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유플러스 '베가 시크릿 업' 판매중단… "협의 없이 무리한 결정" 비판"

기사승인 2014-04-25 01: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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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 IT] LG유플러스가 출고가를 37% 인하해 59만9500원에 판매하던 팬택의 스마트폰 ‘베가 시크릿 업’ 판매를 24일 잠정 중단한다고 밝혔다. LG유플러스가 단독 영업기간 중에 가입자 확보를 위해 제조사와 협의를 마치지 않고 독단적으로 가격을 결정한 게 화근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LG유플러스는 지난 18일부터 베가 시크릿 업의 출고가를 낮춰 판매한 이후 팬택과 가격 협상을 진행해왔다. 그러나 협상과정에서 다른 단말기를 새로 선구매해달라는 팬택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았고, 이에 따라 팬택은 협상 결렬을 선언했다. 경영난을 겪고 있는 팬택으로선 신규 매출로 잡히는 선구매 물량을 많이 확보하는 게 중요한 일이었다.

LG유플러스로선 27일부터 2차 영업정지에 들어가기 때문에 팬택의 선구매 요구를 수용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기존 재고 물량이 있는데 판매하지도 못하는 물량을 또 구매할 순 없기 때문이다.

양사는 이런 입장차를 놓고 물밑 조율을 해나가던 와중이었다. 그런데 지난 주말 LG유플러스가 출고가 인하를 발표하면서 상황이 꼬이게 됐다. LG유플러스는 “출고가 인하와 재고물량 보상에 대해 팬택과 구두 합의를 했다”는 입장이다. 이에 팬택은 “출고가를 인하한다는 사실을 사전에 통보받았으나 막대한 재고보상금액을 해결할 수 없어 반대했다”고 밝힌 바 있다.

기존에 출고된 제품의 출고가 차액은 팬택이 LG유플러스에 보상해야 하는 것이어서 팬택으로선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하지만 그만큼 판매가 늘어나기 때문에 이 부분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합의가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전까지 LG유플러스를 통해 하루 300대 판매되던 베가 시크릿 업은 출고가 인하 후 2500대로 8배 가량 판매량이 늘어났다.

한편 LG유플러스와 같은 날 출고가 인하를 밝혔던 KT는 계속 베가 시크릿 업을 59만9500원에 판매한다. KT 관계자는 “팬택 측과 재고보상, 추가 구매 등에 대해 원만히 협상을 했다”고 설명했다. SK텔레콤도 팬택과 출고가 인하와 제품 선구매 등을 조율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