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이른둥이를 아시나요?·‘배종우 대한신생아학회장’

기사승인 2012-11-05 13:4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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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출산 해결위해, 이른둥이 건강하게 키우는 사회 만들어야

[쿠키 건강] “국내 신생아 중환자실 치료 역사가 30년이나 됐지만, 아직도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습니다. 임상적인 치료와 연구는 물론 치료에 대한 부모들의 경제적 비용 부담을 줄이기 위해 정부의 전향적인 제도 개선이 시급합니다. 특히 신생아 중환자실을 운영하는 병원들이 지속적인 적자에도 신생아 사망률 감소를 위해 동분서주하는 의료계의 노력에 정부다 답을 해야 할 때라고 생각됩니다.”

오는 11월 17일 ‘세계 미숙아의 날’을 맞아 이른둥이(미숙아)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높이고 정부와 사회적 지원을 이끌어 내기 위해 ‘제1회 이른둥이 희망찾기’ 대국민 캠페인을 준비하고 있는 대한신생아학회 배종우 회장(사진·강동경희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

배종우 회장은 지난 1986년 국내에 신생아 중환자실에 처음 만들어지고, 1993년 대한신생아학회가 설립됐지만 신생아 집중치료를 통한 영아사망률 감소를 위해 아직도 넘어야 할 산들이 많다고 지적한다.



◇증가하는 이른둥이 출산, 사회적 관심과 지원 미흡

이른둥이는 ‘미숙아’의 한글 새 이름으로 2.5kg 미만 또는 재태기간 37주 미만으로 태어나 세상에 빠른 출발을 한 아기를 의미한다. 일반적으로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재태 기간 37주 미만 또는 최종 월경일로부터 259일 미만에 태어난 아기를 미숙아(preterm infant) 또는 조산아라고 부른다.

이른둥이는 태어난 후 면역체계가 약하고, 신체장기 미숙한 상태이기 때문에 호흡기를 비롯한 여러 장기에 다양한 합병증을 일으킬 위험성이 높아 적절한 치료와 보살핌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특히 대한신생아학회 자료에 따르면 국내 이른둥이는 2011년을 기준으로 2만8097명으로 전체 출생아의 6%에 달해 점차 증가하는 추세이다.

하지만 이른둥이 대한 치료환경은 녹록치 않다는 것이 배종우 회장의 설명이다. 배 회장은 “현재 국내 신생아 중환자실 일일 입원료 건강보험 수가는 약 15만원 정도로, 이는 지난 2007년 이후 제자리 걸음을 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영아사망률 감소를 위한 노력으로 미숙아에 대한 의학기술과 치료환경이 발전하면서 신생아 중환자실 운영 비용은 크게 증가하고 있다.

실제 대한신생아학회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전국 100여개 병원에서 1250병상의 신생아 중환자실 병상이 운영중되고 있지만, 대부분의 신생아 중환자실이 적자에 허덕이고 있다는 것이다. 배종우 회장은 “집중치료실의 다양한 장비 유지를 위해 1유닛(병상) 당 5억원 가량이 수요되고, 신생아 집중치료를 전담하는 전문인력 운영, 장비와 공간 등을 감안하면 현재의 수가로는 운영이 감당이 안될 정도”라고 지적했다.

실제 신생아학회가 지난해 몇몇 병원의 경영분석을 실시한 결과 신생아 집중치료실 1병상 당 평균 5000만원 이상의 적자가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 제도적 뒷받침, 전국적인 관리시스템 등 필요

“현재 신생아 중환자실 수가로는 운영에 한계가 있습니다. 수가 자체가 부족하다 보니 신생아 중환자실을 운영하면 할수록 적자를 기록하는 구조입니다. 또 신생아 집중치료실의 시설과 장비, 시스템 등의 지역별 편차도 신생아 집중치료의 질 향상을 위해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입니다.

배종우 회장은 “보건복지부나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등 정부가 보다 적극적인 관심과 제도적인 뒷받침을 해야 할 필요가 있다”며 “고령화 저출산시대에 정부가 출산장려 정책을 펴면서 오히려 미숙아 치료에 대한 관심과 제도가 후퇴하는 것은 안타깝다”고 지적했다.

특히 배 회장은 의학적으로 미숙아의 생존률(출생시 1.5kg 초 미숙아 기준)이 의학기술 발달로 1980년대 35%에서 90년대 50%, 2000년대 75%였던 것이, 지난 2010년 86%까지 올랐다며, 이러한 노력들을 살리고 신생아 사망 감소를 통한 전체 영아사망률을 줄이기 위해서라도 적극적인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우선 배종우 회장은 미숙아를 둔 부모들이 경제적 부담없이 적극 치료를 할 수 있도록 의료비지원 확대 등 정부지원이 필요하고, 신생아에 대한 체계적인 치료 인프라가 구축될 수 있도록 정부가 제도를 보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적정한 치료비 보조를 통해 신생아 집중치료실을 운영하는 병원들의 경영상 문제 해결에도 적극 나서야 한다고 덧붙였다.

특히 배 회장은 “전국적인 신생아 네트워크 구축을 통해 신생아 치료의 의료서비스 질을 적극 관리하고 높여야 한다”며 “현재 질병관리본부 연구용역으로 거점 신생아관리시스템 구축 연구를 수생중인 만큼 단계적인 추진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인터뷰]이른둥이를 아시나요?·‘배종우 대한신생아학회장’


◇이른둥이 지원위해 학회 적극 나설 것

“국내 신생아 중환자실 치료 역사 30여년과 신생아학회 20년이 되는 시기입니다. 올해 이룬둥이 대국민 홍보캠페인을 펴는 이유도 학회의 성과를 알리고 사회적으로 더 많은 관심과 지원을 이끌어 내기 위해서입니다.”

이달 5일부터 17일까지 열리는 캠페인은 ▲이른둥이 희망찾기 수기공모전 ▲캠페인 홍보대사 위촉 ▲공식 캠페인 송 제작 ▲캠페인 사이트 오픈 ▲이른둥이 관련 강좌 ▲ 이른둥이 희망찾기 행사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으로 진행된다. 특히 캠페인 공식 홈페이지 ‘이른둥이 희망찾기 사이트(www.preemielove.or.kr)’에서 이른둥이 건강과 양육에 대한 올바른 정보도 제공된다.

또 이른둥이 희망찾기 캠페인에는 가수 김현철씨가 홍보대사로 참여해 이른둥이 자녀와 부모, 의료진과 함께 캠페인 송을 녹음해 무료로 배포한다. 9일부터 24일까지 캠페인 웹사이트와 올레 뮤직 사이트(www.ollehmusic.com)에서 캠페인 송 음원을 무료로 내려받을 수 있다.

배종우 회장은 “이번 캠페인을 통해 이른둥이 가정에 올바른 건강 정보를 전달하고, 자신감과 희망을 주며, 저출산 문제 해결의 일환으로 우리 사회가 이른둥이를 건강한 사회 구성원으로 키워낼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나가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지난 9월 배종우 회장은 지난 30여간의 국내 신생아 집중치료에 대한 역학데이터를 담은 ‘한국 신생아 역학: 통계와 임상 자료’도 출간했다. 이 책은 지난 20년간 꾸준히 성장한 국내 신생아학 관련 논문을 중심으로 정리한 첫 번째 역학서적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배종우 회장은 “신생아 치료와 역학자료에 대한 데이터가 국내에 부족한 상황에서 질환과 역학 데이터를 집대성했다는 점에서 학술적 가치가 크다”며 “신생아와 영아 사망률을 낮추는데 기여할 수 있는 학술자료가 되고, 이선 진료, 연구 현장에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송병기 기자 songbk@kuki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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