하는 등 폭언, 폭행, 성희롱이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보건의료산업 종사자들은 근로시간 특례업종으로 분류되어 법적으로 보호조차 받지 못하고 있는 한편 이번 설문조사 결과는 OECD 국가 평균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인력부족 상태가 노동현장에서 어떤 악순환을 만들어내고 있는지 똑똑히 보여주고 있다.

인력부족으로 인해 장시간 노동이 계속되고, 이로 인해 당연히 발생하는 직장생활에 대한 불만은 이직의사로 표출되고, 이러한 잦은 이직은 다시 인력부족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의 고리로 작용한다.

병원은 환자의 건강과 생명을 다루는 곳으로서 상호존중과 협력, 인격적 대우, 안전이 어느 곳보다 필요한 곳이다. 설문결과 확인되었듯이 인력확충은 환자안전과 의료서비스의 질, 노동조건 향상 등 모든 면에서 매우 필요한 과제이다.

병원 인력확충은 환자안전과 의료서비스 질 개선, 노동자들의 근로조건 개선, 양질의 좋은 일자리 창출 등 3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최고의 정책이다. 정부는 보건의료산업에 OECD국가 수준의 인력을 확충하기 위해 50만개 일자리 창출 방안을 마련하기 위한 사회적 대화를 시작하고 당장 국회에 제출되어 있는 보건의료인력지원특별법 제정과 보건의료인력 확충을 위한 예산 확보에 나서야 할 것이다. juny@kmib.co.kr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