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oW서 만난 16세男-42세女, 국경넘어 사랑의 도피행각

기사승인 2010-01-05 15:45:00
- + 인쇄
WoW서 만난 16세男-42세女, 국경넘어 사랑의 도피행각

[쿠키 IT] 10대 소년이 온라인게임을 통해 만난 40대 여성을 만나기 위해 ‘야반도주’한 사건이 일어났다.

최근 캐나다 일간 글로브앤메일에 따르면 지난해 29일 온타리오 주 베리에 사는 앤드류 케인(16)은 부모에게 미국 미시간 주 미들랜드의 한 호텔로 자신을 데려다 줄 것을 요구했다. 요구 자체도 황당했지만 이유를 들은 부모는 아연실색할 수밖에 없었다.

온라인게임인 월드오브워크래프트(WoW)를 하다 알게 된 로리 프라이스라는 미국 여성과 휴일을 보내기 위해서였다. 아들이 ‘소울메이트(soulmate·영혼이 통하는 사람)’라고 밝힌 이 여성의 정체는 42세에 네 아이를 둔 엄마.



부모는 허락하지 않았고 아들은 순순히 말을 듣는 듯했다. 하지만 다음날 새벽 2시쯤 대문이 열려 있는 것을 발견한 어머니 말린 케인은 아들이 사라진 것을 알게 됐다. 아들 방의 컴퓨터 화면에는 WoW가 띄워져 있었으며, 미국 텍사스 주 휴스턴에 위치한 게이머와 채팅을 하고 있었던 흔적도 발견됐다.

결국 케인과 프라이스는 온타리오 오릴라의 한 가게에서 케인 부모의 신고로 수색에 나선 경찰에 의해 붙잡혔다.

그날 밤 케인이 부모의 만류로 미시간으로 갈 수 없다고 하자 텍사스에 사는 '철없는 아줌마' 프라이스가 렌터카를 타고 오릴라까지 온 것이다.



경찰은 프라이스를 돌려보내고 재발 방지를 약속받는 것 외에 특별한 혐의를 적용할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또 케인이 심각한 위험에 처한 것은 아니기 때문에 ‘앰버 경고(Amber Alert·도로 전자표지판이나 방송 등을 통한 납치범 공개수배)’를 발동하지도 않았다.

이들은 헤어질 때 특별히 아쉬움을 표하지는 않았다는 후문이다.

두 사람은 오랫동안 게임 중독에 빠져 있었고 1년여간 알고 지내왔다. 프라이스의 페이스북 홈페이지에는 게임에서 알게 된 친구들로 가득 차 있었다.

어머니 말린 케인은 “아들은 잠자는 시간 외에 항상 게임을 하고 있었다. 학교도 거의 안 갔을 정도”라며 “컴퓨터를 거실로 옮기고 전문적인 치료를 받는 등 여러 가지 방법을 써 봤지만 전혀 듣지 않았다”고 허탈해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현섭 기자 afero@kmib.co.kr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