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슬아슬 초미니 北·무릎꿇은 하녀 英…日 ‘미소녀 사전’ 빈축

기사승인 2009-11-27 20:24:00
- + 인쇄
아슬아슬 초미니 北·무릎꿇은 하녀 英…日 ‘미소녀 사전’ 빈축

[쿠키 톡톡] 아슬아슬 초미니 군복을 입은 북한 미소녀, 하녀 복장으로 무릎을 꿇은 영국 미소녀…

일본에 전세계 각국 여성들을 순종적이며 성적인 만화 캐릭터로 묘사한 ‘미소녀 사전’이 등장해 빈축을 사고 있다. 한·중·일은 3국은 물론 북한과 남극의 여성까지 일본 특유의 남성 중심 ‘미소녀 판타지’에 끼워 맞춘 미소녀들을 놓고 일본 네티즌들조차 혀를 차고 있다.

미소녀 산업의 본거지인 아키하바라의 소식을 전문으로 다루는 블로거 ‘아키바’ 등은 ‘모에로 알아보는 전세계 각나라 사전’이라는 책이 지난 24일 발매됐다고 최근 전했다. 모에란 일본 남성들의 소녀에 대한 독특한 취향을 가르키는 단어다.

책은 세계 각국을 대표하는 미소녀와 함께 그 나라의 환경과 문화유산, 종교, 문화 등을 짤막하게 언급하는 내용으로 구성돼있다.

책에는 일본과 한국 북한 중국 등 아시아 22개국과 함께 아프리카 11개국, 유럽 23개국, 아메리카 13개국, 오세아니마 4개국, 남극 등 74개국이 소개됐다.

책의 서두 미소녀 일람을 보면 한국 미소녀는 ‘감정을 직선적으로 표현하는 아가씨’라고 적혀 있다. 북한의 경우 ‘제멋대로이며 고집이 세 상대방을 곤란하게 한다’고 적혀있고 중국은 ‘센 힘과 빠른 말이 무기인 육식 여성’이라고 표현돼 있다.

한중일 미소녀의 경우 전통복장을 하고 있지만 북한은 초미니스커트 군복을, 미국은 치마를 입은 치어리더 차림을, 영국은 여왕을 시중드는 하녀복을 입은 것으로 묘사돼 있다. 각 나라 여성들을 일본 모에 문화에 맞춰 제멋대로 그려냈다는 지적이다.

일본에서 각 나라를 만화 캐릭터로 희화화하면서 논란을 불러일으킨 것은 처음이 아니다.

올 초 2차대전을 소재로 한 애니메이션 ‘헤타리아’가 일본 케이블 채널 키즈 스테이션에서 방영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한국 네티즌들이 발끈했다. 애니메이션이 일본과 독일 등 전범국들을 의인화해 미화하고 한국 등을 비하하는 내용으로 된 동명의 원작을 토대로 제작됐기 때문이었다.

한국 네티즌들이 거세게 반발하자 키즈 스테이션은 즉각 방영 중지를 발표했다. 이에 헤타리아의 방영을 고대하던 해외 팬들은 한국 네티즌들을 다시 공격하는 등 논란이 이어졌다.

일본 네티즌들은 ‘미소녀 사전’이 또다른 헤타리아 논란을 일으키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이들은 애니메이션 커뮤니티 등에 모여 “이런 황당한 책이 또 나오다니… 영국이나 북한 사람들이 이 만화책을 어떻게 생각할지 걱정된다”거나 “이 책은 헤타리아를 만든 사람들까지 바보로 만들고 있다” “일본인은 상대방을 배려하는 국민성으로 유명한데 왜 이렇게 다른 나라 여성을 비하하는 책이 나오는지 이해할 수 없다” “한국 네티즌들, 또 들끓겠군” 등의 비난을 하고 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상기 기자 kitting@kmib.co.kr 기사모아보기