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자녀 위해 탈모 치료하는 빛나리 아빠들 늘어

기사승인 2012-03-22 15:06:00
- + 인쇄
사랑하는 자녀 위해 탈모 치료하는 빛나리 아빠들 늘어

[쿠키 건강] “아빠 머리 벗겨져서 창피해…. 입학식에 아빠는 안 오면 안돼?”

유치원 졸업의 아쉬움은 벌써 잊은 채 초등학교 입학에 들뜬 8살짜리 딸아이가 빛나리 아빠 정호선(39·가명)씨에게 건넨 말이다. 갖은 노력 끝에 가까스로 얻은 금쪽같은 외동딸이었기에 그는 더욱 충격이 컸다. 사랑하는 딸아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하면 새로운 친구들도 사귀고 익숙지 않은 환경에 적응하느라 힘이 들 텐데 혹시 자신 때문에 친구들 사이에서 놀림감이 되거나 위축될까 두려워 그는 결국 탈모 치료를 시작하기로 마음먹었다.

이처럼 자녀를 위해 탈모치료를 결심한 남성들을 쉽게 찾을 수 있다. 최근 아버지 교실이나 특별 수업 등 아버지들이 자녀들의 교육 활동에 참여하는 행사가 늘어나면서 심지어 어머니들이 주로 참여했던 학부모 모임에서도 활발히 활동하는 아버지들이 많아졌다.

이처럼 잦은 행사로 학교에 방문하게 되는 일이 많아지다 보니 자신의 외모로 인해 혹시나 아이들이 위축되지 않을까 하는 걱정에 아버지들의 외모에 대한 관심이 예전보다 높아졌고, 더불어 남성의 초혼 연령이 늦어지며 노화의 상징인 탈모를 고민하는 아빠들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빛나리 아빠들이 골치 아파하는 남성형 탈모는 유전적인 원인으로 발생하는 피부과 질환으로 최근에는 서구식 식습관과 스트레스 등의 환경적 요인으로 탈모의 시작 연령이 빨라지고 있다는 평가다. 환경적 요인도 어느 정도 영향을 끼치지만 보다 근본적인 원인은 남성호르몬이 변환된 DHT(디하이드로테스토스테론)의 작용이다. 모발의 생성과 성장에 관여하는 DHT라는 물질에 대해 유전적으로 민감한 경우, DHT가 모낭을 위축시키고 머리카락의 성장을 방해하며 탈모가 발생하는 것이다.

탈모는 유전적 질환이지만 조기에 발견하고 치료한다면 약물 치료만으로도 충분히 관리할 수 있다. 현재 안전성과 효능이 입증된 약물 중에서 미 FDA 승인을 받은 제제는 프로페시아(성분명 피나스테리드) 와 미녹시딜뿐이다. 프로페시아는 남성형 탈모의 원인이 되는 DHT 농도를 낮춰 탈모 증상을 호전시키는 약물이며 6개월 이상 꾸준히 복용한다면 약물 치료만으로 탈모 극복이 충분히 가능하다.

실제 5년 임상 결과를 살펴보면, 프로페시아를 복용한 환자에서 90%에서 탈모 진행이 멈추었고 그 중 70%에서 발모 효과가 나타났다. 미녹시딜 제제는 두피에 도포하는 치료제로, 두피의 혈액 순환을 도와 발모를 촉진한다.

의료진의 진단으로 중기 이상으로 이미 탈모가 진행된 탈모 환자라면 약물치료와 함께 모발 이식을 통해 탈모 치료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탈모 중기에 들어서면 앞이마가 점점 넓어지다가 정수리 부분의 탈모와 합쳐져 앞이마 선이 크게 후퇴하기 시작해 이마 양쪽 가장자리를 따라 탈모가 대칭적으로 깊숙이 진행하게 된다. 모발이식은 탈모의 영향을 받지 않는 옆, 뒷머리에서 모낭을 채취, 탈모 부위에 옮겨 심게 되는데 한 번 이식한 모발은 더 이상 탈모가 일어나지 않는다는 특징이 있다. 모발이식으로 심은 모발이 다 빠지고 새로운 모발이 자라기 위해서는 3~6개월 정도의 시간이 필요한 만큼, 수술을 결심할 때는 회복기간을 고려해야 한다.

하지만 탈모는 진행성 질환이므로 모발이식을 받은 부위 외의 부위는 탈모가 계속 진행될 수 있기 때문에 모발이식 후에도 추가적인 탈모 진행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꾸준한 약물 치료가 병행돼야 한다.

탈모 전문병원 세븐레마의 이상욱 대표원장은 “최근 자녀들의 교육 활동에 참여하는 아버지들이 많아지면서 외모 관리를 위해 탈모를 상담하러 오는 아버지들이 늘었다. 많은 아버지들이 고민하는 남성형 탈모는 비록 유전적 질환이지만 탈모의 원인인 남성호르몬의 변환을 막는 약물 치료와 다양한 모발 이식 기술의 개발로 치료가 가능해졌다”며 “혼자 끙끙 앓기보다는 치료의 희망을 갖고 병원을 찾는 것이 탈모 치료의 첫 단계로 정확한 진단과 본인에게 맞는 검증된 치료를 통해 하루 빨리 자녀들에게 자랑스러운 아빠로 거듭나길 바란다”고 조언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이영수 기자 juny@kmib.co.kr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