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동경희대병원이 전하는 치아 건강 이야기] 스포츠-레저 활동 시 마우스가드의 중요성

기사승인 2013-05-30 11:3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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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동경희대병원이 전하는 치아 건강 이야기] 스포츠-레저 활동 시 마우스가드의 중요성

[편집자주] 국민일보 쿠키뉴스는 치아 건강관리와 구강 질환 예방법에 대한 올바른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강동경희대학교병원 치과병원과 ‘강동경희대병원이 전하는 치아 건강 이야기’ 주제의 건강 칼럼을 연재합니다. 이번 건강칼럼은 강동경희대병원 치과병원 부원장인 이성복 경희대치과대학 치과보철학교실 주임교수가 집필자로 나섭니다. 독자 여러분들의 많은 관심과 참여 바랍니다.

이성복 부원장·강동경희대학교 치과병원 부원장

2008년 열린 베이징 올림픽에서 필자는 4개의 금메달을 만들었다. 물론 치과의사인 필자가 경기에 출전해 금메달을 직접 따낸 것이 아니라 베이징 올림픽에 출전한 임수정, 손태진 선수 등 4명의 국가대표 태권도선수 모두에게 부상을 예방할 수 있는 맞춤형 마우스가드를 제공해 주었고, 그 결과 경기의 집중력을 극대화시켜 4체급 금메달을 싹쓸이 하는 데 기여했다는 뜻이다.

같은 해 국내 프로농구 최장신 선수인 하승진 선수도 치아 보호를 위해 필자가 만들어 준 마우스가드를 착용한 것이 화제가 된 바 있다. 하 선수는 농구경기 중 몸싸움이 격렬하다 보니 심각한 치아부상에 시달렸고, 하 선수와 함께 찾아 온 동료들도 똑같은 경험을 수없이 겪으며 선수생활을 하고 있기에 그들 모두에게 구강보호장치인 마우스가드를 하나씩 맞추어 착용하게 했다.

이처럼 각종 운동이나 레저를 즐기다가 치아가 손상되거나 안면부 및 턱뼈에 심한 부상을 입는 일이 흔하게 일어난다. 조기축구나 길거리 농구, 태권도, 권투 등 격한 스포츠를 즐기는 경우 더욱 심각하다. 학교 운동장에서 단체로 체육을 하다 서로 부딪쳐 치아가 우수수 빠지는 일도 적지 않다. 자전거, 인라인 스케이트 등 속도를 즐기는 운동도 마찬가지다. 치아뿐만 아니라 턱관절, 턱뼈, 그리고 잇몸과 혀, 입술 등의 손상률도 매우 높다.

사회체육이 발달한 선진국에서는 선수는 물론이고 학교 체육시간에도 마우스가드를 의무화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국내에서는 선수들조차 이를 회피할 정도로 치아보호에 대한 인식이 저조한 실정이다.

외국의 경우 럭비선수의 45%(영국), 하키선수의 62%(뉴질랜드), 미식축구선수의 62%(미국)가 한두 군데 이상의 상처를 얼굴이나, 치아에 가진 경험이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고, 우리나라에서도 모 체육대학 학생을 대상으로 조사했을 때 약 34%의 학생들이 턱이나 코뼈의 골절, 치아 파절, 입술 찢어짐 등의 손상을 가지고 있었다.

이러한 예상치 못한 치아 및 구강손상을 예방하고 줄이는 효과적인 방법 중 하나가 마우스가드('마우스피스' 혹은 '마우스 프로텍터'라고도 부른다)의 착용이다. 마우스가드는 태권도나 권투 등 격투기 종목에서 치아부상을 막기 위해 입안에 착용하는 장치로 현재 국내에서 마우스가드는 스포츠용품 등으로 판매하는 간이형 장치로 오히려 더 많이 광고되고 있다.

하지만 그렇게 제품화된 기성 마우스가드는 치아를 보호하는 데 한계가 많다. 입을 벌리면 곧바로 입에서 빠지거나, 치아에 정확하게 물리지 않아서 악관절 통증을 유발하기도 하고, 치아의 교합을 변하게 하는 등 위험한 상황을 만드는 일이 빈번하다.

따라서 사람마다 입 모양과 크기가 다르기 때문에 반드시 개인맞춤형 제품을 사용해야 100% 효과를 발휘할 수 있고 아울러 부작용을 방지할 수 있다. 이러한 개인 맞춤형 마우스가드가 외력으로부터 턱과 입 주위에 가해지는 충격을 완화하여 턱뼈의 골절을 방지하고, 구강 내외 연조직의 손상을 예방하며, 그 무엇보다도 중요한 치아의 파손을 막을 수 있다. 또 경기 도중 안면부 타격이나 뒤로 넘어졌을 때 뇌진탕으로부터 뇌를 보호하는 효과도 직·간접적으로 얻을 수 있다.

다시 강조하지만, 마우스가드는 가능하다면 치과의사, 더 바람직하게는 스포츠 치의학을 전문으로 하는 치과의사의 진단 하에 자신의 치아에 맞춤형으로 정확하게 제작해서 사용해야 한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취미로 스포츠를 즐기는 일반인은 물론이고 프로 선수들조차 마우스가드의 필요성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 우리 연구팀이 몇 년 전 한국의 아마추어 운동선수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89명의 선수 중 단 9명만이 마우스가드를 가지고 있었으며, 그 중에서 마우스가드를 연습 중이나 경기 중에 상시로 착용하는 선수는 단 1명에 불과했다.

마우스가드가 필요한 스포츠 ·레저는 격투기나 구기종목, 스피드 운동뿐만 아니라 야구·승마·역도·골프 등 순간의 집중력과 힘을 필요로 하는 스포츠, 테니스·정구·스쿼시 등 타격에 의한 부상의 가능성이 있는 경우, 암벽등반·래프팅 같은 위험한 레저스포츠, 심지어는 요즈음 누구나 즐기는 실내 체육관 Fitness운동 등 매우 다양하다.

특별히 부상 위험이 높은 격투기나 신체 접촉이 많은 농구, 축구, 핸드볼 등의 구기 종목, 속도감이 있는 레포츠 등에 있어서는 마우스가드를 착용해야 한다. 특히 성장기에 있는 유소년의 경우 치아 손상 및 턱뼈 손상에 의해 안면골격의 비대칭 성장을 초래할 수 있으므로 필수적으로 마우스가드를 착용해야 한다.

메이저리거 박찬호 선수의 방송 중 증언을 다시 한번 상기해 보자. “…이 장치를 착용하면 경기 중에 치아가 보호되고, 그래서 공도 더 자신있게 힘차게 던질 수 있어요.” 그렇다. 마우스가드는 스포츠 ·레저 활동 시 이제 더 이상 거추장스런 장치가 아니라, 다소 불편하더라도 반드시 착용해야 할 중요한 의료용구이다.

맞춤형 마우스가드 제작을 위한 비용은 대략 20~80만원으로 운동종목 및 전문성 정도에 따라 그 형태와 가격이 다양하여 다소 경제적 부담은 되겠지만, 안면부 손상이나 치아의 파절 등을 초래한 후 그것을 치료하기 위한 치료비는 그보다 몇 배 이상 엄청나게 비싼 대가를 치르게 되며, 더 가슴 아픈 일은 얼굴에 남는 상흔과 안면 비대칭이나 기능장애를 평생토록 안고 살아야 한다는 것이다.

<강동경희대학교 치과병원 이성복 부원장>

-경희대학교 치과대학 보철과 교수

-강동경희대학교 치과병원 기획진료부원장, 생체재료보철과장, 심미치과센터장(2006-현재)

-대한스포츠치의학회 부회장

-국제치과연구회(IADR) 한국지부회(KADR) 총무이사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