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삼성전자 의료기기 신제품 나오나?

기사승인 2014-02-05 09:3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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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 건강] 올해 삼성전자는 어떤 의료기기 제품을 선보일까?

삼성은 연초부터 헬스케어 영역을 포함한 신산업 육성 의지를 강하게 보여주고 있다.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은 최근 신년사를 통해 “삼성의 선두 사업은 끊임없이 추격을 받고 있는 만큼, 부진한 사업은 다시 한 번 바꿔야 한다. 5년 전, 10년 전의 비즈니스 모델과 전략, 하드웨어적인 프로세스와 문화는 과감하게 버려야 한다”며 새로운 사업의지를 밝혔다.

이건희 회장이 밝힌 삼성의 3대 혁신 방향은 ▲산업의 흐름을 선도하는 사업구조의 혁신 ▲불확실한 미래에 대비하는 기술 혁신 ▲글로벌 경영체제를 완성하는 시스템 혁신 등이다.

특히 이 회장은 “불확실한 미래에 대비한 기술 혁신은 삼성의 지속 성장과 관련해 가장 중요한 혁신으로 꼽힌다”며 “기존 기술의 단순한 업그레이드 차원이 아니라 새로운 패러다임을 창출하고 신시장을 열 수 있는 기술 혁신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신시장 혁신에는 헬스케어 영역이 대거 포함돼있다. 가장 눈에 띈 활동은 지난달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전시회 ‘CES 2014’에서 드러났다. 생활가전과 스마트TV, 스마트폰, 태블릿PC 등을 통합 플랫폼으로 묶어 통합 애플리케이션으로 제어 및 관리하는 ‘삼성 스마트홈’을 전시하고, 융복합 기술을 활용한 다양한 제품과 서비스를 선보였다.

◇CES 2014에서 제시한 삼성 ‘스마트홈’

스마트폰과 각종 웨어러블기기, 바이오센서, 전자제품 등을 하나로 통합하는 의지를 보여준 것이다. 즉, 스마트폰을 기반으로 가정에서 평소의 운동량, 수면상태를 확인하거나 혈압, 혈당을 잴 수 있는 등의 서비스를 확대시키고 있다.

보험 가입 고객 대상 건강관리서비스에도 손을 대고 있다. 삼성은 지난해 말 미국 최대 보험사중 하나인 시그나(Cigna)와 MOU를 체결하고 보험가입자들을 대상으로 스마트폰을 활용한 건강관리서비스에 나서기로 했다. 이를 위해 갤럭시 ‘S헬스’ 애플리케이션은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기도 했다.

미국 보험사 관계자는 “미국 보험사들은 고가의 진료비용을 아끼기 위해 가입자들에 원격의료와 평소 건강관리서비스를 적극적으로 추천하고 이를 보험으로 인정해주고 있다. 삼성이 미국 모델을 도입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미 삼성은 의료서비스가 미약한 아프리카에서 원격의료센터 시범사업에 들어갔다. 삼성 태양열 원격 의료센터는 내과 진료시설과 환자 기록을 저장하는 서버, 화상회의 시스템 등 검진에 필요한 시설들을 갖추고 있다. 환자 별 진료기록을 찾아 원격의료를 실시하고, 필요시 대형 병원 의료진과 화상회의 시스템으로 연결하도록 구축했다.

삼성 관계자는 “국내 원격의료 허용 찬반 논의가 뜨겁지만 국내 시장은 지나치게 작고, 세계 시장을 무대로 보고 있다. 각종 가전제품과 연계된 사물인터넷을 구현하고, 스마트폰 하나로 모든 가전제품을 작동하고 평소의 건강관리 기능까지 탑재된 스마트 홈이 대세를 이룰 것”으로 내다봤다.

병원에서 사용하는 의료기기에 대해서는 CT, MRI 등의 개발 소식이 들려왔다. 지난해 인수한 미국의 뉴로로지카의 CT 후속모델을 개발한다고 발표한데 이어, MRI 연구인력을 대거 충원했다는 후문이다.

보청기도 연내 출시될 것으로 알려졌다. 보청기업계 관계자는 “삼성이 올해 안으로 보청기를 출시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대대적인 광고홍보전략으로 기존에 저조했던 보청기 관심 자체를 끌어올려 시장의 파이를 키울 수 있을지 기대된다”고 밝혔다.

또 다른 예상 상품은 의료기기 간 연결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이다. 의료영상저장선송시스템(PACS) 업체 관계자는 “PACS업체를 인수한다는 소문이 끊이지 않을 정도로 삼성은 소프트웨어에 대단히 관심이 많다. 이미 기존 병원들이 설치한 전자의무기록(EMR)에 나서긴 어렵고, 의료기기에 탑재된 소프트웨어를 하나로 통합하고 한 곳에서 조정할 수 있는 그런 기능을 하는 제품을 개발할 것으로 알려졌다”고 귀띔했다.

◇삼성을 바라보는 시각 거대 공룡 vs 시장 활성화

기존 의료기기업계에서 삼성을 바라보는 시각은 대체로 양분화돼 있다.

한 쪽에서는 그간 부각돼온 골목상권 침해 논란을 거론했다. 중소기업 인력 빼가기 문제는 잠잠해진 상태지만, 주요 외국계기업 인력들이 상당수 이탈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외국계기업 관계자는 “영상진단기기 사업부의 경력이 많은 직원들 몇 명이 옮겨갔다. 영상장비 수가 인하에 장비이력관리, 중복검진 방지 등의 정책으로 검진시장이 이미 포화이고 덩달아 영상장비도 포화인 상태다. 삼성은 의료기기 분야에서 직원을 확대 충원하는 거의 유일한 기업인 듯하다”고 언급했다.

다른 영상기기기업 대표는 “직원이 이탈하지 않고 있다는 보장은 없지만, 연구인력 빼가기 논란은 잠잠해진 상태다. 삼성이 중소기업 인력을 빼가지 않겠다는 서약도 한 상태”라며 “같은 삼성그룹 내 다른 파트에서 사람을 충원하거나 새로 모집하는 경우가 늘어나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기존 삼성의 엑스레이 신제품 출시로 한바탕 홍역을 치른 엑스레이 업체들은 여전히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한 엑스레이업체 대표는 “아무리 삼성이라 하더라도 의료기기의 특성 상 중소기업이 가진 노하우를 단숨에 따라잡기 어렵고, 시장이 원하는 제품을 개발하는데 시간이 많이 걸릴 것으로 본다. 하지만, 성과를 내기 위해 어떤 방법도 활용할 수 있어 시장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피력했다.

다른 한 편으로는 삼성의 무기를 보여줄 때가 됐다는 의견도 있다. 이번 CES에 다녀온 한 업체 대표는 “국내에서는 삼성을 저평가하거나 부정적으로 보는 경향이 있는데 삼성이 일단 밀어부칠 때의 추진력을 무시할 수 없다. 아이폰이 출시되자 금방 갤럭시를 내세우던 저력으로 헬스케어 영역에서도 뭔가 새로운 제품을 보여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 의료기기기업 본사 임원도 “삼성이 관심가지는 제품은 주력해볼 수밖에 없다. 삼성이 시장성이 있다고 판단한다면 그만큼의 강력한 의지를 보여줄 것이기 때문에 같은 업계로서는 긴장하고 바라보게 된다”고 덧붙였다.

업계 관계자들은 “삼성이 헬스케어 시장에 진입하면서 기존 골목상권 논란에 국한돼있는 것이 아니라, 국내 중소기업들의 경험과 노하우를 인정해 오픈 이노베이션을 실현하고 상생하는 기업이길 기대한다"며 "삼성만의 기술력으로 국내 의료기기기업들이 개발하지 못한 제품들을 보여줄 때가 다가오고 있다”고 강조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제휴사 / 메디칼업저버 임솔 기자 slim@mo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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