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호텔직원, 아사다 마오 몰래 촬영 유포…국제문제 비화 조짐

기사승인 2010-01-27 20: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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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호텔직원, 아사다 마오 몰래 촬영 유포…국제문제 비화 조짐

[쿠키 톡톡] 한국의 한 호텔 직원이 자신의 호텔에 묵고 있는 아사아 마오(20·츄코대)를 휴대전화 동영상으로 촬영한 뒤 이를 포털사이트에 올려 물의를 빚고 있다. 동영상은 하루 만에 삭제됐지만 일본의 극성 피겨팬들은 ‘아사다 마오를 괴롭히는 행위’라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27일 일본의 유명 커뮤니티와 블로그에는 ‘한국 호텔 종업원이 아사다 마오를 도촬(몰래 촬영), 동영상 유포’라는 제목의 게시물이 높은 조횟수를 기록했다.

전주에서 열리고 있는 2010 국제빙상경기연맹(ISU) 4대륙 피겨 선수권대회에 참석하고 있는 아사다 마오는 지난 26일부터 A호텔에 묵고 있다.

글에는 A호텔 직원 B씨(33)가 지난 26일 포털사이트 네이트에 올린 글과 동영상이 첨부돼 있다.

B씨는 “아사다 마오가 우리 호텔에 왔다. 호텔 현관에 기자들도 몰리고 난리가 났다. 나는 직원이라 운좋게 아사다 마오 체크인 영상을 단독으로 찍었고 직원 통로를 통해 객실까지 안내했다”고 적은 뒤 아사다 마오가 체크인하거나 로비 소파에 앉아있는 장면을 담은 1분여짜리 동영상 2개를 첨부했다.

B씨가 올린 글과 동영상은 곧바로 일본 피겨팬들의 분노를 샀다.

일본 피겨팬들은 아사다 마오가 다음달 벤쿠버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한국에 극비리에 입국할 정도로 보안에 신경을 썼는데 고객 보호에 더욱 신경써야 할 호텔 직원이 오히려 고객을 몰래 촬영해 유포했다니 믿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특히 일본의 우익 언론 산케이신문은 최근 ‘한국 네티즌이 인터넷에서 아사다 마오를 집중 공격하려고 한다’거나 ‘한국 인터넷에는 아사다 마오가 연기를 펼칠 때마다 괴성을 질러 괴롭게 하자는 글이 나돈다’는 식의 자극적인 보도를 하고 있어 일본 피겨팬들이 더욱 예민해져 있다.

문제의 글과 동영상을 접한 일본 피겨팬들은 인터넷에서 “역시 한국인의 민도(民度·국민성)는 최악”이라거나 “호텔 직원의 도덕성은 대체 어디에 있나요”라고 비판했다.

일부에서는 이번 사건을 공식 문제로 삼으려는 움직임까지 보였다. 이들은 일본 스케이트연맹과 국제스케이트연맹은 물론 일본올림픽위원회, 국제올림픽위원회의 홈페이지 주소를 퍼 나르며 이번 사건에 대해 항의해달라고 선동했다.

취재 결과 동영상을 촬영한 B씨는 아사다 마오를 객실까지 안내한 호텔 직원임이 확인됐다. B씨는 그러나 아사다 마오가 체크인을 하는 몇 분간만 촬영했을 뿐 나쁜 의도로 촬영하지는 않았다고 해명했다.

B씨는 “김연아와 라이벌인 일본 선수가 왔길래 신기하고 귀여워 동영상으로 찍고 이를 싸이월드 홈페이지에 올렸을 뿐”이라며 “미니홈피에 동영상을 올리면 다른 네티즌들에게 쉽게 검색될 수 있다는 사실을 몰랐다. 이렇게 문제가 커질지 몰랐다”고 잘못을 시인했다. 그는 이어 “포털사이트측에 올라 있던 동영상을 즉각 삭제했으며 동영상 유포와 관련돼 발생한 일련의 문제에 대해 깊이 사과드린다”고 강조했다.

A호텔측도 직원의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했다. 호텔 관계자는 “고의는 없었다고 해도 호텔 직원이 고객을 찍어 포털사이트에 올린 점은 분명 잘못”이라며 “같은 실수가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전주 4대륙 피겨 선수권대회는 벤쿠버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치러지는 마지막으로 국제대회로 전세계 피겨팬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상기 기자 kitting@kmib.co.kr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