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 학생의 부모 역시 문제” 황당 웹툰에 비난 쇄도

기사승인 2011-12-31 12: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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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살 학생의 부모 역시 문제” 황당 웹툰에 비난 쇄도

[쿠키 사회] 학교 폭력으로 인한 학생 자살이 사회문제로 부각된 가운데 한 유명 웹툰 작가가 괴롭힘에 못 이겨 극단적인 선택을 한 피해 학생들의 부모에게 큰 문제가 있다는 식의 웹툰을 게재해 물의를 빚고 있다. 네티즌들이 “편협한 시각으로 피해자와 유가족을 두 번 죽이는 무책임한 웹툰”이라며 발끈하고 있다.

문제의 카툰은 포털사이트 야후에 매주 월수금 ‘뉴스라이드’라는 웹툰을 연재하는 윤서인 작가가 30일 게재한 ‘1319화 자살의 원인’이라는 작품이다.

윤 작가는 웹툰에서 “학교폭력과 왕따 자살의 진짜 원인은 그 부모들에게 있다”면서도 “때리는 아이의 부모에게 문제가 있듯 자살하는 아이의 부모 역시 똑같이 문제”라고 표현해 논란을 키웠다.

부모의 관심과 사랑이 있었다면 아이가 자살을 하지 않았을 거라는 게 그의 주장이다.

윤 작가는 이어 “멀쩡한 부모 밑에서 자란 아이는 어디다 떨어뜨려놔도 멀쩡한 법입니다”라며 “학교폭력 방지, 왕따자살 방지는 부모하기 달렸습니다”라고 적었다. 즉 가정교육이 제대로 돼 있었다면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선택을 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내용이다.

윤 작가의 웹툰을 본 네티즌들은 어처구니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의 웹툰 댓글에는 “편협된 시각으로 피해자를 또 한 번 울리는 이야기를 아무렇지 않게 해버리네요. 만화를 보며 분노가 치미네요”라거나 “광주에서 자살한 학생의 친구다. 죽은 친구는 성격도 활발하고 아버지와 사이도 너무 좋았다. 윤서인씨는 사과하라”, “아이의 자살을 마치 부모의 무관심이나 사랑부족, 가정교육 부실이라고 지적하다니, 당신은 아빠 자격조차 없다”는 식의 비난글이 쇄도했다.

실제 지난 2일 친구들의 괴롭힘에 자살을 선택한 대전 D여고 1학년생 A양의 부친은 국민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우리 아이도 거의 매일 엄마랑 문자를 하는 등 가족과 화목하게 지냈다”며 “웹툰 작가가 학교폭력이나 왕따로 고립된 아이들의 상황을 잘 모르고 그림을 그린 것 같다”고 지적했다.

비난이 쇄도하자 윤 작가는 별다른 공지나 사과 없이 같은 날 웹툰을 ‘김근태의원 사망’으로 바꿨다.

네티즌들은 그러나 해당 웹툰의 댓글에서도 “이렇게 대충 그린 웹툰 올리는 걸로 떼우지 말고 피해자 부모님들에게 정중한 사과글을 올려라”는 글을 적거나 ‘야후 퇴출’ 등을 요구하고 있다.

윤 작가가 애초 올렸던 ‘자살의 원인’ 웹툰은 인터넷 유명 커뮤니티에 오르내리고 있다.

윤 작가가 네티즌들의 집중포화를 받은 건 처음이 아니다. 그는 그동안 일본 문화를 부각시키고 한국을 비하하는 식의 웹툰을 자주 선보여 네티즌들로부터 ‘맹목적 친일 작가’라는 비난을 받아 왔다.

김상기 기자 kitting@kmib.co.kr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