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식대 300원…폐지팔아 밥 먹었는데” 홍대 청소부 아주머니의 눈물

기사승인 2011-01-12 14:3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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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 사회] “하루 밥값 300원을 아시나요?. 폐지 팔아 밥 먹었는데 그마저 빼앗아 가다니…"

고용승계와 처우개선을 요구하며 지난 3일부터 교내에서 점거 농성 중인 홍익대학교 미화원이 하루 식대가 300원이 된 이유를 털어놓으며 눈물을 흘렸다. 교내에 폐지를 주워 판 돈으로 쌀을 구입해 점심을 해결해왔는데 학교 측이 몇 개월 전부터 폐지판매 대금을 챙겨갔다는 것. 대신 1인당 한달 식대비 명목으로 9000원씩을 줬다는 것이다.

영상취재전문블로거 ‘미디어몽구’가 촬영해
자신의 홈페이지에 올린 동영상에서 홍대 미화원으로 근무했던 한 아주머니는 “학생들이 버린 폐지를 모아 팔아 쌀을 사다가 밥을 (직접) 해먹었다”며 “그렇게 했던 것을 학교 측에서 뺏어갔다”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그는 “(폐지를)일절 팔지 말고 학교에다 내놔라”라는 말을 학교측으로부터 들었다며 “(학교는) 그 돈으로 장학 재단을 만들겠다고 했다”고 주장했다.

아주머니는 “학교 측이 폐지판매대금을 챙기면서 대신 쌀 구입비 명목으로 한달에 1인당 9000원을 지급했다”면서“그것도 (받은 지)몇 개월 안됐다”고 말했다. 하루 식대 300원은 근무일수로 따져서 나온 것이다.

그러나 학교 측은 "아주머니들은 업무는 미화업무로 이들이 모든 폐지 수입은 학교 측이 관리하는 게 맞다"면서도 "폐지 판매 대금으로 장학재단을 설립하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부인했다.

식대 지급 후 용역업체의 요구사항은 많아졌다고 했다. 특히 휴식시간과 점심시간에도 제대로 쉴 수 없었다는 게 아주머니의 주장이었다. "그 돈을 주면서 점심시간에 나가지 말라고 했느냐"고 질문하자 아주머니는 “진짜다. 9000원을 주니깐 11시부터 12시 휴식시간과
점심시간인 12시부터 1시 사이에도 밖으로 못나가게 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학교 측이)9000원 줬으니깐 그걸로 밥해먹고 나가지 말고, 쉬는 시간에 외출도 못하게 했다”고 말했다. 이어 “돈 줬으니 ‘(자리를) 지켜라’ 이거다”라면서 “그 시간에도 만약에 어디가 청소할 게 있다고 해서 부르면 가야 한다”고 허탈해했다.

동영상이 올라온 미디어몽구 홈페이지와 각종 온라인 각종 커뮤니티는 홍대의 야박한 행동을 지적하는 글이 잇따랐다. 'socool'이란 닉네임의 네티즌은 “학생들에게 받은 등록금은 어디에다 쓰고 아주머니들이 모은 쌈짓돈을 뺏어 교비로 사용하는지 이해가 안 된다”고 지적했다.


‘찰스’라는 네티즌은 “쥐꼬리만한 월급에서 식대까지 떼고 나면 뭐가 남는다고 그러냐”라면서 “학교와 구내식당 측이 합의해 미화원 아주머니들에게 식사를 제공하거나 싸게 먹을 수 있게 도와드리는 것이 맞다”고 주장했다. 'cloudic'은 “점심값 줬다고 나가지도 못하게 하는 것은 현대판 노예나 다름없다”며 “교직원도 자기 자리에서 앉아 점심을 먹는지 궁금하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이에 대해 홍대 측은 “폐지나 재활용품은 학교 자원으로 일괄매각해 학교 예산으로 편입되는 게 원칙”이라며 “그동안 미화원들이 궁여지책으로 폐지를 판매했던 것이지 학교 측에서 갑자기 그들의 식대를 뺏은 게 아니다”고 해명했다.

9000원 식대 논란에 대해서는 “용역업체에서 산재보험이 인하돼 절감된 부분을 돌려주면서 적당한 명목을 찾지 못해 9000원이란 돈을 식대로 지급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신은정 기자 sej@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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